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름길도 고속도로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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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도 고속도로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포장도로일지 모른다. 아직은 그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계속하고 있다. 계속하게 되는 이유에는 순전히 좋아하고 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다름 아닌 ‘좋아하는 일’에 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있어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잘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나도 그렇다. 사실 청소년기에 이런 생각들을 졸업할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성인이 되어서 대학을 들어가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러한 생각은 졸업하진 못했다. 사실은 끝이 없는 질문이었다.
이 둘 사이의 고민 끝에 한 번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또 한 번은 ‘내가 잘 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살아보기도 했다. 결국, 여기서 느낀 것은 좋아하는 것이든 잘 하는 것이든 모든 것은 완벽할 수 없다는 점 즉, 결점은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때론,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좋아하는 마음이 사그라지기도 하고,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집단에서는 보통의 것이나 알아줄 만한 수준에 그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무엇이든지 그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놓고 골똘히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좋아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보며 발견하는 편이다. 그리고, 올해 나는 기존 전공과 일과는 다른 방향으로 실용음악대학원에 진학했다. 사실 모험적인 일일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대학원 진학을 염두해두었던 터라 모험보다는 계획에 가깝다.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고 아직 잘 하는 수준은 프로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여러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강점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볼까 한다.
고민보다는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와 닿는 요즘이다. 고민만 하는 생각은 무용지물에 가깝고 느리더라도 꾸준한 행동에 의미를 두자는 생각이다. 대학원에 오니 각자의 환경에서는 어떠했을지는 몰라도 음악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에서 프로 수준의 사람까지 다양함을 느낀다. 시작이 어떻든 간에 느꼈던 공통점은 그럼에도 “해야죠.”라고 말하는 마음가짐이었다.
나와 같이 다른 전공에서 공부하다 온 학우도 “잘은 못하지만 계속 해 나가야죠.”라는 말을, 프로 수준으로 필드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학우도 “음악은 계속 연습하고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이 그랬다. 이러한 대화가 오갈 때마다 나 또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그 중요성을 인지하며 마음을 바로 세운다.
아직은 비포장도로처럼 길은 찾았지만 닦아야할 것도 만들어야 할 것들도 많음을 느낀다. 지름길도 고속도로도 아니지만 가보려 한다.
이십 대 끝자락, 다시 시작했다.
[정윤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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