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X공감] 먼지 묻은 앨범을 보며

글 입력 2017.05.0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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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사진.jpg
 


오랜만에 방 청소를 하다가
한 구석에 쌓여있던 먼지 묻은 앨범을 발견했다.
그 속엔 지금의 ‘나’가 되어가는 과정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머리는 왜 그렇게 기르고 싶어 했으며,
교복은 왜 입기 싫어했을까?
매일 같이 뭘 입을까 고민해야 하는 게
얼마나 고역인데.



사진, 조개.jpg
 


감추고 싶은 사진들도 있었지만
풋풋했던 모습을 보니 슬쩍 웃음이 났다.
한 동네에 살았던 친구들과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그 시절 친구들은 서로가 서로를 닮아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 더 큰 세상에 나와보니
나와는 너무나 다른 배경과,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 싶다.



교실.jpg
 


그럴 땐 매일 같이 한 교실에서 지냈던
친구들과,학창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

조금씩은 달라도,
함께 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의지가 되었던
그 시절이 말이다.


 




※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플레이리스트4-1.png
 
 



1. 졸업_브로콜리 너마저


 

 브로콜리 너마저는 덕원(보컬,베이스), 잔디(키보드), 류지(보컬,드럼), 향기(기타)로 구성된 4인조 모던 록 밴드입니다. 이들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대표곡 중 하나인 ‘앵콜요청금지’가 입소문을 타면서부터였어요. 이후 국내 주요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냈죠. 초기에는 멤버 구성의 변화를 겪기도 했지만, 더 깊어진 모습으로 돌아온 그들은 직접 레이블을 설립한 이후 발매한 2집 <졸업>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색깔 있는 인디밴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졸업’이라는 곡은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가사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가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이 ‘이 미친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한다’고 담담히 말해주니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하루 종일 공부만 해야 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버텼을까 싶은데, 주위를 둘러보면 다 나와 같은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서로 의지하며 버텨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언제쯤 ‘졸업’을 행복한 날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ㅠㅠ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2. 나의 어릴 적 이야기_산들



 아이돌 그룹 B1A4에서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산들 님의 곡입니다. 불후의 명곡, 듀엣가요제 등 여러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출중한 노래 실력을 선보였죠. 저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산들 님의 노래에 귀 기울였던 적이 있었어요. 소년 같은 순수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목소리까지 하나로 이어지면서 ‘산들’이라는 가수의 정체성을 완성시키죠. 첫 솔로 앨범 <그렇게 있어 줘>를 통해 그룹 활동으로는 미처 보여줄 수 없었던 보컬적 역량과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이런 솔로 앨범이라면 찬성입니다. :)

 이 곡이 담긴 첫 솔로 앨범에서 그는 ‘스물다섯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이걸 보면서 얼마 전 발매한 아이유 님의 <팔레트>라는 앨범이 떠올랐어요. 같은 ‘스물 다섯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들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의 어릴 적 이야기’는 산들 님이 가사를 쓰고, 장미여관의 육중완 님이 작곡한 곡인데요. 어릴 적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가사를 썼다고 해요.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면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그때의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산들 님의 포근한 목소리와 곡의 멜로디가 향수를 불러오는 곡이네요.



사진 속 우리 바라보니
그때는 아주 평범했구나
생각만 해도 내 맘 이렇게 아픈데
아무도 기억 못하나 보다




3. When I Was A Boy_ELO (Jeff Lynne’s ELO)



 클래식과 록 음악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잘 상상이 안 가는데요. ELO(Electric Light Orchestra)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를 접목시킨 영국출신의 록 그룹입니다. 작곡부터 보컬, 기타, 프로듀싱까지 다재다능한 제프 린(Jeff Lynne)을 주축으로, ELO는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나가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죠. 이후 음향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들의 음악은 계속해서 성장해나갔어요. “평범한 사운드는 원치 않는다.”는 제프 린의 말은 그들의 음악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 하죠.

 ‘When I was a boy’는 2001년 ELO 해체 이후, 2014년에 제프 린이 ELO를 다시 부활시키면서 발표한 싱글입니다. 그가 어릴 적 꿈을 갖기 시작하던 때의 이야기가 담겨 있죠. A Great Big World가 리메이크하면서 한 번 더 알려지게 된 곡이기도 한데요. 곡 자체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멜로디가 제목처럼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네요. 영상을 보면서 그의 어린 시절을 함께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
 


4. 또 또 또_로코베리



 로코베리(Rocoberry)는 인디 여신으로 불리던 로코 님과 오랜 음악 활동 경력을 가진 코난 님이 만나 결성된 밴드입니다. 본래 악기를 다뤘던 로코 님은 뮤지션들에게 작사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프로듀서 코난 님과 만나 가수로 데뷔하게 되었는데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로 인기를 끌었던 ‘Always’가 이들이 작곡한 곡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죠. 로코 님의 보컬은 몽환적이고 나른한 느낌이 들어요.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눈이 사르르 감기죠.

 ‘또 또 또’는 로코베리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요.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두렵지만, 그럼에도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가사를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나아가잖아요. 어릴 적 꿈꾸던 것들이 지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더 앞을 내다보며 묵묵히 나아가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노래에 흠뻑 빠졌던 것 같네요.



어릴 때 내가 말야
꿈꾸던 모든 것들이
모든 게 다 이뤄졌다면 말야
난 행복했을까

어쩌면 아직 어린지 몰라
모두다 내게 어른이라 해
철이 없던 어린 시절의 내가 그리워져


 

5. Once When I Was Little_James Morrison



 제임스 모리슨(James Morrison)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로, 밴드 보컬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음악과 함께 성장했어요. 우연히 아르바이트로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캐스팅 되어 데뷔를 하게 되었는데요. 첫 싱글인 ‘You Give Me Something’이 성공하면서 음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죠.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가수인데요. 여기에 얽힌 일화가 있습니다. 아기 때 누나가 실수록 감기약을 잘못 먹여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간 적이 있다고 해요. 다행히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기적같이 살아났고, 그 이후로 이런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Once When I Was Little’은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곡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사를 보면서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어른이 된 이후로 제가 느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거든요. 용감했고, 스스로의 한계를 긋지 않았던 그때가 가끔은 그립기도 해요. 노래가 끝날 즈음 ‘될 수 있으면 오래도록 어린 애로 남아’ 라는 말이 뭉클하게 와 닿네요. 아직 어른 아이라서 그런 걸까요?



Yeah I could dream more then
난 더 꿈꿀 수 있었고
Yeah I believed more then
더 믿을 수 있었어
That the world could only get better
그땐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고

Yeah I was free more then
그래, 그땐 더 자유로웠어
That this life could only show me good times
인생에 즐거운 시간만이 있을 거란 듯이


 

6. 어릴 때_권나무



 이름만으로도 어떤 음악을 할지 상상하게 하는 싱어송라이터 권나무 님의 곡입니다. ‘권나무’라는 이름이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 나무가 가진 푸르른 느낌도 들고, 한국적이면서, 무언가 수수한 느낌까지 들어요. 그는 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진주교대에 있는 교내밴드에 들어가면서부터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아이들과 오순도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권나무 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이들의 동심이 가사 속에 녹아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 그의 이름을 접하고 나서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이름에서 느꼈던 것들이 고스란히 음악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햇빛 아래 우리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 같은 음악. 그것이 권나무 님의 음악이 가진 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어릴 때’ 라는 곡으로 처음 권나무 님을 알게 되었는데요.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촤르르 머릿속에 펼쳐지는 느낌이었어요. 그가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선생님이 나지막이 책을 읽어주시는 기분도 들고요. :)



단 하나 오늘은 무얼 하고 놀지 생각에
이미 흙과 놀고 있던 손으로
미도레미 커다란 나뭇가지 꺾어 들고서
노래를 부르며 달려가던 길

걱정 없이도 아무 생각 없이도
하루를 실컷 놀고서도
해가 질 때를 조금만 더 늦추고 싶었던
꿈만 같던 어린 시절에


 

7. Homesick_Kings of Convenience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는 엘렌드오여(Erlend Oye)와 아이릭 글람벡 뵈(EirikGlambek Boe)로 구성된 노르웨이의 인디 포크-팝 듀오입니다. 국내에서는 ‘Stay out of the trouble’, ‘I’d rather dance with you’ 등이 광고와 드라마에 쓰이면서 알려지게 되었죠.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16살 때 밴드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함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나란히 기타를 잡고,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들어요. 긴 시간 동안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죠.

 ‘Homesick’은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편안함을 가득 안겨주는 곡으로, 차분하고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과 두 사람의 호흡이 조화를 이루는 곡입니다. 가사를 보면, 말하는 이는 노점에서 판매를 하는 직원 같은데요. 점점 흐릿해져 가는 지난날의 열정을 되찾고 싶은 마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죠. 하지만 그가 향수를 느끼는 것을 상사는 좋아하지 않아요. 그가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면 판매라는 본연의 일에 소홀해지고, 곧 판매량이 줄어들 테니까요. 마지막 구절을 보니 마음이 짠해지네요. ‘난 더 이상 내 집이 어딘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8. <어린이 정경> 중트로이메라이_Schumann



 독일의 작곡가 슈만(Schumann)의 피아노곡 <어린이 정경> 중 제7곡 ‘트로이메라이’ 입니다. 트로이메라이라는 말은 ‘꿈꾸는 일’, ‘공상’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보통 ‘꿈’이라고 해석됩니다. 슈만은 클라라라는 여성과 한참 사랑에 빠져있던 때 어린이 정경을 작곡하게 되는데요. 사랑에 빠지면 아이 같은 모습이 나올 때가 있잖아요. 아마도 그런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복잡한 기교를 없애고,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선율로 동화적인 세계를 표현해냈죠. 그중 가장 유명한 ‘트로이메라이’는 꿈을 꾸는 어린이의 온화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담고 있는 곡이라고 합니다. 어린이 정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사실은 동심을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곡,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해석되는데요.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며, 가장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의 모습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태그.jpg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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