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 방문하면 더욱 즐거운 전시회 -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글 입력 2022.0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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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히는 스마트 폰, 건강상태와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시계, 가상공간에 만든 또 다른 나, 손짓 한 번에 해결되는 일들, 인간보다 더 똑똑한 존재……. 과거에는 상상일 뿐이었던 마법 같은 일들이 21세기에는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과학기술로 실현되는 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것, 전통, 옛 사람들의 상상, 구전설화에 마음이 흔들린다. 도깨비, 요괴, 마법, 요술, 신화 같은 것들에 말이다. 현대의 과학기술로 보면 이러한 것들은 막연한 기원과 믿음에서 비롯된 인문학적 상상일 뿐인데 이상하게 귀가 솔깃해진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변하더라도 인간은 과거와 끈끈히 이어져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미래를 만들어내는 와중에도 과거의 것들을 현대에 다양한 방식으로 되살리는 일이 여전히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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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전시는 이렇듯 과거의 전통을 현대의 기술과 접목하여 생명을 불어넣은 전시이다. ‘한국의 설화, 기담 속 다양한 귀신과 상상 속 동식물들을 만나보는 신비한 미디어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꾸려져있다.

 

해당 전시회는 총 12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있다.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시공간의 초월, 달토끼, 그림자 이야기, 우리마을 소원의 나무,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 도깨비 불을 만나다, 꿈의 도서관/소환의 서, 기(분신), 무시무시 기담,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 나만의 수호신/귀신 그리기.

 

*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전시회는 우선 사진을 찍기 좋은 전시회이다. 전시회에 가는 목적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성찰과 깨달음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고, 가족들과 함께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전시회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 찍기 좋은 전시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즐겁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된다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12개의 다른 테마로 꾸며진 12개의 다채로운 공간은 사진을 찍기 좋은, 충분히 즐거운 공간이다.


빨간 조명과 그림자로 힙(hip)하게 꾸며진 공간, 맥놀이 현상이라 불리는 에밀레종소리로 먹먹히 울리는 하얗고 기다란 회랑, 어두운 커튼을 지나 보이는 눈부시게 쏟아지는 계수나무 관, 푸르게 빛나는 도깨비불이 전시된 공간, 몸이 들썩이는 노래가 나오며 으스스하게 꾸며진 <무시무시 클럽>, 귀엽게 그려진 수많은 한국전통의 요괴들이 사방에 비춰지는 알록달록한 공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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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구, 연인, 누군가와 함께 방문해 전시관을 누비며 즐겁게 사진을 찍어보기를 권한다.

 

*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다가 아니다.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로 분류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할 거리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 우선 입장 시 발급되는 바코드로 5가지 활동을 참여해볼 수 있다. 목록은 아래와 같다.


방성도 키오스크에서 나만의 별자리를 만나보세요.(전시관6), 전면 센서에 손을 인식하여 소원을 들어줄 나의 도깨비불을 만나보세요.(전시관7), 키오스크를 활용하여 나의 에너지를 만나보세요.(전시관9),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원하는 가택신과 AR사진을 찍어보세요.(전시관11), 직접 그린 나만의 수호신을 미디어 아트로 완성 해봐요.(전시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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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시회에서 직접 제작한 AR앱을 다운받아 숨겨진 도감을 찾아내는 활동도 있다.

 

‘숨겨진 신’ 도감 12개, 혹은 16개를 찾으면 전시가 끝난 후 스태프가 선물을 제공한다. 어린 여자아이 한 명이 신나서 부모님의 손을 붙잡고 숨겨진 도감을 찾으러 다니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보물찾기하듯 도감을 모으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하다.


혼자오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오는 것을 추천한다. 직접 활동을 해보고, 같이 온 사람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걸 비교해보고, 사진도 찍어주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시회의 주제 자체도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소개되어있는 한국의 수많은 상상의 괴물들을 보다보면,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이렇게나 풍성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중에 이 신비로운 동물들로 일러스트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소재로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이트가 될 수 있는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영어로도 잘 번역되어 있어서 외국인 친구와 방문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진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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