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녀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서 [음악]

당신의 변화를 응원합니다.
글 입력 2024.03.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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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아이유의 신보 소식이 들릴때면 걷잡을 수 없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장르일지, 춤은 추는 것인지, 피처링은 누구일지, 정규인지 또는 미니인지 등 설렘으로 피어낸 많은 물음표들은 언제나 나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중에서도 나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가장 큰 궁금증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앨범 소개글’이었다. 이번엔 과연 어떤 글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지 감 조차도 잡히지 않을만큼.


뚜렷한 계기조차 기억나지 않을만큼 자연스레 아이유에 스며든 내가 스스로 유애나(아이유 팬덤)가 되었다고 인정했던 건 그녀에 대한 동경심을 직시하면서부터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걸으려는 나의 움직임을 발견했을 때이다. 어느 날 우연히 접하게 된 그녀의 인터뷰 모음은 스스로 오랜 생각에 잠기게끔 해주었다. ‘저때는 지금의 나랑 같은 나이인데 저런 생각을 했었구나’, ‘아, 저걸 저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나도 이 부분이 고민이었는데 얜 이렇게 해결했네’ 등 또래에 비해 성숙한 태도와 나의 오랜 고민을 단번에 해결한 답변들은 많은 깨달음을 주었고, 이내 내 머릿속을 지배하며 닮고 싶은 모습만 골라 그렇게 행동하도록 명령하기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아이유가 남긴 말들을 보며 시간에 흐름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에 주목했다. 여러 환경에 부딪히고 깎이며 단단해지는 그녀의 마음가짐은 곳곳에 흔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역시 가장 잘 드러난 곳은 자신의 앨범이었다. 내가 그녀의 앨범 소개글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마음가짐 변화가 온전히 기록되는 장소이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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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프로듀싱을 맡았던 [CHAT-SHIRE]부터 얼마 전 발매한 [The Winning]까지. 그녀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은 건 단 하나도 없다. 오랜 기간 고민한 문제를 앨범을 통해 풀어낸다는 점이 여느 앨범과는 다른 양상을 띠는, 그리고 아이유라는 가수의 강점이기도 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신보에도 해당 부분이 잘 드러나는데, 몇 가지 소개해보려 한다.


우선, 가장 눈에 띠는 건 ‘스물셋’과 ‘홀씨’의 연결이다. 앞서, 아이유는 23살의 자신을 ‘한 떨기 꽃’이라 비유한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꽃이 될 필요도 꽃을 피울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달은 32살의 아이유는 자신을 하늘을 나부끼는 홀씨로 표현하며 자유로운 유영을 꿈꾼다. 9년이란 시간동안 그녀는 꽃이 되기 위한 부단한 움직임이 꼭 모두에게 필수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여전히 그 누구보다 빛나고 거대한 꽃을 피우기 위해 발버둥 치는 지금의 내가 인정하기엔 좀 이른 대목이긴 하지만, 그녀의 말이 어떤 뜻인지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은 마음이다. 비록 아직은 외면하고 싶은 사실이지만.


그 다음, 습관처럼 내뱉던 ‘사랑이 이긴다’는 말이 음악이 되었던 순간이다. 선공개 곡 ‘Love wins all’은 아이유가 오래 전부터 수많은 인터뷰에서 말했던 ‘사랑이 이긴다’는 말을 음악으로 만든 곡이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던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성을 좇는 줄 알았지만 결국엔 사랑에 이리저리 끌려다녔던 나의 지난 날을 되돌아보면, 언제나 사랑이 이겼다. ‘사랑이 이긴다’는 표현은 나의 오랜 부정이 무색하게도 단번에 그 사실을 인정하게 해준 문장이었다. 나 또한 결국 ‘사랑’이라는 거대한 움직임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 표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사랑이 이길 것이다.


외에도 매우 유명한 나이 시리즈의 경우 그저 혼란스럽기만 했던 23살의 ‘스물셋’과 이젠 나를 알 것 같다던 25살의 ‘팔레트’를 지나 아무 의문없이 20대와 작별하겠다던 29살의 ‘라일락’도 그녀의 마음가짐 변화가 선명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Red Queen’ 이라는 곡에서도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해당 곡은 자이언티가 피처링을 참여했는데, 콘서트에서 해당 파트는 아이유가 늘 개사하여 부르곤 한다. 많은 논란과 구설수를 낳았던 2015년의 에서는 “제대로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너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유감이다”라며 대중에게 맞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의 공연에서는 전부 레드퀸에 관련된 포인트로 작사하여 공연을 이어갔다. 억울함과 분노로 점철되었던 스물셋, 그때의 감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정을 노래에 녹인 것이다.

 

*

 

이렇듯 아이유는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음악을 통해 선보이고 있으며, 그녀가 전하는 마음은 대게 많은 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위로나 사랑 같은 단어로 말이다. 앞으로도 지속될 그 변화가 어떠하든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건 나의 모방심은 계속해서 자극될 것 같다. 그 누구보다 내가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난 앞으로도 계속 같은 자세를 취하려 한다. 이지은과 아이유의 30대를 열렬히 응원할 유애나로서.

 

 

[지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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