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래로의 시간여행 - 미래도시

글 입력 2022.12.1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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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도시>


 

2022.12.03 구리아트홀에서 고래야의 <미래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미래도시>는 미래를 주제로 한 SF 애니메이션과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합친 종합예술공연이다.

 

SF 애니메이션과 밴드의 라이브 공연이라는 조합은 꽤 신선했다. 독특한 작화와 강렬한 연출의 애니메이션, 그리고 동서양 악기가 모인 밴드 연주는 신선함의 연속이었다.

 

고래야는 장구, 거문고, 대금, 기타, 드럼, 신디사이저, 보컬로 생소한 조합의 밴드다.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온 전통악기로 '미래'라는 주제를 표현한다는 점이 역설적이었으며, 또 의외로 잘 어울렸다.


무대연출도 눈에 띄었다. 고래야의 멤버들은 모두 하얀색의 우주복을 입고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목에 전등을 걸고 있는데 공연 중간중간 색이 바뀌며 영상 내용이나 밴드연주와 상호작용을 했다. 무대 조명도 애니메이션이나 밴드연주와 상호작용하며 전체적으로 볼거리가 매우 많았다.

 

 

  

고향의 상실


 

사실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는 평범하고 현실적이었다. 아주 먼 미래, 인간이 황폐해진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다. 누구나 생각해봤을법한 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점이 공연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머릿속에만 있던 평범한 상상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상상만 하는 것과 이입하여 실감하는 건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지구가 황폐해진 미래는 혼란스럽고, 불확실했다. 모두가 불안감을 품고 살고 있으며 새로운 행성의 개척은 희망일 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을 품고 있다. 고도로 발전한 과학은 마법과 다를 게 없으며 인류에게 팔요한 건 시간 혹은 약간의 행운이다. 결국 인류는 해낼 것이고 새로운 행성에 정착할 것이다.

 

하지만 희망차게 새로운 행성을 향해 떠나는 우주선을 보면서도 그조차 결국 배드엔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살아남기만 한다고 해피엔딩은 아닌 것이다.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날 지배하던 미묘한 찝찝함이 그 이유였는데, 그 정체는 바로 상실감이었다.

 

'고향의 상실'

 

내 고향은 어디일까? 내가 사는 도시로 범위를 좁혔을 때, 내 안식처는 나의 집이다. 범위를 국가로 넓히면 나의 고향은 부천이다. 범위를 세계로 넓힌다면 대한민국이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다. 그렇다면 범위를 우주로 넓힌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가 나의 고향,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되는것이다. 멀리보고 크게 보면 지구는 틀림없이 나의 고향이다.

 

우리가 지구를 '안'으로 인식하기에 지구는 너무 크다. 우주를 '밖'으로 인식하기에 우주는 미지의 세계일 뿐이다.

 

하지만 <미래도시>에서 지구가 파괴되는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지구가 파괴되는 장면에서 강렬한 고향의 상실을 느끼다니, 잠깐 내가 우주인이 된 걸까. 아니면 작은 것들에 가려져 못 봤을 뿐 지구가 내 고향인 걸까.

 

지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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