[Review] 나는 왜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무는 걸까? - 그림 처방전

글 입력 2019.12.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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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관계들을 만들고, 없애고, 또 다시 만들어나갈까? 복잡하고, 또 그 수가 많아서 헤아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굳이 헤아리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사는 동안 마주할 수 있는 관계들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감정들을 일단 주관적이지 않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그 그림을 들여다보고, 동시에 우리의 마음도 들여다보게 된다.

 

이렇게 그림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서 아프거나 힘든 마음은 용기와 위로를, 기쁘고 행복한 마음은 더 큰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 ‘관계’에서 오는 감정들을 살펴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림처방전_입체표지_띠지.jpg

 

 

책의 내용은 크게 총 네 파트로 나뉘어 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사랑을 떠나보내는 방법, 떠나보낸 후 나아가는 것.. 이렇게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라도, 그 관계 속에서의 감정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감정을 충분히 담아내는 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며 위로, 격려, 행복, 희망 등의 감정을 건낸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특히 사람과 사랑이 어려운 시대를 걸어가고 있는 동시대 여성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고르고, 마음을 다해 글을 썼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책 속 그림은 대부분 여성 인물이 화면의 주인공이다.

 

*

 

내가 책을 읽으며 가장 ‘눈길이 머물렀던’ 그림은 수잔 발라동의 1919년 작품 <누드>이다.

 

 

수잔 발라동 누드.jpg


 

저자는 이 그림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면’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이 그림 속에서는 당시 남성 화가들이 여성 누드를 바라볼 때의 시선과 달리 여성의 몸 그 자체를 묘사하였고, 그 몸에 녹아있는 삶을 표현하였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독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말 것’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이 책은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과, 다 읽은 후의 느낌이 비슷하다. 처음 마주했을 때는 겉표지가 귤색이어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시각적으로 느껴졌다면 다 읽은 후에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어떠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이렇게 관계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감상할 수 있다. 일석이조다.

 

또,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마음을 비춰보다 보면 그림 속 인물과 내적 친밀감마저 들기도 한다.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와, 같은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괜히 더 친해지는 것처럼. 그러니까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차원을 넘어선 ‘감정’의 공감을 경험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이 무색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감정의 결은 비슷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감정의 공유를 통해서 치유를 유도하고, 그 감정의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예술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끔은 백 마디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우리의 마음에 더욱 위로가 된다.’라고. 이 말을 반영하듯 책에는 빼곡한 글자들보다 적절한 글자들, 그리고 화면을 꽉 채우고 있는 그림이 담겨있다.

 

과묵하게, 조심스럽게 위로와 용기를 건내는 그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나는 왜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무는 걸까?’






그림 처방전
- 나는 왜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무는 걸까? -


지은이
김선현

출판사 : 블랙피쉬

분야
인문>심리

규격
150*210mm

쪽 수 : 264쪽

발행일
2019년 11월 06일

정가 : 17,500원

ISBN
978-89-6833-234-0 (03180)



 

 

[문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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