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NEXT LEVEL: 버추얼 인플루언서 [문화 전반]

메타버스 속 인간의 친구
글 입력 2021.11.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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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HI TO VIRTUAL HUMAN



버추얼 인플루언서란 인공지능(AI)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합쳐 만든 가상 인간 광고모델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다. 현실세계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 속에서 새로운 인간체가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버추얼 휴먼', '가상인간', '메타인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존 캐릭터 산업과 달리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처럼 SNS를 운영하거나, 여러 다른 브랜드를 동시에 광고하기도 한다. 심지어 SNS로 팬들과 실시간 소통을 하기도 한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았을 때, 실제 인간과 별다른 차이점도 없다. 춤을 추거나 웃는 얼굴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다. 국내외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떠오르며, 그들은 단숨에 광고업계 블루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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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대중에게 친숙한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1998년에는 이미 버추얼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는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기술 비용 충당 문제와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한다는 문제로 대중에게 곧 외면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아담과 다르다.

 

첫째, 발전된 첨단 3D 모델링 기술로 정교하게 외양을 구현했다. 피부, 뼈, 신경망까지 모든 근육을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작업을 거친다. 둘째, 딥러닝을 이용한 인공지능(AI) 기술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스스로 예측과 학습이 가능하다. 셋째, 디테일한 설정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에게 세세한 직업, 나이, 성격, 취미까지 부여하면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듯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불쾌한 골짜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NEXT LEVEL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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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사이버 가수 아담

 


  

VIRTUAL HUMAN CAN DO EVERYTHING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광고 업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리스크가 적다.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 홍보 효과만큼 해당 연예인의 평판 논란이 불거질 위험도 있다. 최근 인기 연예인의 과거 학교폭력, 음주운전, 사생활 논란이 잇따르면서 리스크가 없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둘째, 이들은 가상인간이므로 모델 컨디션과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 코로나19 방역이 철저해야하는 만큼 광고 촬영 현장에는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인기 연예인일수록 스케줄을 맞추기도 어렵다. 하지만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기업이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에서 자유롭게 마케팅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이들은 어떤 노래, 춤, 스포츠에도 자연스러운 움직임까지 구현가능하니 불가능이란 없는 존재이다. 초기 제작비용이 들더라도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롱런 모델을 원하는 기업 입장에선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하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가치는 더욱 올라갈 예정이다.

 

 

 

VIRTUAL HUMANS ARE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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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두 인스타그램

 

 

① 슈두 (@shudu.gram)

 

슈두(SHUDU)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원조이다. 2017년부터 활동한 그녀는 실제 런웨이 모델을 방불케하는 피지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슈두는 영국의 사진작가 캐머런 제임스 윌슨이 만들었다. 세계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이자, 흑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최근에는 삼성 Z Flip의 모델로 발탁되면서 국내에 얼굴을 알렸으며, 9월에는 동료 버추얼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엘르 화보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슈두는 자신의 몸이 실재하지 않아 좋은 점으로 "의상과 헤어를 수월하게 바꿀 수 있고, 남다른 유연성이 필요한 포즈도 거뜬히 할 수 있다"며 유쾌한 답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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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모델 로지

 

 

② 로지 (@rozy.gram)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를 얻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로지(ROZY)'이다.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에서 작년 8월에 처음 만들어진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로지는 '신한라이프'의 TV 광고로 처음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신한라이프는 가상인간 로지를 통하여 '새로움'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후 로지는 쉐보레, 반얀트리, 질바일질스튜어트 등 다방면에서 모델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로지는 매력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춤 실력까지 가지고 있어 많은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에만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며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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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③ 릴 미켈라 (@lilmiquela)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버추얼 인플루언스는 '릴 미켈라(Lil Miquela)'이다. 릴 미켈라는 작년에만 130억 원의 수입을 거둔 브라질계 19살 미국 가수이다. 여러 음악 앨범을 발매했을 뿐만 아니라, 샤넬, 프라다, 디올 등 각종 명품 브랜드의 모델도 되었다. 스타트업 기업 '브러드(BRUD)'에서 태어난 릴은 광고와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잡지 모델로도 활동한다. 인스타그램에서만 3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어, 광고성 게시글을 한 번 올릴 때에도 약 950만원을 받는다.

 

이미 2018년에는 타임지가 그녀의 영향력을 인정해 방탄소년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선정했다. 올해 5월이는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을 맺어 영화와 TV 프로그램까지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OUT OF MORAL SYNC, VIRTUAL HUMAN


 

① 인간과 동등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상인간

 

한편으로 가상인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가상인간의 특성상 실제 인간과 달리 제품과 서비스의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소비자가 오해의 소지를 갖거나, 기업의 과대 광고를 할 우려도 놓칠 수 없다. 같은 광고라도 가상인간은 실제 인간보다 과장된 몸짓과 표정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의 광고표준위원회(ASCI)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7월에 세계최초로 가상인간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에 들어섰다.

 

기업은 가상인간을 기용한 광고를 송출할 때, 소비자에게 모델이 살아있는 인간이 아님을 확실히 밝혀야한다. 광고에서 해당 지침을 따르지 않을시, 광고를 철회할 권리까지 인정했다. 이와 같은 인도의 규제는 가상인간의 마케팅과 실제 인간의 마케팅을 동등하게 인정한 첫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겉으로 보기에 인간과 매우 유사하며 구분이 어렵다. 게다가 그 영향력도 실제 인간과 버금가게 될 것이다. 이들이 광고에 부적절하게 쓰이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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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인스타그램

 

 

② 고정관념의 재생산

 

핫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의문점이 생긴다. 왜 이들은 모두 어리고 날씬한 여성일까? 남성 가상인간 모델도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업계와 대중이 주목하는 모델은 모두 어리고 날씬한 여성모델이다. 일각에서는 패션, 뷰티, 리빙 등 다방면에서 여성 모델이 활용하기 좋다고 대답한다. 실제로도 이러한 산업이 여성에게 소구력이 높다. 그러나 신기술을 통하여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만연해지고, 인간사회의 고정관념을 재생산되는 것을 우려해야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가장 핫한 가상인간 로지를 향한 뉴스기사의 헤드라인은 자극적이다.

   

실존하지 않는 가상인간이라하더라도, 딥페이크 범죄와 성적 대상화 광고를 지적하는 현 시대에서 당연히 경계해야할 사안이다. 이희은 조선대 교수는 "인간의 성적 이미지나 가치가 기술에 그대로 구현되고,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며 지적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성 상품화와 성적 고정관념 재생산에 일조하지 않도록, 꾸준한 논의와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다양한 연령, 성별, 인종, 외모적 특성, 성격을 가진 가상인간들이 더욱 다채롭고 독특한 광고 세계의 NEXT LEVEL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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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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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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