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국내 대중음악에서 찾아본 남미 음악 [음악]

글 입력 2022.12.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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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쯤인가, 처음으로 재즈 공연을 준비했던 적이 있었다.

 

이전까지 록 밴드의 키보드 포지션으로 수많은 공연을 해오며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재즈 세션의 피아노 연주자로서는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준비 과정을 거쳤다. 무엇보다, 낯선 리듬을 하루아침에 몸에 익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장르는 바로 ‘보사노바(Bossa Nova)’.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브라질의 삼바와 재즈가 합쳐진, 뉴웨이브를 포르투갈어로 표현한 단어이자 장르명이다.

 

삼바가 브라질 국민들의 영혼과 열정을 담은 음악이라면, 보사노바는 잔잔한 무드와 절제된 멜로디를 통해 브라질 국민들의 품격을 담으며 세련미를 강조하던 음악이다.

 

 

Carlos Jobim 'The Girl form Ipanema'

 

 

재즈 공연을 준비할 당시 연습했던 곡은 카를로스 조빔의 ‘The Girl from Ipanema’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곡이 세계 대중음악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음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어딘가에서 보사노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카를로스 조빔과 이 곡에 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했고, 이 곡은 비틀즈의 ‘Yesterday’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녹음된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보사노바가 한때는 세계적 열풍을 이끈 주요 장르였다는 것은 확실하다. 당시 타국의 새로운 장르에게는 각박했던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5위를 기록한 것이 그 증거이다.

 

하지만 국내 대중음악사에서는 보사노바의 세계적 유행을 체감할 수 없었다.

 

 

이소라 '청혼'

 

 

아마도 96년 발매된 이소라의 ‘청혼’이 국내에서 가장 히트한 보사노바 곡일 것이다. 하지만 이외에는 그렇다 할 보사노바의 히트를 찾아볼 수 없다.

 

아무래도 다채로운 멜로디로 감정을 끌어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국내 대중음악에 비해, 절제가 중요시되어 잔잔한 흐름으로 이어 나가는 보사노바의 정서가 우리에게는 맞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의 정서와 비슷한 점이 많은 남미의 장르를 소개해볼까 한다.

 

때로는 정열적이고 때로는 한없이 애절한, 아르헨티나의 ‘탱고(Tango)’이다. 탱고 또한 보사노바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리듬이 있는데, 강렬한 싱코페이션이 우리 마음속의 무언가를 표출하게 만든다. 또한, 탱고에서 사용하는 아코디언과 유사한 악기인 반도네온의 음색은 우리 기억 속의 무언가를 그려내게 만든다.

 

그렇게 탱고는 특정 리듬과 특정 악기의 음색만으로도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장르이다.

 

 

Astor Piazzolla 'Libertango'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탱고 음악 중 하나이다.

 

 

이렇게 매력이 넘치는 장르인 탱고도 사실은 국내에서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탱고 자체가 아직 국내에서는 비주류 장르일뿐더러, 까다로운 편곡이 필요하고 전문 연주자 또한 드물어 탱고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티스트에게 큰 부담일 수 있다.


국내의 탱고 음악 중, 과거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가요제 특집 당시 정형돈과 정재형이 함께 했던 곡인 ‘순정마초’를 즐겨 듣는 편이다.

 

다른 탱고 풍의 음악들은 곡의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을 위해 탱고의 리듬 또는 악기의 음색을 차용한 느낌이라면, 이 곡은 정통 탱고의 진수를 보여주며 비록 경연곡임에도 국내 대중음악사에 큰 의의를 남긴 곡이라고 생각한다.

 

 

파리돼지앵(정형돈, 정재형) '순정마초'

 

 

사실 다른 나라에서 효시가 되어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음악 장르가 국내에서 주류 장르가 되어 인기를 끄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인 ‘국악’마저도 국내 대중음악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지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렇게 남미의 음악을 한 번 되새겨 본 것은, 이러한 특징이 뚜렷한 장르들이 국내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갖고 있는 개성과 조화를 이루면 또 다른 다채로움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고, 최근에는 이러한 시도들이 K-POP에서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두 곡은 각각 보사노바와 탱고의 색채를 입힌 K-POP 곡으로, 앞서 언급한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과 함께 마무리하고자 한다.

 

 

트와이스 'Alcohol-Free'

 

여자친구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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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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