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른이 된 우리를 위로하는 어린 시절의 그 노래 [음악]

글 입력 2024.05.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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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에 봤던 애니메이션을 여전히 좋아한다.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보다 더 많이 찾아볼 정도로 말이다. 특히 투니버스의 전성기라 불리는 시절에 방영했던 애니메이션들을 좋아하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 시절의 애니메이션을 여전히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가끔 과거 방영했던 애니메이션의 오프닝과 엔딩곡을 들으면서 댓글을 보면 신기하게도 최근 댓글이 많다. 댓글을 살펴보면 모두 그 애니메이션을 봤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당시에는 오프닝과 엔딩곡의 가사가 이렇게나 좋은 줄 몰랐다며 감탄하기도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어릴 때는 빨리 에피소드를 보고 싶어 듣지도 않고 넘겨버렸던 오프닝과 엔딩 음악을 지금은 검색까지 해가며 찾아 듣고 있다.


이처럼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과거 방영했던 애니메이션에 여전히 열광한다는 사실에 보답이라도 하듯 최근 10년 전 애니메이션들의 원작이 후속작을 연재하거나 새로운 시리즈를 방영한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이 반가운 소식들에 나는 벌써 설렘을 가득 안고 오프닝과 엔딩곡을 찾아 들으면서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처럼 10년 전 그 시절의 애니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의 설렘을 더욱 증폭시켜줄, 더하여 애니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들어봤으면 하는 음악을 몇 가지 소개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오프닝, 엔딩곡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딱 하나만을 고르기 힘들 정도로 명곡이 너무나 많기에 어떤 곡을 소개하면 좋을지 오래 고민했다. 고민 끝에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정여진 가수님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두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래그래


 


 

힘들었던 많은 상념들도

나를 조이던 주변에 널린 고민들도

모두 떨쳐버렸으면 모두 잊어버렸으면

잠시 접어놨던 꿈도

기지갤 켜면서 다시 내게로 오길


그래 그래 세상은 나에게 열려 있어

좌절보단 도전함을 반겨주는 세상이

그래 그래 세상을 나의 품에 안고서

내일의 난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거야

 

 

‘그래그래’는 2000년대 초반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미소의 세상’의 엔딩곡이다. ‘미소의 세상’은 당시에도 인기가 많은 애니메이션 중 하나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에 이 애니를 봤던 현재의 어른들이 힐링이 된다며 다시 챙겨볼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많다. 그리고 작년 투니버스에서 재방영을 했는데, 이를 통해 여전히 인기가 많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재방영 소식에 반가워하며 열심히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미소의 세상’이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힐링 요소가 가득한 내용도 있지만, ‘그래그래’라는 엔딩곡도 높은 인기의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한다.


원래 이 곡의 한국어 버전은 1절까지밖에 없었지만, 몇 년 전 가수 정여진이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2절까지 완성된 곡을 다시 부르면서 찾아 듣는 이들이 훨씬 많아졌다.


특히 좌절, 고민, 상념이 뭔지 몰랐던 어린 시절에서 입시, 취준 등 힘든 일을 겪고 그 단어들의 뜻을 깨달아버린 어른들이 꾸준히 찾아 들으며 위로받고 있다. 가사에 담긴 표현 하나하나가 참 아름답고, 분명 아이가 구사할 만한 표현들이 아닌데도 왠지 모르게 세상을 순수하고 희망차게 바라보는 어린아이가 지쳐 있는 어른에게 좋은 날이 올 거라 말해주는 듯하다.


상념에 잠기면서 고민도 하고, 후회, 조바심, 좌절을 느끼는 어른들에게 그런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세상은 나에게 열려 있다면서 위로하는 이 노래를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끌어안고 싶어


 

 

 

그래 당신도 나와 똑같은 사람인 걸 

자신의 나약함에 고민하는 걸 

내가 조금만 용기가 있었다면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텐데 


있잖아 난 말야 

사실 혼자 두려워하고 있어 

보잘 것 없고 그저 한심할 뿐야 

조금 더 내게 용기가 있었다면 

지금 달려가 끌어안아줄 텐데 


그래 모두가 고독하고 외로운 삶이라서 

저마다의 두려움을 안고 산다면 

더 이상 겁낼 건 아무것도 없어 

내가 당신을 끌어안을 테니까

 

 

‘끌어안고 싶어’라는 곡은 퀴니와 투니버스에서 2000년대 초반에 방영했던 ‘슈퍼갤즈’의 엔딩곡이다. 방영했을 당시 팬층이 꽤 두터웠던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어릴 때 봤던 기억은 없지만, 몇 년 전 우연히 이 엔딩곡에 빠져 지금까지 꾸준히 듣고 있다.


처음 이 노래를 접했을 때 ‘너무 싫어’라는 부정적인 가사로 시작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첫 가사에 이끌려 계속 들으니 많은 생각이 들게 하고 깨달음을 주는 곡이었다.


이 노래는 자존감이 낮고 자기혐오를 하던 사람이 완벽해 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하다가 결국 그 완벽해 보이던 이도 나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었음을, 모두가 저마다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은 후 용기를 내어 다른 이를 안아줄 만큼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인만 나약하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져 자존감이 낮아진 어른들에게 사실 모두가 나약함을 고민하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안아줄 테니 겁내지 말라는 위로와 더 나아가 다른 이를 안아줄 용기를 주는 이 노래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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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사에 귀를 기울이긴커녕 듣지도 않고 넘겨버렸던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10~20년이 지나고 어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분명 어린이를 시청 타깃으로 잡고 만든 만화의 주제가인데 아이보다 어른이 가사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고 있다.


어쩌면 어린 시절 우리가 봤던 만화의 진짜 타깃은 어른이 아니었을까? 더불어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역시 만화를 보는 어린아이가 훗날 어른이 되고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갈 때 힘을 보태고 싶어 쓴 가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심지어 수많은 수많은 만화 주제가를 부른 정여진 가수와 달빛천사의 OST로 유명한 이용신 성우가 펀딩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다시 불러 앨범을 발매할 만큼 어른들이 과거에 봤던 만화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만화는 단순히 아이가 보는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을 넘어 어른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위로를 얻는 쉼터라 할 수도 있겠다.


앞서 소개한 두 곡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참 많다. 그중에서도 몇 년 전부터 유튜브에 만화 주제가를 다시 부른 영상을 올리고 있는 정여진 가수의 변함없이 맑은 목소리는 아이로 남고 싶지만,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 ‘어른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준다.


끊이지 않는 고민과 상념으로 지치거나 좌절과 불안감, 두려움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 본인을 사로잡으려 할 때 아무런 걱정이 없던 그때를 떠올리며 어린 시절에 봤던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들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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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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