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예능]

글 입력 2021.12.2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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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날씨에 맞춰 옷을 껴입고 숨결에서 불어나오는 하얀 입김을 바라보는 오늘의 일상. 오늘 소개할 TV 프로그램은 그런 우리의 일상 아래 감춰진 수많은 희생을 되짚어보는 계기를 전달해준다. 상처로 얼룩진 과거의 희생이 만들어낸 오늘의 평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지난 과오를 잊은 자에게 발전이란 없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 뒤에 숨겨진 수많은 상처를 기억하는 일은 고스란히 피해자들의 몫이다. 그런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사회에 알리고 함께 보듬는 소중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그들의 아픔을 건져 다시금 모두에게 전해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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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으로 해석하는 ‘나’의 이야기 - 어느 날, 그 사건, 그 장면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그 날, 그 사건으로부터 한 사람의 소시민으로서 ‘내’가 느낀 바를, 온전히 ‘나’의 시점에서 주관적으로 전달한다.


배워서 ‘너’ 주는, 3人 3色 이야기 - ‘너’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 친구, 배우자, 동료...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한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기획 의도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기억하지 못했던 그 날의 이야기를 그날의 ‘나’와의 이야기로 전달한다. 기존의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시사/교양 프로그램과는 달리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며 우리 일상과 그날을 자연스럽게 접목한다.

 

일상적이고, 주관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기에 이야기가 주는 충격은 배로 커진다. 큰 계기가 없으면 잘 찾지 않게 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임에도 꼬꼬무를 계속 찾게 되는 이유는 이것이다. 이야기(대화)를 통해 우리를 그날의 사건 현장으로 끌고 간다는 것.


흔한 역사 저널, 시사/교양 프로그램과는 달리 단순한 지식 전달에 초점을 두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이야기의 주제를 합체해서 그 거리감을 확 좁혀 온다. 이는 이야기 프로가 지닌 특징을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대화 현장의 생동감과 일종의 ‘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청자는 대화 현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눈 앞에 펼쳐지는 끔찍한 참상을 바라보게 되고, 일종의 부채 의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비참한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살아왔다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그들만의 것으로 남아버린 아픔을 모두의 것으로 확장하는 프로그램의 효과는 상당하다.

 

주변 지인들과 얘기를 나눠봐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내 지인이 비슷한 일을 겪었다더라” 등 몰랐던 사건을 알게 됐다는 놀라움 또한 엄청났지만, 주변에서 일어난 비슷한 참상을 서로 나누게 되면서 사회의 이면에 가려져 알지 못했던 개인의 상처를 집단적으로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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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상처를 우리, 모두의 것으로 확장해갈 때에 나오는 위로의 에너지는 엄청나다.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라는 피해자들의 말처럼 누군가 나의 아픔을 기억해주고 함께 아파해준다는 사실은 큰 위로와 연대감을 전해준다.

 

꼬꼬무를 통해 그날의 이야기를 접하며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면서 마치 그 순간에 내가 함께했던 것만 같은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또, 꼬꼬무는 주로 사회적인 폭력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 수많은 희생들을 다시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

 

소수의 아픔, 약자의 고통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되짚고 가야 할 과거의 잔재를 생각하게 만든다.

 

 

 

추천 회차


 

1.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의 이야기 정규시즌, 1회. - 1987 인간 청소

 

 

 

 

1980년대 초 부산, 리어카 행사의 아들 정연웅(12) 군이 실종된다. 비슷한 시기 계속해서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저는 4년 7개월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정연웅 씨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그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학대, 성폭력, 살인적인 노동까지. 과연 그곳은 어디길래, 왜 그런 일을 벌인 걸까.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과 정부. 사건의 끝은 어디일까?

 

 

2.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시즌 2, 20회 - 강요된 침묵, 그리고 비밀수기 : 대한민국 의문사 1호

 

 

 

 

1973년 10월, 최종선(27) 씨가 서울 세브란스 병원 정신병동에 직접 찾아온다. 이유는 자신을 동료로부터 지켜달라는 것.

 

그가 병원에서 2주간 써낸 것은 그 간의 참상이 담긴 98페이지의 수기였다.

 

중앙정보부의 엘리트 요원이었던 그가 자신의 동료로부터 위협을 받는 이유가 그 수기에 담겨 있다.

 

자신의 형이자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최종길 교수의 의문사. 나라라는 이름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한 그 진상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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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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