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Humans of Seoul [문화 전반]

길거리에서 만나는 또 다른 당신
글 입력 2017.11.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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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동에 사는 주민을 만나도 간단한 대화조차 쉽지 않아지고, 지하철에서는 혹여 눈이 마주쳐 맞은 편 사람과 눈빛이 오갈까 염려하는 마냥 폰 화면만 보게 된 것은.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인만큼, 개인의 영역이 더욱 중요해졌고 이를 존중하는 문화 역시 보통이 되었다. 이제는 개인주의가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편, 개개인들이 모인서울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이야기들이 있을까. 별안간 궁금해질만도 하다. 지하철에서 맞은 편 사람의 이야기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주민의 이야기가 말이다.



Humans of Seoul - 길거리에서 만나는 또 다른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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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Humans of Seoul’은 Humans of 도시 시리즈들 중 하나인데,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남녀노소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서울에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즉흥적으로 인터뷰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인터뷰어가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포함하는 주제를 질문하면 인터뷰이는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가령, 꿈이 무엇인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지, 후회스러운 순간은 언제인지, 요즘은 고민은 무엇인지, 와 같은 질문을 하면 독창적이고 특별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 인터뷰에 인터뷰이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을 더하여, 하나의 게시글로 구성된다.
    

(게시글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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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Humans of Seoul'
 
 



이 프로젝트의 정성균 편집장은 페이지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Humans of Seoul의 목적은 보통의 미디어가 보여주는 극단적인 상황의 모습보다 평범하지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들을 들여다 보자는 데에 있습니다. 가령 행복이나 슬픔, 두려움, 희망 같은 걸 다루면서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라고 소개했다. 현대 사회는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바쁘다.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지도록 쉽게 허용되지 않을뿐더러, 주변인이 살아내는 삶의 가치의 공유 앞에 공적이고 형식적인 내용의 대화들이 선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대다수이다. “오늘 점심 뭐 먹었어?”라는 정이 담긴 질문은 심신의 여유가 있을 때나 오고갈 수 있는 이유이다.

사실 점심메뉴와 삶의 가치는 큰 연관이 없다. 그보다 상대방에게 작지만 관심이 있다는 의도를 내포한 대화이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Humans of Seoul의 인터뷰는 더욱 의미가 있다. 서울의 수많은 시민들 중 한 사람을 알고자하는 관심에서 수 발자국 더 나아가, 과거부터 미래까지, 한 사람의 삶을 통괄하는 가치를 읽어내려고 노력하며, 인터뷰이들은 기꺼이 본인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꺼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에는, 수많은 잠재적 인터뷰이들과 당시 대화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는 SNS 시스템이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인터뷰(함께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 “커피 한 잔 하실래요?”하고 요청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와, 한 인물의 고유한 분위기를 담아낸 시각적 콘텐츠까지. 만약 낯선 제 3자와 오프라인에서 공유한다면 약간의 뜬금포가 될 수도 있는 Humans of Seoul 인터뷰 내용은, 온라인 SNS라는 맥락 하에 자연스럽게 그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는 듯 하다.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손 안에서 좋아요 및 댓글 기능으로 쉽사리 감정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삶의 가치라는 본질적 측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추워지는 요즘, 길거리에 나가면 꽁꽁 얼어버리기 십상이지만, ‘길거리에서 만나는 또 다른 당신’이 있다면, 서울 어느 길에는 조금이나마 온기가 차오를 것만 같다. 그들의, 아니 우리의 이야기 덕분에 말이다.




[류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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