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틱톡과의 전쟁에서 유니버설 뮤직 그룹이 둔 새로운 수, 스포티파이 [음악]

음악 시장의 지각변동, 음악이 어떻게 ‘들려올’ 것인가.
글 입력 2024.04.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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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유니버설 뮤직 그룹 (이하 UMG)과 스포티파이 테크놀리지가 손을 잡고 확장된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스포티파이가 UMG 아티스트들과 작곡가들을 위해 음원 홍보와 팬들과의 소통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계획임을 밝혔다.


새로운 기능의 주된 내용은 스포티파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발매될 신보의 티저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도 추가적 기능을 계속해서 탐색할 것임을 알리며, 팬들이 아티스트를 발굴할 수 있고 신보의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을 방안을 고려할 것임을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기능을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내용은 차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싸움, 그리고 2개월 만에 UMG가 내놓은 새로운 무기 - 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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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틱톡에서 UMG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사라졌다. 틱톡 영상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BTS, 뉴진스를 포함한 많은 아티스트의 음악이 음소거 된 채로 보이게 된 것이다. 이는 UMG와 틱톡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협상 결렬의 이유 중 하나는 음원 사용료에 대한 문제였다. 틱톡 측이 UMG에 지불하는 금액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UMG 측에 지불하는 금액의 반보다도 적었다고 한다. 이는 틱톡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정도이다. UMG 측은 틱톡이라는 플랫폼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그에 비해 음악에 대한 공정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비난을 가했다.


UMG의 CEO 루시안 그레인지의 지난 행보를 보면 이러한 결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는 2011년 CEO 직에 오른 후 음악 업계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힘써오며, 새로운 시도를 마다치 않았다.

 

예시로는 2011년, 대형 음반사 중 최초로 스포티파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을 들 수 있다. 음원의 스트리밍 점유율에 따라 구독료의 3분의 2를 로열티로 받는 방식을 탄생시키며 당시에 침체되어 있던 음악 산업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음악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때 도전을 통해 길을 트게 된 것이다.


이번 지각 변동 역시 음악 시장에 있어 ‘리스너가’ 음악을 어떻게 듣게 될 것인지, ‘리스너에게’ 음악이 어떻게 들려오게 될 것인지에 대해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UMG와 스포티파이의 향후 계획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더 들어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의 정보를 가지고 조금의 의견을 더해 본다.

 

 

 

챌린지가 없는 음악 마케팅, 괜찮을까?



틱톡이라는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SNS의 형식을 띤다.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쌍방 공유를 하는 것이 메인이라는 것이다. 음악은 영상 제작을 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팝스타의 음원이나 신규 아티스트의 음원이나 제작자에게 있어 영상에 적절하다고 생각이 들면 사용하게 된다. 어찌 보면 일종의 평등함을 가지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기존의 유명세만이 살아남는 생태계가 아니다. 신규 아티스트들도 트렌드 파악에 기민하면 대중들의 선택을 받고 ‘blow up’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참여를 통해 음원에 익숙해지고 특정 구간을 챌린지로 소비하며 재미요소와 함께 음원의 매력을 더 알아볼 수 있었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메인이다. 뮤직비디오 제공을 준비하는 등 콘텐츠를 다채롭게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틱톡과는 분명히 다르다. 1. 음악이 메인이 되는 플랫폼이며 2. 일방향 소통을 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UMG와 스포티파이가 처음으로 밝힌 ‘티저 공개’의 방향성을 통해서는, 물론 음원 발매 전 리스너들의 흥분과 기대를 고조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단발성 콘텐츠 제공은 음원에 있어 ‘기-승’까지의 흐름을 가져올 수는 있어도 그 이후는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 틱톡을 통한 ‘확산’의 힘을 뺏긴 만큼 다른 방법으로 이를 채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티저 공개가 메인 기능이 될 경우, 신규 아티스트들의 발굴에 대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듯 보인다. 본인이 UMG가 소속사가 아닌 아티스트더라도 UMG를 통해 유통하고 있거나 UMG에 소속된 인원과 협업을 했을 경우 틱톡에서 음원 사용을 하지 못하는 것은 동일하다. 팬덤의 크기가 아주 크지 않은 아티스트더라도 현 상황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신규 아티스트 발굴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티저 공개라는 새로운 기능은 유튜브 최초 공개 서비스를 연상케 하는데, 아직 팬덤이 형성되지 않은 신규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시작을 끊는지보다는 자신의 음악을 더 많이, 자주, 넓은 범위에서 노출 시키는 것이 도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스포티파이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인지는 다시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변화를 조금 기대해본다



다행인 것은 UMG와 스포티파이 모두 이러한 잠재적 문제점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팬들이 아티스트를 발굴할 수 있고 신보의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을 방안을 추가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 역시 함께 발표한 것에서, 틱톡 없이도 굳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더불어 아직까지는 미국 지역에 한정되지만, UMG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스포티파이를 통해 배포한다는 것도 괄목할만한 지점이다. 시각적인 자료를 추가해 콘텐츠의 다채로움을 만들고자 하고, 아티스트들의 자신의 음악에 대한 스토리와 연출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전을 하고자 하는 점이 보인다.

  

그런 만큼 이들의 차후 행보에 따라 음악 시장이 큰 변동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 마케팅, 그리고 청취 환경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이 생기는 서막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기대해본다.

 

*

 

이번 발표에서 스포티파이의 최고 경영자 다니엘 에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가오는 기능들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팀들이 진정성 있게 자신들을 표현하고,

그들의 작품을 효율적으로 홍보하고,

그들의 예술을 더 잘 수익화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힘을 줄 것이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성을 드러내고 장기적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것. 스포티파이가 꾸준히 내세웠던 목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스트리밍, 플레이리스트 문화를 대중적으로 만드는 것의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했던 스포티파이는 예술성을 내세우는 만큼 대중성에 대한 이해도도 분명히 가진 듯 보인다. 닮아 있는 목표로 만난 UMG와 스포티파이가 음악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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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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