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쉬어매드니스", 잘 부탁드립니다!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8.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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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교내 연극부의 회장이 되었다. 새로운 극을 선정하고 진행하기 위해 여러 연극을 둘러보게 되었고, 연극 <쉬어매드니스>를 후보에 둔 채 관람을 하러 갔다.

 

연극부에서 연극을 선정하는 일은 따져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배우의 수, 줄거리, 무대 구성, 연극의 타겟층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작사와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연극을 고르는 데만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 학기에 <수상한 흥신소1>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졌다. 창작극에 대해 고려도 해보았고, 여러 각색 방안을 생각해봤지만, <쉬어매드니스>를 접한 후, 정말 "이거다!"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연극부는 전문적인 집단도 아니고 대학생들이 모여 즐겁게 연극을 만들고 선보이는 동아리이지만, 그 나름의 체계와 전문성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연극을 만들어봤기 때문에 그 과정을 이해하고, 연극을 보러 갔을 때 연극을 안 만들어본 사람과는 다른 시야로 볼 수 있다.

연극부가 본 <쉬어매드니스>! 관객과는 조금 다른 시점으로 접근해보려 한다. 수많은 연극 중 <쉬어매드니스>에 반해버린 포인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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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참여형 추리연극 - 여러분, 증언해주세요!



<쉬어매드니스>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이라는 점이다. 대학로 연극은 대부분 관객과 소통을 많이 하려 하고, 그를 위해 연극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다. 관객에게 질문하고, 관객의 이름을 부르는 등의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쉬어매드니스>는 다른 그 어떤 연극과도 차별되게 관객이 직접 참여를 해야 한다.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범인을 추리하는 것은 정말 관객의 몫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진 후, 배우들은 관객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관객은 증언하며, 또한 질문하기도 한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형사역을 맡은 배우에게 관객이 직접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었다.

연극을 보는 내내 나도 함께 긴장하고, 집중해서 보며, 능동적으로 극을 대할 수 있었다. 다른 연극을 볼 때는 배우가 관객을 웃기고 감동을 주고 관객은 그것을 받아들여 흐름에 따라 웃고 울 수 있던 반면, 이 연극은 그 흐름을 관객도 함께 만들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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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연극 동아리를 하고, 캠퍼스 내 소극장에서 공연하면,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이 오게 된다. 따라서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일이 어려운 순간들도 많다. 아는 사람이 무대에 서서 연기하면, 웃기지 않은 장면에서 웃기고 배역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연극부를 하는 내내 아쉬웠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관객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까 내내 고민하게 되었다.

<쉬어매드니스>의 경우, 그 문제에 근본적인 해법을 내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관객은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친구 배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수사를 하고 배우의 동작과 말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그들 역시 연극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연극 중 다른 생각에 빠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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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관객 참여의 시작은 관객석 조명이 켜지며 시작된다. 배우도 놀라고, 관객도 놀라고 나는 그 연출이 참 좋았다. 관객석에 조명이 들어온다는 것은, 관객이 주인공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 시점부터 관객은 절대 수동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

또한, 관객의 반응은 어떤 게 나올지 모르고, 아무리 비슷하다고 해도 예측불허의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그에 배우들은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대본과는 별개로 쇼맨십과 애드리브 능력이 요구된다.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도전이 될 거고, 그들도 공연하며 즐기고 같은 공연을 하면서도 늘 기대감과 새로움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 관객도 배우도 모두 능동적으로 공연을 대하고, 막이 오른 그 순간부터는 연극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연극이 하고 싶었다. 관객참여형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공연장 내의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이다. 우리 연극부가 도전한다면, 부원들에게도 관객에게도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 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



멀티엔딩 - 이 사람이 범인인 것 같다, 손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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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매드니스>의 또 다른 특징은 결말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고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멀티엔딩이라는 점이다. 관객이 수사해서 범인을 지목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총 4가지의 결말이 나온다.

이 점은 관객을 더욱 집중시키고, 기대감을 높여준다. 연극에 참여하며 배우에게 건넨 질문과 투표 결과에 따라서 결말을 결정짓는다. 나의 선택이 결말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참여했고, 연극이 끝난 후에는 다른 결말이 너무나 궁금했다.

2부가 시작되며 관객이 참여하고, 주도권이 배우에서 관객으로 넘겨진다. 관객들이 추리해서 “틀릴” 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 할 일도 없다. 관객이 어떤 결론을 지었건 전부 연극의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군중심리가 많이 반영되는 것 같기는 했다.)

연극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이미 정해진” 결말이 있는 연극이었다면, ‘내 답이 틀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멀티엔딩은 이런 걱정을 전부 없앤다. 관객이 선택하면서 ‘이 선택은 어떤 결과를 만들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를 증폭시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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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엔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총 3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관객의 집중도와 주체적 참여 장려. 둘째, 다른 엔딩에 대한 궁금증으로 1회 이상의 관람 가능성. 마지막으로 멀티엔딩이라는 생소한 요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홍보 효과.

사실 연극부가 공연해도 많아야 3~4회 정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시험 기간과 종강, 극장 대여 등의 문제로) 두 번째 효과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쉬어매드니스> 본공연은 멀티엔딩의 결말들을 보기 위해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이 많이 있다. <쉬어매드니스> 각 캐릭터별 결말을 보기 위한 팁을 모아놓은 웹페이지들도 찾아볼 수 있다. 결말뿐 아니라 관객 참여로 인해 여러 번을 봐도 늘 새로운 공연이기도 하다.

가장 끌어내고 싶은 효과는 세 번째 효과인 홍보 효과이다. 멀티엔딩은 연극이기 때문에 가능한 요소이다.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는 실행되기 어렵고, 연극이 현실에서 직접 진행되기 때문에 그 즉흥성으로 멀티엔딩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멀티엔딩이란 새로운 경험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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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엔딩은 사실 굉장히 실험적인 도전이다. 아마추어 연극부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원들끼리 말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포기할까 하는 말도 나왔지만, 결국 실험적이라는 점에 끌려 도전하게 되었다.

배우팀은 더 많은 대본을 암기하고, 준비하고, 공연장 위에서 더 뛰어난 상황대처 능력이 요구된다. 배우팀뿐 아니라 조명과 음향, 소품팀 역시 관객의 선택에 계속해 집중해야 하고, 모두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멀티엔딩. 무엇보다 욕심나는 요소였다. 관객도 분명 호기심을 가지겠지만, 우리 연극부도 멀티엔딩에 가장 기대감이 들고 도전정신을 느낀다. 우리의 공연이 어떤 결말로 막을 내릴지 공연을 올리는 그 순간까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는 것은, 무엇보다 공연이 기다려지는 이유로 남았다.



무대, 소품의 활용도 - 살인 도구는, 가위였습니다.



<쉬어매드니스>는 미용실 배경으로 모든 사건이 진행된다. 따라서 미용실 의자에서 머리를 감고, 면도하고, 파마기에 앉아있는 등 무대와 소품을 최대치로 활용한다. 살인사건의 도구 역시 미용 가위이다.

연극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연극에서 중요한 건 연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대 위에 연극 내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관객이 그곳을 현실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큰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사실 그만큼 완성 후 뿌듯함이 남는다. 그들은 연극부에서 꼭 필요한 존재들이고, 연기와 마찬가지로 무대는 만들수록 더 완성도가 올라간다. 그리고 그 기여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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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매드니스>를 보러 공연장에 들어간 순간, ‘아, 이번 무대팀 고생하겠다.’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무대를 본 후 굳어가는 무대팀장들의 표정도 보았고, 벌써 어떤 자재를 사용해야 하나 고민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만큼 <쉬어매드니스>는 무대와 소품의 활용도가 높다. 미용실 뒤에 작은 창고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서 연출되는 장면도 있고, 미용실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 어떤 요소도 빠질 수 없는 구성이다.


지난 1년간 무대팀에서 일했던 나는 욕심이 났다. ‘이거 다 만들면 진짜 뿌듯하겠다.’ 진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 같았다. 또한, 이번 연극의 무대와 소품의 활용도는 정말 무대 위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저걸 만들고 구상한 내가 주인공이다.’ 싶을 정도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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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부원이 연극 후에 밀려오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가득 안고 가면 좋겠다. 연극부를 오래 하든 짧게 하든, 연극을 올릴 때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은 확실하다. 내가 회장을 맡은 이번 연극부는, 특별히 더 보람찼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직접 이뤄낸 성과에 대해 한껏 기뻐하고 한껏 만족해할 마지막 무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벅차오른다.

<쉬어매드니스>는 모든 부서가 빠짐없이 능동적,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우리를 위한 연극이란 생각이 들었다. <쉬어매드니스>로 인해 모든 부원이 각자의 성취감을 느끼고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어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부서마다 느낀 점과 뿌듯한 부분은 다르겠지만, 결국 모두가 모여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우리는 전부 또 한 번 자부심을 느끼고 종강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면 어떤 일을 하든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잘해야 한다.’에 집착하면 좋아서 하는 일도 결국 자신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려 한다.

연극을 선정하는 과정도 연극부의 일 중 하나이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우린 큰 산을 넘은 것이다. 목표를 가진다면 해내지 못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우린 실제 극단처럼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만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서 우릴 찾아준 관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우리이기 때문에 이번 학기도 바쁘지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움에 도전할 줄 아는 우리 연극부원들이 참 자랑스럽다. 대학 생활 나의 가장 큰 즐거움과 행복이 되어 준 우리 연극부, 이번 학기도 언제나처럼 최고이길 바라며, 이 자리를 빌려 부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우리에게 <쉬어매드니스> 공연을 허가해준 '콘텐츠플래닝'에게 가장 큰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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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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