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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손길이 담긴 애니메이션의 가치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6 [영화]

토모키 미사토 감독의 천진난만한 영웅과 애잔한 악당들의 세계

by 윤재현 에디터
2026.09.2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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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두루두루’라는 슬로건과 함께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6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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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다른 예술에 비해 애니메이션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상업 애니메이션이 아닌 독립 애니메이션 분야는 개인적으로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종이 인형을 활용해 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상을 유튜브에서 즐겨 보았고, <윌레스와 그로밋>과 같은 상업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있었던터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감독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일본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감독 토모키 미사토의 작품을 이번 서울인디애니페스터2026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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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토모키 미사토의 작품과 그 속에 담긴 작업과정


       

      이번 상영에서는 감독의 학부 졸업 작품인 <나만 봐>, 대학원 과제 작품인 , 대학원 졸업 작품인 , 그리고 졸업 후 제작한 <뿌이 뿌이 모루카>와 같은 상업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차례로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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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진행된 GV에서는 감독이 그동안 각각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제작해 왔는지, 어떤 어려움을 경험했는지, 어떤 촬영 방식을 사용했는지 등 작품의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또한 스토리의 중요성, 영화제 출품의 중요성, 장면에서의 반전과 전환의 중요성, AI 시대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특수성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감독은 100장이 넘는 슬라이드를 준비해 자신의 작품과 제작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를 통해 미사토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진심으로 좋아하며, 애니메이션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자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나만 봐>라는 작품은 집착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친구와 여자친구보다 다른 것에 쉽게 한눈을 파는 남자친구가 등장하는 작품이었다. 작품 초반에는 집착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두드러지지만, 결국 남자친구 역시 자신이 여자친구에게 많이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숏츠나 스마트폰 등의 영향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고, 가까운 사이에 있는 사람에게조차 무관심해지는 일부 현대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미사토 감독은 처음에는 <나만 봐>를 일반적인 2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려 했지만, 제작비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펠트 인형을 활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상영된 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한국 속담이 떠오르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직장에서 문서를 저장하고 압축한 후 상사에게 결재를 받는 과정을 ‘사탕’이라는 소재와 연결해, 상사의 입맛에 맞는 사탕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한 소재로 사용한 아크릴이 사탕의 단단하고 투명한 느낌을 잘 표현해 주어 애니메이션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 주었다.

       

      그러나 GV에서 감독이 스토리 구성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는데, 필자 역시 작품을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작품을 통해 어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에 대해서는 영화를 본 후에도 여러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으며, 각 장면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였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흔히 접했던 동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를 새롭게 재해석한 단편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은 ‘만약 늑대가 어린 염소를 잡아먹고 소화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에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어미 염소가 장남 토루쿠를 늑대에게서 발견하지 못한 채, 우연히 털옷을 입은 소년 나츠키를 보고 자신의 장남 토루쿠라고 착각해 데려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츠키는 흉터를 가진 아기 염소들의 모습을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점차 자신의 상처와 닮은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아기 염소들 역시 자신을 ‘나츠키의 아빠’라고 칭하는 늑대와 같은 존재로부터 위기에 처한 나츠키를 도와준다. 이후 어미 염소가 늑대(남성)를 제압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염소와 인간이라는 서로 다른 종족이라는 이유나 겉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외적 모습만으로 상대를 판단하기보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익숙한 동화를 전혀 다른 관점과 배경에서 공포라는 소재를 활용해 재구성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번 서울인디애니페스트에서는 아쉽게도 다른 한국 작품들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이번 영화제를 통해 독립 애니메이션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GV 마지막에 미사토 감독이 AI 시대에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손때가 묻어 있고, 애착이 담긴 캐릭터와 관객에게 감동과 영향을 줄 있는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들으며 AI의 발전으로 영상과 애니메이션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우려와는 반대로, 오히려 AI로는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아날로그적인 표현과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스토리가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높이고 애니메이션 산업을 지속시키는 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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