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 어쩌다 어른 [도서]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한 수칙
글 입력 2023.04.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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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분투기

이래 봬도 꽤 진심이야 나도, 내 인생에

 

어느 누가 스스로를 '난 어른이야'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은 고통이고,  나는 그 고통을 겪을 때마다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어른이 되면 조금 덜 아프고,  웬만한 일들은 웃어넘길 줄 아는 '프로'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많은 순간 좌절하며, 아직도 삶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일까?


정답은 없고 나아갈수록 어려운 것들이 많아진다. 무엇을 확신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24살. 4학년 막학기를 앞두고 있는 나는 생각해야 할 거리가 너무 많다.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하고, 인간 관계, 사랑, 그 와중에 다이어트도 해야하고.. '다들 어떻게 멋있는 어른이 되는거지'와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건가' 라는 출구 없는 고민들의 반복.

 

'작은 것들에도 일희일비하는 내가 언제쯤 덤덤해질 수 있는것일까?'하는 생각이 들면, SNS에서 봤던 다음과 같은 글귀를 떠올린다.



"내가 살면서 제일 황당한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직업을 갖고 애를 낳아 키우면서도, 옛날 보았던 어른들처럼 내가 우람하지도 단단하지도 못하고 늘 허약할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늙어버렸다. 준비만 하다가."


- 작가 황현상의 말중에서

 

 

이렇게 다들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작가 이영희님은 과거에 좋아했던 사람에게 전염된 취향부터, 가볍게 다가오고 멀어졌던 연애, 직업인으로서 누구나 겪는 굵직한 딜레마, 그리고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주변의 사소한 에피소드와 인간 군상을 개성 있는 시각으로 포착하여, 다양한 만화, 드라마, 책과 유려하게 연결 지어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1장

사소한 취향부터 실없는 농담까지

우리끼리 밤새도록 나눠도 모자란 이야기들



1장 '사소한 취향과 실없는 농담이 우리를 구원한다'에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의식을 구현한다. 얼굴이 붉고 대쪽 같은 '직진 본능'의 소유자인 택시 운전 기사 아저씨의 거듭되는 운전 실수에 미안스러운 얼굴로 토로한다.

 

'나는 운전을 원래 잘하지 못하는데, 이거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늦어진 출근길에서 예민하고 뾰족한 한마디를 하려던 저자는 이 먹먹한 한 마디에 숨이 턱 막히며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성찰하기에 이른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곰곰이 곱씹는다.

 

 

part: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딱 일치한다면 얼마나 해피한 인생일까마는,

사는 게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

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않아도 (혹은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좇으며 사는 게 행복한다. 아니면 썩 즐겁진 않아도 그럭저럭 잘해 낼 수 있는 일을 하며 인정받는 게 행복한가. 이런 질문엔 아마도 답이 없을 거다. 결국 둘 사이의 어디쯤에서 적절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게 대부분의 인생 아닐는지.


 

전 영국 수상 마가렛대처는 "진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타협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작은 고난에도 합리화하면서 넘어가는 내 모습을 볼때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적절히 타협하는게 그때의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었음도 알고있다.

 

 

인생은 사소한 행동과 선택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잘못된 붓질의 흔적 하나를 지우고 새롭게 칠한다 해도 그림 전체의 가치는 바뀌기 힘들다. "선택을 되돌리려 하지 말고, 특별할 것 없는 너의 하루를 한번 더 살아 보렴"


- 영화 <어바웃타임>에서

 


나는 고민을 많이 하는 성격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고민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겁내지 않고 순간을 즐기는 게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 인생의 대부분은 딱히 리플레이할 이유없는 이런 소소한 하루하루로 채워지니, 주어진 순간들을 유쾌하게 즐기며 돌파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내 선택들을 후회없는 선택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 모든 것은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내 마음가짐에 달렸다.

 

 

part: <을로 사는 법>


"업무상 을로 살아가는 나와 '진짜 나'를 혼동하지 말 것."

 


우리는 종종 일할 때 기가 죽을때가 있다. 내가 선택해서 샛길로 가놓고는, 두고 온 길을 동경한다. 비틀비틀 매끄럽지 못하다. 그럼에도 괜찮은 이유는 그건 업무상의 나일뿐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부캐 세상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일하는 직원인 나의 모습일뿐이니 너무 기죽지말자. 일상생활의 나는 을이 아니니까!






2장, 3장

이제 나도 내 인생을 좀 좋아해 볼까?

아무도 칭송하지 않으면 어때



저자는 2장 '아무도 칭송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와, 3장 '내 인생의 고유한 특별함이란 무엇인가'에서도 잊히기 쉬운 반짝이고 진중한 순간들을 밝은 눈으로 포착한다.

 

대중목욕탕 한구석에서 검은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일하는 세신사 아주머니에게 정기적으로 몸을 맡기게 되면서 알게 된 속속들이 인생사. 결코 순탄하다고 볼 수 없는 그 인생사 속에서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높은 자신감과 프로의식을 보면서 세상 다른 이들의 노동을 나의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새삼스러운 진리에 가슴이 콕 박히게 된다.

 

뒤이어 '나다운 일'에 대해 곱씹는다.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일본 영화 <백엔의 사랑>으로 생각을 뻗어나가며 남들에게는 초라해 보이는 '백엔짜리로 보이는 인생'이라 해도, 나에겐 이것밖에 없으니 최선을 싸워 보겠다는 결심의 순간. 나만의 싸움을 하는 수많은 일상에 대해 숙고하기에 이른다.

 

'내일 아침 너무 추워서 회사 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12월의 밤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 나가는 이 이상적인 인생관을 발효시키며, 저자는 스스로의 일상에 격려를 보낸다.

 

 

part: <진심병은 불치병인가>


친구 하나가 이런 나에게 ' 진심병 환자'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내가 마음을 열고 대하면 상대방도 그럴거라 믿는 건 어른이 가져야 할 적절한 자세가 아니라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적절히 감추고, 적절히 포장하고, 적절히 계산하며 사람을 대하는 일이 늘 고역이다. 나를 꾸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꺼내 보여주는 게 편하다.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었다. 한때는 나도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굳게 믿고는 했다.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왜 이렇게 순진하냐"는 타박을 종종 듣고는 했다.


한 살씩 먹을수록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말이 마냥 칭찬이 아닐 수 있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말을 믿어주고 싶다. 그게 거짓말이라서 '내가 순진했구나..! 또 속았군'하는 기분이 든다해도, 의심을 쓰지 않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결국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므로.

 

 

part: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찰리 브라운, 또 실패했구나. 하지만 잊지마. 중요한 건 그래도 계속해보는 용기야."

 

여전히 실패하는 게 무섭다. 실패의 기억은 빨리 잊고싶고, 더 이상 상처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해도 실패란 놈이 뒤통수를 치며 찾아올 것은 확실하고, 결국 중요한 건 계속할 수 있는가 아닌가다.


패배의 기억을 끌어안고 다시 걸어가면서 같은 지점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막상 실패를 마주하면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어머니라는 생각이 든다. 삶이란 궁극적으로 비극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건 대단히 긍정적인 방식의 비극성이다. 살다보면 비극적인 일을 수없이 겪기 마련이고, 그게 다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미 다가온 실패를 인정하고 마주할 수 있는가'가 결국 제일 중요한 것임을 새삼 느낀다.

 



part: 어쩌다 어른, 그리고 다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뭘까. 요즘도 자주 생각한다. 겨우 도달한 지점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들은 아직 멀리에 있고, 절망에 빠져드는 시간도 많지만 그럴때마다 "나의 선택이 가져 온 결과"라고 되뇐다.


하여 누구도 탓하지 않고 고통을 견뎌보리라 다짐한다. 인생은 결국 '존버'이며, 어른은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책에도 적었던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한 수칙을 종종 떠올려본다.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렇지, 역시 별거 아닌 것들로 지나온 날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과연 내가 괜찮은 어른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일상 속에서 저 수칙들을 떠올려보고자 한다.


01. 불평하지 않는다.

02. 잘난 척하지 않는다.

03.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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