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울 한복판에 들개가 나타났다고? [동물]

늑대와 개 사이, 야생 유기견
글 입력 2021.12.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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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재학 중인 학교 내 캠퍼스 고양이 인스타그램에 한 게시글이 업로드 되었다. 캠퍼스에 들개가 출몰해 고양이 두 마리가 다쳤고, 다친 두 고양이를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내가 잘못 읽은 건 아닌지 몇 번을 곱씹어 다시 보았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 그것도 대학 캠퍼스 안에서 들개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와 닿지 않았다.

 

산에 야생동물이 산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무래도 날씨가 추워지며 먹을 것이 떨어져, 사람이 있는 곳까지 내려온 것 같았다.

 

소식을 듣고 들개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반, 도대체 들개들이 어디서 온 건지 호기심이 반이었다.

 

 

 

늑대와 개 사이, 들개가 된 유기견들


 

실제로 들개는 최근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들개의 포획 현황을 보면 2015년 32마리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115마리, 2017년에는 153마리로 급증하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자료에 따른다.)

 

들개의 대부분은 야생화된 유기견이다. 사람에게 버려진 개들이 산에서 무리를 짓고, 살아남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며 길고양이를 공격하거나 농가의 가축을 잡아먹는 것이다.

 

실제 들개들은 5마리 이상 떼 지어 돌아다니며 사람, 혹은 다른 동물을 위협하며 출몰 지역 또한 산 외 주거시설, 상가, 공원, 학교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들개로 추정되는 개들은 사모예드, 풍산개, 그 외 중형견 등으로 과거 반려견으로 사람에게 길러졌으나 버려져 들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들개 문제에 대한 첫 번째 해결책은 들개를 포획하는 방법이다. 가장 쉽고 간편하다. 그러나 문제는 출몰하는 들개의 대부분이 ‘야생화된 유기견’이라는 점에 있다. 야생 유기견은 반려견과 야생동물의 경계에 있다. 위해 우려가 있는 맹수, 야생동물로 명확히 분류되어 있지 않기에 누군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유기견으로 본다.

 

이 때문에 들개는 동물 보호법에 따라 포획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야생동물 포획보다 훨씬 어렵다. 다만 단순히 출몰한 들개를 포획하는 것은 매우 1차적인 해결방안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야생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등록제와 중성화사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반려동물을 함부로 떠나지 않는 것이다. 아낌없이 사랑하기 위해 가족으로 맞은 아이를 동물이 아프다고, 너무 늙었다고, 더 이상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책임감 없이 유기하는 일이 이어져서는 안된다.

 

매 해 발생하는 유기 동물이 약 13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2016년 약 8만마리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에 들어서는 13만 마리에 이르렀다. 이 많은 동물들 중 일부는 산에 가 들개가 되고, 일부는 보호소에 가 운 좋게 새로운 가족을 만나거나 안락사 되고, 또 일부는 길에서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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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짧은 생각


 

나 또한 반려묘와 함께 사는지라 유독 유기동물 이슈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못난 짓을 해도 마냥 예쁜 아이들을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다 떠나서 어떻게 본인이 데려온 아이를 쉽게 버릴 수 있을까, 일말의 책임감과 윤리의식이 결여된 행동에 치가 떨리기도 한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유기동물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2020년부터 유기동물 단체에 후원을 하고, 2021년 올해부터는 유기견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서 유기동물 문제에 눈물만 흘리기 보다는 뭐라도 직접 참여하는게 나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아 시작한 일들이다.

 

봉사 사진을 보고 지인들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며 자신도 참여하고 싶다고 관련 정보를 묻고는 한다. 그럴 때 괜히 뿌듯함을 느낀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영향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기동물 문제가 단순히 사람들의 감정 팔이, 잠깐의 일회성 눈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움직임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다. 본 글이 당신에게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주고, 작은 실천의 계기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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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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