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선택은 후회를 남기고 - 안전 이별

글 입력 2023.07.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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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안전 이별.jpg

 


알랭드 보통의 [안전 이별]은 한때 사랑했던 남녀가 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충에 잠 못 이루며, 정신적인 고통에 허둥지둥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25년이라는 인생 동안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다. 어찌나 좋아했던지 쳐다보지도 못했고 실제로 말 한마디 걸어보지 못했다. 순수한 마음에 그를 궁금해하면서 동경했다. 그동안 누군가를 먼저 좋아해 다가섰던 경험이 없어 어디서부터 표현을 해야 되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같은 소속에서 안부 한 번 편하게 묻지 못하는 관계가 되며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고는 다짐했다. ‘혹시 내가 추후에 이 친구를 좋아했던 만큼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땐 후회 없이 표현을 해보자’

 

한 번 정도는 다시 찾아올 것만 같았던 사랑의 감정은 전혀 피어나지 않았다. 청춘의 감정이 이렇게 메말라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알아가고 싶은 대상이 없었다. 다만 그동안 여러 번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사랑을 실천했던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실천했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매사에 노력해야 하는 연애’에 불과했다. 그래서 몇 번 찾아온 ‘이별’ 앞에서 상대에게 큰 아쉬움을 느낀다거나 마음이 절절하지 않았다. 이별에 악수를 먼저 건네는 아량을 베풀 정도로 담백하게 끝낼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내가 ‘진짜 사랑’과 ‘진짜 이별’을 하게 된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멘탈이 나갈 것이며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젠가 ‘진짜 이별’을 할 수 있다는 가정에 ‘이별의 자세'를 미리 예습해두면 좋을 것 같았다. 내 인생에 있어 ‘아, 이게 바로 사랑이구나’의 감정이 언제 찾아올진 모르겠지만, 어렵게 찾아온다면 그와 절대로 안 헤어지길 바라겠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별의 내력’을 쌓으면 좋을 듯했다.

 

‘이별 내력’은 상대에 대한 악감정을 배제한 담백한 결심이다.

 

‘그를 사랑하자고 했던 처음의 결심을 회상하며 후회 말기’

   

[결혼하라, 후회할 것이다. 독신으로 살라, 이 또한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든 하지 않든 어차피 후회할 것이다. 세상의 아둔함을 비웃어 보라, 후회할 것이다. 세상의 아둔함을 애통해 해라, 그 또한 후회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아둔함을 비웃건 애통해 하건 그대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여자를 믿어보라, 후회할 것이다. 여자를 믿지 말라, 역시 후회할 것이다. 목을 매라, 후회할 것이다. 목을 매지 마라, 후회할 것이다. 목을 매든 목을 매지 않든 무얼 선택해도 후회할 것이다. 그대들이여, 이것이 바로 모든 철학의 핵심이다.] - 172pg

 

사람이라면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대해 후회의 감정이 밀려올 때가 있다. 물건이면 ‘내가 이걸 왜 샀지’가 되겠고, 문제의 방향이 사람이라면 ‘내가 그때 그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었는데’처럼 어차피 돌이키지도 못할 선택임에도 ‘그때 내가 왜 그랬지’ 생각되길 마련이다. 이는 만인이 거칠 수밖에 없는 인간 심리다. 그래서 ‘이별’을 하고 복잡 미묘해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들이 덮쳐도 이렇게 생각하면 그만이다.

 

 “내게 아무런 손해도 볼 수 없는 선택지는 없었다”

 

 

[조우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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