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적 자기 표현을 통한 치유, ‘미술치료’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1.12 16:03

심리치료 중에 ‘예술치료’ 라는 분야가 있다.
예술치료란 예술적인 수단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탐색을 돕고, 심리적인 문제를 해소하도록 돕는 치료 방법이다. 예술치료의 분야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무용치료 등 다양하다. 그 중 미술치료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법들 중 하나이며, 한국에서도 미술치료를 적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들이 자주 시행되고 있다.

<미술치료의 정의>

영국미술치료협희 : 미술치료는 주된 의사소통 양식으로 미술매체를 사용하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이다.

미술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작품으로부터 진단을 내리거나 미적인 작품을 창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안정된 환경에서 미술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내담자들에게 미술적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캐나다 미술치료협희 : 미술치료는 창조 과정과 심리치료를 결합하여 자기 탐색과 이해를 촉진시킨다.

내담자가 이미지, 색채, 모양 등을 사용해서, 다른 방식으로는 나타내기 어려웠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치료과정에서 사용되는 미술매체도 내담자의 특징에 따라 다르게 주어진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성향,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연필이나 사인펜 같은 단단하고 조직적인 도구를 제공하여 통제력을 높이고, 심적으로 억압되어 있는 아동에게는 물감이나 점토와 같은 부드러운 도구를 사용하게 하여 보다 자유로운 내면표현을 돕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미술매체의 특성> (Halen Landgarten, 1987)

*숫자가 높을수록 통제력이 높다.

1.젖은 점토 2.그림물감 3.부드러운 점토 4.오일 파스텔 5.굵은 마카펜

6.콜라주 7.단단한 점토 8.가는 마커펜 9.색연필 10.연필

이 열 가지 외에도 다양한 미술 도구와 재료가 사용되기도 한다.

(면도크림, 석고, 천, 색모래, 나무, 비누, 스티로폼, 신문지, 한지, 소금, 밀가루, 철사,

조개껍질, 빵 조각 등 다양한 매체 동원)

미술 매체를 이용한 방식은 특히 아동, 장애인과 같이 말로 의사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에게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미술활동의 창작과정 그 자체에 치유력이 내재되어 있으며, 치료 대상자는 이러한 창조적 활동을 통해 자발적인 자기표현, 성취감 등을 경험하며 내면의 문제를 ‘승화’ 시킨다 (Edith kramer). 나 또한 여러가지 예술 활동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승화’를 경험해 본 적이 많아서 이 주장에 더욱 공감이 되었다.

미술치료는 심리 치료기법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예술 자체의 치유 효과를 적절하게 우리의 삶에 접목시킨 사례로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술치료는 심리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내담자들이 미술치료과정에서 창조해내는 작품들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예술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작품들은 그들만의 내적 표현이며, 창의적이고 개성적이다. 또한 무엇보다 ‘마음 속에 있던 부정적인 요소들을 미술적 표현을 통해 밖으로 표출해 내는 그 과정’ 자체에 예술성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미술치료기법 사례 : Self-Box 만들기>

방법 :

꾸밀만한 적당한 크기의 종이상자를 준비한다. 다양한 미술도구를 이용하여 상자의 바깥부분은 ‘주변에서 보는 나의 모습’ 으로, 상자의 안쪽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 을 주제로 꾸민다.

의의 :

내가 아는 나의 모습과, 주변에서 기대하고 인식하는 나의 모습을 박스를 꾸미며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서, 이 두 가지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만약 둘 사이에 격차가 존재한다면 외부의 관심과 판단 때문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존중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도록 한다.

다음은 내가 지난 학기에 수강했던 전공과목 ‘미술심리치료’ 수업시간에 직접 만든 Self Box이다.

<상자 바깥부분> <상자 안쪽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