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얼굴을 먼저 보게 되듯이,
새로운 책을 보게 되면
책 표지를 먼저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책 표지가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읽게 된,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도
책 표지에 끌려서 읽고 싶었습니다.
제목처럼, 표지 그림에서
찬란하고도 쓸쓸한 느낌이
물씬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표지를 넘겨 한장 한장 읽을수록,
제목처럼 '찬란하고도 쓸쓸한' 글과 그림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시각과,
'너'를 향한 작가님의 애틋함과 그리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핫초코에 실수로
찬물을 부은 적이 있었다.
찬물을 붓는 순간 깨달았다.
전기포트의 불을 켜지 않았다는 걸.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핫초코 위에는 녹지 않은
분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으니까.
둥둥 떠다니는 핫초코의 분말들이
지금의 내 모습 같아서
괜히 애처로운 기분이 들었다.
왜 너는 항상 찬물처럼
차갑기만 할까.
네가 조금만 따뜻했다면
나는 녹을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우리는 계속 섞이기 못하고
분리된 감정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걸까.
내가 너의 마음의 포트를 켠다면,
우린 따뜻한 사이로
변할 수 있을까.
P.133

사람은 재채기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너도 그랬다.
재채기처럼 갑자기 찾아와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너라는 재채기가 나는 신경 쓰였지만
싫지는 않았기에
멎어들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재채기는
갑작스럽게 찾아 온 만큼
결국엔 멎어드는 순간도 있는 법.
네가 멎어드는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끝나버린 재채기처럼 너에 대한
나의 감정도 끝이 나버렸음을.
P.157

"괜찮아'라는 말이
듣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구라도 좋으니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토닥거려주었으면
하는 그런 날이.
'괜찮아'라는 말은
참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
듣는 순간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래서일까.
오늘따라 더 듣고 싶다.
다른 말은 필요 없이
그냥 따뜻하게 안아주며
다 괜찮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오늘이라면 그 위력이 바로
발휘될 수 있을 것만 같으니까.
P.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