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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Review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작/연출 위성신
음악감독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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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마음속으로 사랑을 그려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극은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로 구성되어있고, 각 에피소드는 감상자로 하여금 풍부한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모든 작품이 어느 정도 그러하지 않느냐마는, 특히나 해당 극이 다루는 넓은 범위의 연령대와 상황은 그만이 갖는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죽은 아내의 생일을 맞아 단출한 축하 상을 만들어 그녀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이야기는, 사랑은 남고 사람이 떠난 이후의 시간이라는, 곁에 당장 누군가가 있을 때는 잘 그려보지 않는 상황에 대해 더불어 상상하게 만든다. 이렇게 이끌어진 다음엔, 극 중 주인공이 갖는 회한을 내 삶 안에서 번복하지 않아야겠다는 인상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황혼이 되어 다시 꺼내어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첫사랑은 신선한 떨림을 준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라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그들이 소중히 간직해온 마음을 엿보는 느낌이다. 이 역시 현재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세월의 흐름을 나름의 방식으로 짐작하고, 그 시간 동안 가히 함께했을 사랑의 감정과 그 변화를 예측하게 도와주는 에피소드이다.

이 외에도 생기발랄한 기운으로 젊음을 마구 표출하는 대학생 커플의 에피소드나, 결혼적령기를 지나 티격태격 서로 어울리는 친구의 에피소드, 푼수기 있는 전라도 부부의 에피소드까지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그야말로 사랑으로 그릴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모아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섯 개의 이야기를 모두 다루다 보니,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각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고 분리되어 있다 보니 무대의 전환이 다소 급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부분은 다섯 개의 이야기를 신속하게 다루는 극의 특성상 어느정도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로 인해 극이 갖게 되는 약간의 늘어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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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전면에서 드러나듯, 사랑은 우리 삶 전체에 강하게 접착하여 진행된다. 젊음과 늙음, 삶과 죽음을 망라하며 그 천방지축의 성질을 드러낸다. 이에 당황하고 때로는 상처받는 우리지만, 그런데도 사랑으로부터 받는 행복감이 더 크기에, 우리는 오늘도 사랑을 그리고, 그리워한다.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이러한 우리들의 염원에 반응하듯 앞으로 각자의 양상을 띠고 펼쳐질 사랑을 한껏 상상하게 만드는 공연이다.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 20주년 기념공연 -

일자 : 2017.11.17(금) ~ 2018.02.11(일)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월 쉼

장소 : 동양예술극장 3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제작
극단 오늘

기획 : K아트플래닛

후원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13세 이상

공연시간 :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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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자료 출처: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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