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도 실수하고 싶은 건 아니야 [사람]

글 입력 2024.04.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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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과일 이름 짓기. 

체리 이름은 '정신들 체리 세요'이다.

 

 

덤벙대다; 침착하지 못하고 들떠서 자꾸 서두르거나 함부로 덤비다.


어리바리;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


‘덤벙대다’, ‘어리바리’, ‘일머리가 없는’ 등의 단어를 떠올리면, 주변에 생각나는 사람들이 적어도 한 명씩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사람들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올 것이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사람들을 떠올리면, 안쓰러우면서도 주눅 들지 않게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답답한 면이 없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동병상련의 느낌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글을 쓰기 위해 ‘덤벙대다’와 ‘어리바리’의 사전적 정의를 처음으로 찾아봤는데, 단어가 주는 느낌만 알 때보다 훨씬 나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 놀라기도 했다.


단어의 뜻만 보면, ‘덤벙대다’는 차분하지 못해 생기는 상황이고, ‘어리바리’는 차분한 것을 넘어 기운이 없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두 단어의 의미가 반대인 것 같아 보이지만, 이 두 단어의 교집합은 결국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정신없는’ 사람들을 대변해 우리가 정신없이 생활하는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실제로 정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내는 것, 그리고 멀리 내다보지 못한 채 생각이 짧은 것. 이 두 가지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나는 정말 정신이 없다. 어렸을 적에는 지금보다 훨씬 너무 덤벙대고, 어리바리한 나에게 어머니께서 “너는 학교 갔다가 집에 오는 길 안 까먹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라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이러한 ‘정신없음’으로 인해 평소 착각하거나, 실수할 때가 종종 있는 편이다. 예를 들면,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만 치르기로 한 과목을 나는 중간고사도 치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시험 2주 전에 동기들에게 “그 과목은 정말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말했을 때 동기들이 중간고사 치르지도 않는 과목을 왜 공부하고 있냐는 말을 듣고 나서야 기말고사만 치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신문사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 질문과 꼬리 질문까지 1시간이 넘게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 녹음 버튼을 정지하려고 한 순간, 녹음이 1분도 되어 있지 않은 파일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녹음 버튼을 실수로 눌러 녹음이 멈췄던 것 같다. 정말 잘하고 싶었던 인터뷰였기도 했고, 이미 인터뷰가 다 끝난 상태에서 이 상황을 알게 되니 정말 식은땀이 줄줄 났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해야만 했고, 다시 인터뷰를 하자고 하는 것은 정말 실례였다.


결국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인터뷰 답변을 내 목소리로 다시 녹음하는 것이었고, 인터뷰이에게 답변을 듣는 동안 집중하기도 했기에 기사에 인터뷰 답변을 채울 수 있었다. 인터뷰 장소를 벗어나자마자 노트북을 켜고 내가 기억하는 모든 내용을 타이핑했다.


이제 웬만한 실수에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 자책하는 시간을 조금 가진 후에 내가 해결해야만 하는 실수는 최대한 빨리 해결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해결이 되는 문제라면 그나마 안심이 된다. 그리고 나의 정신없음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덜 비춰진다는 생각도 든다.


웬만한 실수에 잘 놀라지 않는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정말 하루에 한 번씩 연달아 실수하는 나에게 화가 날 정도였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에는 실수하고 싶지 않아 긴장하는데도 결국 실수하게 되고, 그 일이 적응됐을 때는 적응됐기에 방심하다가 실수가 나온다. 결국 나의 정신없음, 나의 실수는 언제 등장할지 예상할 수 없다.


이제 대학교에서 누군가의 후배보다는 선배라고 소개받는 일이 더 많은 내가 사람들에게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실수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게 내 마음대로 조절되는 것이었다면 진즉에 고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는 실수를 하지 말자고 하는 다짐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반복되는 실수만큼은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문제는 항상 새로운 실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한 직장에 있는 신입사원과 부장 모두 실수를 한다. 신입사원이 하는 실수는 부장의 눈에 보일지라도, 부장이 하는 실수는 신입사원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결국 실수 하지 않는 방법은 없다. 그 실수를 빨리 해결하려고 노력하거나, 다음엔 같은 실수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 훌훌 털어버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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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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