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영화]

글 입력 2023.02.1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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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멜빈 (배우 잭 니콜슨)은 로맨스 소설을 쓰는 유명 작가다.

 

그에게 문제가 있다면, 괴팍한 성격과 극심한 강박증이 있다는 것이다. 함께 사는 이웃들에게 독설을 뱉고, 괴팍하게 군다. 영화에서 그가 처음 등장할 때, 멜빈은 이웃 ‘사이먼’의 반려견을 가두고 괴롭힌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초반부에서 보여지는 멜빈의 괴팍한 성격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지날수록 관객은 실제 타인을 이해하듯, 멜빈을 이해하고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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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이 있는 멜빈의 일상은 언제나 피곤해보인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식당에 가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그리고 늘 가지고 다니는 플라스틱 식기로 식사를 한다.

 

길을 걸을 때도, 절대 보도 블록 틈을 밟지 않으려 하며, 타인과 닿지 않기 위해 애를 쓰며 걸어 다닌다. 멜빈의 괴팍한 성격에 이러한 강박증이 더해지면서, 영화 속 그의 주변인들과 관객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 초반부부터 이런 멜빈에게 친절을 베푼 유일한 사람이 있다. 바로 영화의 여주인공 ‘캐롤’이다. 캐롤은 멜빈의 단골 식당에서 유일하게 그의 주문을 받아주는 웨이트리스이다.

 

언제나 인내심 있게 멜빈의 이기적인 태도를 받아내며, 그가 식당 식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심한 말을 뱉어도 다른 사람들처럼 멜빈을 비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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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이 강박증이 있듯,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결핍된 부분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밝아보이는 캐롤도 마찬가지다. 캐롤에겐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 아들이 있다. 캐롤은 아들의 의료비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으며, 제대로 된 의사를 찾지 못한 탓에, 매일 같이 응급실로 달려가야 했다.

 

캐롤은 자신의 삶을 뒷전으로 미루고 고된 일상을 살고 있다. 이렇게 지친 캐롤에게 멜빈이 다가가면서 새로운 변화가 생기게 된다. 멜빈이 캐롤에게 도움을 준 것이다. 멜빈은 캐롤의 아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를 소개시켜주고 의료비를 충당해준다.

 

처음엔 그저 캐롤이 다시 식당에 나와 자신의 음식 주문을 받아줬으면 해서 그랬던 것이지만, 이 사건은 멜빈과 캐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

 

누구보다 남에게 무관심하고 이기적으로 보였던 멜빈. 그런 그가 서툴지만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면서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위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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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멜빈과 캐롤의 관계도 매력적이지만, 멜빈과 ‘사이먼’의 관계도 꽤나 재미있다.

 

영화 첫 장면부터 그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정도로 둘은 사이가 매우 안 좋은 이웃 관계였다. 하지만 냉혈안 같던 멜빈이 ‘사이먼’의 반려견 '버델'을 극진히 돌보는 모습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멜빈에게 따뜻한 면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버델’을 계기로 멜빈과 사이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멜빈이 ‘버델’을 돌보면서, 멜빈과 ‘사이먼’ 사이에 “대화”가 오고 가게 된다.

 

멜빈과 사이먼은 항상 서로에게 모욕적인 말을 뱉느라 바빴지만, 둘은 강아지 ‘버델’에 대하여, 멜빈이 짝사랑하는 ‘캐롤’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고, 멜빈은 나중에 사이먼을 자신의 집에서 지낼 수 있게까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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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영화가 있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엔딩부에서 멜빈이 캐롤에게 ‘당신과 함께하면 마음이 편안해’라고 말했듯, 영화는 우리가 함께하고 더불어 사는 삶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영화의 제목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처럼 말이다. 멜빈에겐 강박증으로 여러개의 잠금장치를 걸어 잠구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캐롤을 사랑하면서 문을 잠구는 걸 깜박한다. 캐롤은 아들을 집에 두고 멜빈과 함께 집 밖으로 나가, 자신의 사랑을 찾는다. 사이먼은 멜빈과 함께 살면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수많은 고전 영화에서 연대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현대 영화에서도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연대하는 영화를 보다보면, 고독하고 결핍된 주인공이 서서히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타인과 함께 하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김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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