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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도어 넥스트 헤븐 - 당연함, 천국은 옆에 있음 [공연]
우리는 한 발자국만 옆으로 가면 천국이지만, 그 한 발자국을, 지옥을 향해 내디딘다. 알면서도.
대학로 카페 CIRCA1950에 들어섰을 때, 나는 작은 극장이 카페 한편에 마련되어 있을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카페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긴 바 테이블과 구석구석 배치된 스툴들이 전부 관객석이었고, 장식용인 줄만 알았던 소품들은 모두 무대 장치였다. '컨템포러리 테일즈'의 창작극 '도어 넥스트 헤븐'은 이렇게 관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며 시작되었다.
by
권수현 에디터
2025.11.19
리뷰
[Review] 개소리에 귀 기울이면 - 낭만적인 개소리 [공연]
그것은 터무니없는 개소리가 아니었으므로. 정확한 사람의 소리였으므로.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 않은 말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된 바, 개소리는 여기저기에 만연하다. 의도가 비현실적이거나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해 빗나가버린 수많은 말이 있을 텐데, 그중 특히 어떤 말들은 너무 쉽게 개―소리라는 비인간적 음성으로만 치부되고 만다. 누구도 그 진실에 귀 기울이지 않는 소리, 그럴 필요가 없는 소음으로서의
by
차승환 에디터
2025.10.22
리뷰
공연
[Review] 타인의 파편 위에 손을 얹는 일, 연극 '맆소녀, The Silent One'
연극 [맆소녀]가 전하는 연대의 가치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제목, 연극 [맆소녀]를 풀어 쓰면 이는 '담뱃잎을 따는 소녀'이다. 이름처럼 [맆소녀]는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평생 담뱃잎을 따는 일만을 해온 한 소녀의 몸과 그 몸에 새겨진 기억의 파편을 응시하게 만든다. 작품은 봉사 활동을 위해 인도에 방문한 '연영' 이 소녀(까이)의 실종과 그 침묵의 기원을 추적
by
윤소영 에디터
2025.09.19
리뷰
공연
[Review] 끝내 살아서 내는 소리 - 퉁소소리 [공연]
전쟁은 우리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고, 너무 적은 것들을 준다.
‘전쟁은 우리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는다.’ 오늘을 평화라고 너무 성급하게 말하면서,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애써 외면하면서, 우리는 이런 얘기를 너무 쉽게 한다. 정작 전쟁에서 무언가를 정말로 빼앗긴 사람은 끔찍한 충격에 말을 잃게 됐거나, 포화를 피하지 못해 이미 죽음을 맞이했을 테지만. 어쨌거나 우리가 지금 전쟁에 대해 배우
by
차승환 에디터
2025.09.08
리뷰
공연
[Review] SNS 선동과 권력의 아이러니를 블랙코미디로 풀다 - 맵핑히틀러
배우들의 몰입 연기와 신박한 무대 연출로 그려낸 현대 정치 풍자
‘맵핑히틀러’란 무엇인가 연극 《맵핑히틀러》는 블랙코미디 정치 풍자극이며 2035년을 배경으로, 유튜브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얻은 평범한 청년이 급기야 대통령에 당선되고, 미디어의 선동력과 프로파간다가 어떻게 권력의 수단이 되는지를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히틀러의 프로파간다 방식과 현대의 SNS 선동 방식을 결합한 것이며, 미디어가 정치권력을
by
김소연 에디터
2025.08.31
리뷰
공연
[Review] 미완이 되기 위한 배우의 삶이 아름답다 – 연극 ‘삼매경’
삼매경으로 뛰어든 영원한 동승의 이야기
올해 국립극단이 처음 선보이는 창작 신작 ‘삼매경’이 지난주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국내 연극사를 대표하며 그 태동기를 함께 만들어간 함세덕의 희곡 ‘동승’을 원작으로 한다. 34년 전, ‘동승’이 처음 무대화 된 작품에서 주인공 동자승 ‘도념’역을 맡았던 배우 지춘성이 세월의 흐름을 온 몸으로 입고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 만큼 의미가
by
박다온 에디터
2025.07.25
리뷰
공연
[Review] 배우, 다시 살기 - 삼매경 [공연]
어느 무엇도 누군가도 아닌 채 남겨진 '사이', 그 아름다운 미완성이 배우의 숙명이다.
인간의 사유는 축복이자 가장 큰 고통이다. 생각하는 존재로서 인간은 삶에 주어진 시간의 유한성을,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불가역성을, 그 흐름을 막을 수도 없다는 불가제항의 운명을 마침내 깨닫는다. 되돌릴 수도, 막을 수도, 그렇다고 벗어날 수도 없는 시간 안에서 인간은 때로 또 자주 괴로워한다. 절실했으나 완벽해질 수 없었던 그날, 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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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에디터
2025.07.23
리뷰
PRESS
[PRESS] 100년의 세월, 여전히 먼 예술과 사랑 - 연극 사의 찬미 [공연]
오랜 세월을 이어온 명작 연극 <사의 찬미>의 매력을 소개하는 글
*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형태로 ‘사의 찬미’를 기억한다. 어렸을 적 유난히 음악 시간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인 ‘사의 찬미’를 떠올렸을 테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은 서사극의 모습을 띤 ‘사의 찬미’에 익숙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최신작인 이종석 배우 주연의 드라마와 10주년을 돌파한 뮤지컬 버전 모두
by
김한솔 에디터
2025.07.18
리뷰
PRESS
[PRESS] 기막힌 우연일까, 감춰진 비밀일까 - 연극 사의 찬미 [공연]
김우진, 윤심덕의 이야기를 통해 연극 <사의 찬미>를 소개하는 글
윤심덕과 김우진의 동반 실종을 다룬 당시 기사 일제강점기 시절의 극작가 김우진의 아버지는 지역 군수이자 많은 땅을 거느린 대지주였다. 김우진의 아버지는 아들이 농업학교를 졸업해 자신의 땅과 사업을 물려받고 궁극적으로는 부르주아 계급을 이어받길 바랐다. 그러나 유년 시절부터 문학에 심취해 각별한 애정을 보이던 그는 아버지의 뜻에 반하여 농업학교를 그만두고
by
김한솔 에디터
2025.07.11
리뷰
공연
[Review]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존재한 이들, 연극 [유령]
경험과 연관지은 연극 유령의 줄거리, 그리고 공연을 보며 느낀 점들
연극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취미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꺼내보고자 한다. 나의 취미는 한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시사 프로그램 시청이었다. 일과 중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길었기에 곁에 라디오처럼 재생해 둘 무언가가 필요했고, 때문에 거의 깨어있는 모든 시간에는 시사 프로그램과 함께였던 것 같다. 자기 전에도, 밥을 먹을 때도, 과제를 할 때도 함께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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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에디터
2025.06.17
리뷰
공연
[Review] 개인이 다시 쓴 역사 - 짬뽕 [공연]
그날 광주에서 탄생한 시민들은 역사를 새로 쓰는 데 성공했다.
개인은 작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비한다면 어떤 역사적 장면 속 어느 한 구석을 차지한 개인들은 한없이 작다. 역사가 할퀴고 지나가는 자리에 놓였을 때 우리는 대체로 불행해진다. 작은 개인에 불과한 우리는 격동하는 역사에 휩쓸린 줄도 모른 채 휩쓸려 떠내려가고 마는 것.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 때, 분명한 이유가 있었으나 이유를 모르는 채 불행을
by
차승환 에디터
2025.05.19
리뷰
공연
[Review] 나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게 아닌 것도 아닌 - 견고딕걸 [공연]
네가 망친 시간은 내 시간이기도 하지만,
여기 하나의 질문이 있다. 당신은 누군가의 잘못을 대신 책임져야 하는가. 대답은 당연하다. 그럴 필요 없다는 것. 누군가의 잘못은 누군가의 잘못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질문을 조금 바꾼다면 대답은 달라질 테다. 당신은 가족의 잘못을 대신 책임져야 하는가. 적어도 법적으로 연좌제가 사라진 사회에서라면 대답은 정확히 같아야 한다. 그러나 가족과 사회란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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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에디터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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