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일본 미술관 방문기 -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25주년 콜렉션 전, ASIAN POP
글 입력 2024.05.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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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면서 미술관을 한 곳 방문하기로 했다.

 

후쿠오카 미술관이라고 하면 후쿠오카시 미술관과 아시아 미술관이 대표적인데 상설전시 기준으로 아시아 미술관의 평이 좋았고 마침 숙소 근처라서 여행 마지막 날 아시아 미술관에서 팝아트 전을 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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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관 앞에는 버스 정류장, 옆에는 지하철 역이 있어서 초행길이라도 헤매지 않을 수 있고 건물만 봐도 아시아 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공휴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미술관이 위치한 건물 1층부터 전시실이 있는 7층까지 관광객 몇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25주년 기념 상설전의 입장료는 200엔. 가격만큼 작은 규모지만, 보유 작품이 많고 아시아 미술에 특화된 곳이라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가볍게 보기도 좋고 새로운 걸 보러가기도 좋은 곳이라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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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개관 25주년 기념 콜렉션 전

ASIAN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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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면 제일 먼저 팡리쥔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어려서는 문혁을, 자라서는 천안문 사태를 경험한 작가는 같은 얼굴 같은 모습을 한 몰개성적이고 무저항적인 모습을 통해 폐쇄적인 사회의 대한 냉소를 그려냈다. 근현대 아시아 미술을 주제로 하는 만큼 풍자를 담은 중국의 현대미술을 예상하긴 했지만 시작부터 단순한 반복을 통해 강렬함을 전달하는 작품이 마중 나와있을 줄은 몰랐다.

 

인상적인 시작점이었다.

 

 

 

1. Dreams Caught on Camera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미술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여 고상한 기존 예술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은 팝아트. 1980년대 이후 아시아에서는 경제 자유화로 시민 생활이 변하는 가운데, 광고나 영화 포스터에서 영감을 받아 대량 소비 사회를 비판하는 팝아트가 다수 제작되었다.


-1920~30년대 중국 상업포스터

-남아시아 대중 영화를 소재로 한 현대 미술

-1970년대 파키스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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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섹션 벽면을 가득 채운 중국의 상업포스터. 20세기 초반 상하이와 홍콩 같은 대도시에 자본주의가 자리 잡으며 담배와 주류 등 상품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일상에 스며들었다.

 

포스터 속 모던 걸은 남성 구매자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여성들에게는 최신 패션과 현대적 생활 방식을 어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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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여기서 롤리우드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 현재 파키스탄 북부 지역인 라호르는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는데 파키스탄 독립 후 1960~1970년대 전성기에 연간 1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고 많은 스타 배우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 시기 영화 간판과 포스터의 원화는 예술가들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2. Run through the City and Embellish Our Life



이어서 다소 낯선 남아시아의 미술이 등장한다. 방글라데시의 릭샤와 파키스탄의 카라치 팝. 그런데 낯선 개념에 대한 소개문을 눈에 넣기도 전에 화려한 작품이 빠르게 시선을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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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떼기 힘든 화려한 릭샤가 원형 그대로 전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이국적인 색채를 곁들인 화려한 장식을 보면 처음엔 무엇이 있는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뜯어보면 익숙한 모티브인데 모아놓고 보니 이렇게 현란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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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큰 규모의 작품인 Heart Mahal.

 

파키스탄의 대형 트럭이 화려한 색감과 다채로운 그림으로 유명하다는 데서 착안, 파키스탄 출신의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트럭 장식 장인들이 완성한 공동 작품.

 

하트 마할은 심장의 궁전이란 뜻인데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든 신전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3. Is this Irony? Caricature? Malleable and Resilient Attitudes of the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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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트로츠키의 둥근 수염과 안경이었다. 트로츠키 옆으로는 KFC 중국 제1호점이 천안문 근처 풍수지리학적으로 중요한 곳에 위치해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

 

작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아이코닉한 존재를 통해 물과 기름 같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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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지극히 중국스러운 색채와 화풍인데 잘 보면 코카콜라와 햄버거가 등장한다. 천안문은 배경이 되어 빛을 발산하고 있다. 풍요를 추구하는 대중의 욕망과 외국 제품, 천안문이 암시하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충돌, 그 모순과 소비 사이의 복잡한 작가의 심정이 담겨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아시아 근현대 미술의 역사나 특색을 담고 있는 기증 작품 86점을 소개하는 공간이었다. 기증자에 대한 감사와 함께, 관람객에게는 컬렉터의 시선과 기증자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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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작품이 몇 있었는데 그중 대만과 베트남 작가의 작품을 보며 익숙한 듯 낯선 인상을 받았다. 아시아 문화권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동시에 어딘가 이국적이다. 자연스럽게 체득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과 잘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낯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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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감정은 중국의 교육 포스터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철수와 영희'가 떠오르고 슬기로운 생활이 생각나는데 생활 양식은 조금 낯선 중국의 모습.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들다가도 귀여운 작품이 나오면 아이를 대상으로 따뜻한 장면을 담아낸 어른의 마음이 느껴지고, 그러다가 또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일방적인 기대가 보였다.

 

프로파간다로 시작한 중국의 포스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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