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고 탱고 [문학]

'부에노스아이레스 인 탱고'를 통해 탱고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음악과 춤을 흠뻑 느껴보기
글 입력 2017.07.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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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고가 적어도 ‘음악’ 과 ‘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탱고의 아름다운 음악과 춤사위를 감상하기만 했는데 탱고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음악에 대한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탱고의 선율 속에 담긴 깊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탱고는 단순 춤이 아니고 음악이며 시어(詩語)이다. 문학을 잘 표현하고 있는 노래라는 뜻이다. 이 아름다운 탱고를 알기 위해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19세기 후반에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제 개발을 위해 많은 인력을 요했다. 이때 유럽인들이 아주 많이 들어와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던 노동자들은 외로움에 괴로워하였다. 그래서 창녀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밤마다 가곤 하였다. 육체적인 외로움을 채울 순 있었지만 정신적인 외로움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남자들끼리 함께 부둥켜안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것이 탱고의 시작이다. 그러나 나중에는 남녀가 함께 추는 춤으로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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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고 춤 [이미지출처: 네이버 캐스트]


 탱고의 음악은 2/4박자를 유지한다. 그래서 저녁식사나 춤, 노래 등 여러 오락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다. 처음엔 그저 춤을 추기 위한 것이었지만 가사를 붙여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가사는 사랑을 다룬 노래가 대부분이다. 특히 실연에 관한 노래가 굉장히 많았다.


 춤은 어떻게 진행될까. 먼저 남녀의 상체가 밀착되어 추는 춤이다. 그래서 강렬한 느낌을 주고 은밀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상체가 붙어있기 때문에 하체만 이용해 춤을 춘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은 즉흥성이 있다. 음악은 전혀 즉흥적이지 않지만 춤은 즉흥적이고 창의적이다. 이 밖의 특징은 남자에게 주도권이 있고, 동작이 정교하며, 멈춤이 있고 이것은 또한 선을 나타낸다. 춤을 추다가 멈추는데 이 멈춤에서 만들어지는 선은 탱고예술의 정점이다.

 스토리가 담겨있는 춤이라 그런지 탱고의 음악과 춤에 더욱 깊이감이 느껴진다.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노동자들의 애환과 삶이 잘 묻어나있어 애절하고 슬퍼보였다. 외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만 신경 써서 춤이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훨씬 단조롭고 가벼운 춤의 장르로 분류되었을 것 같고, 또 이만큼의 큰 사랑을 받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오래전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춤의 대표 장르로 인정받고 대중화 된 이유는 깊은 내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무언가는 아마 애절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음악일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뒷받침 되어 춤을 통해 탱고의 아름다움을 발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초반부에서 탱고에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가며 나 역시 탱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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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가르델


 탱고에 대한 애정으로 성행하게 되면서 탱고를 부르는 가수들도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카를로스 가르델이다. 그의 음악을 들어보니 익숙했다. 지금껏 들어보았던 탱고에 대한 수수께끼가 점점 풀려가고 있었다. 탱고 가창의 스타일이 그의 스타일로 확립되도록 한 몫이 크다. 직접 작사 작곡도 하며 탱고에 열정을 다했다. ‘포르 우나 카베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곡일 것이다. 영화 ‘여인의 향기’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아는 곡이 되었고, 탱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그래서 인지 탱고에 대한 궁금증이 더 높았고, 관심도 높아져만 갔다.




 모든 문화는 자국의 시대상황을 담고 있다. 탱고도 그러했다. 아르헨티나의 사람들이 즐겼던 곡 인 만큼 탱고에도 시대의 흐름이 담겨있다. 사랑의 슬픔을 불렀다면 아르헨티나의 암흑기엔 분노와 정의로 가득 찬 노래를 불렀다. 한 음악에 여러 가사를 붙여도 어색함이 없다. 내 생각엔 탱고는 애절함이 담긴 음악 같다. 사랑에 대한 애절함 그리고 무너져가는 사회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애절함. 이 모든 것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진심을 대변해주는 음악이 바로 탱고였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어색하지 않은 탱고이지만 그 정확한 기원과 깊은 이야기는 알지 못했다. 단순히 “아름답고 남녀가 함께 추는 춤 아닌가” 라고 만 생각했지 더 알아보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좋은 기회로 읽게 된 탱고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상류층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놀며 추는 춤이 탱고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대로 어두운 밤 하루를 끝마친 노동자들이 애환을 나누고 사랑을 갈구하며 춘 춤이 탱고의 시작이었다. 매혹적인 선율을 따라 남녀가 함께 몸을 밀착하고 여자는 온전히 남자에게 의지하여 선을 만들어 내는 춤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탱고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았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 모두 놓치지 않고 온 감각을 이용해 탱고를 느끼려 노력하였다.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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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고 춤 [이미지출처: buenos Aires Tango Guide]


 더불어 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이 책의 작가처럼 꼭 직접 방문해 살아 숨 쉬는 탱고의 열정을 느껴보고 싶다. 모두 '탱고 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통해 진정한 탱고를 알아보았으면 한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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