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다시 살아갈 용기가 필요할 때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으로 오세요

글 입력 2023.09.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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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하고 삶이 팍팍하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포옹을 기다리게 된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의 품을 상상한다. 그러나 당장 달려갈 수 없을 때, 차마 모든 것을 털어놓기 어려울 때, 예상치 못한 존재가 나타난다. 한 곡의 음악, 한 폭의 그림, 그리고 이야기가 우리를 온몸으로 감싸 안아준다.

 

이러한 온기를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또 한 번의 위로와 응원을 기다리게 된다. 이야기의 포옹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김지윤 작가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소개한다.

 

밀리의 서재에 연재를 시작함과 동시에, 단 2회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야기. 정다운 이야기를 직접 손으로 어루만지고, 감각하며 소장하고 싶다는 바람들이 모여 종이책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표1.jpg

 

작가는 오래전부터 살아온 연남동에서 마주한 이야기,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한다. 일명 ‘연트럴파크’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지역이 되기 이전부터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정을 나누어온 삶의 배경을 담아냈다.

 

그곳의 이야기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이야기를 만나는 한 명, 한 명이 살아온 삶과는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비슷할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동네에 새롭게 문을 연 24시간 무인 빨래방에서 생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빨래방을 오가는 사람들 저마다의 사연을 들려주고,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으로 연결된다. 전혀 모르는 사이일 것만 같은 사람들이 빨래방이라는 장소를 매개로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룬 채 진돗개와 살아가는 노인. 평화로울 것만 같은 그에게는 아들 부부와의 갈등이 있다. 평생 지키고 싶은 집이지만 아들 부부는 값이 올랐을 때 집을 팔아 수익을 올리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랑하는 어린 딸, 남편과 살아가는 미라. 미라 또한 가족과 행복할 것 같지만 계속되는 경제적 어려움,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힘에 겨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렇듯 익숙한 듯 낯선 이웃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겉보기엔 모두들 그럴듯하게 잘 살아가는 것만 같은 이웃들. 그들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를 찬찬히 들려준다. 누구나 남모르는 걱정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기에 공감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누군가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위로를 준다.

 

홀로 위태롭게 살아가는 세상 같지만, 흔들거리는 이 다리를 낯선 이들과 함께 건너고 있음을 알게 되는 일이다.

 

 

 

위로를 주고받는 시간


 

빨래방을 오가는 사람들은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다. 빨래방에 놓인 다이어리에 누군가 작은 고민을 적어두면 또 다른 이가 아래에 응원의 글을 적고 음료와 화분 같은 작은 선물을 두고 가기도 하면서 위로를 전한다.

 

[“힘이 됐어요. 그래도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습니다. 집에서 애만 키우고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남편하고도 아이 얘기만 하게 되고, 이제는 제 이야기를 하는 법은 까먹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힘을 주는 관계가 아니란 점이 뜻깊게 다가온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응원과 격려를 전할 때, 마음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이도 힘을 얻는다.

 

이렇듯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위로는 빨래방이라는 공간과 맞물린다. 묵은 때를 지우고 깨끗하게 세탁하는 빨래방처럼, 서로의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를 치료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공간이다.

 

나도 모르는 새에 마음속 작은 상처가 덧나고 말았을 때, 든든한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 추천하는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다. 이야기 속에서 빨래방을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다른 하루를 살아나갈 힘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이수현.jpeg

 

 

[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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