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함께 읽어요!' 책 읽는 유튜버, 북튜버의 인기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7.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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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플랫폼에서 책을 소재로 방송하는 유튜버, 일명 북 크리에이터, 줄여서 북튜버(Book + YouTuber 의 합성어)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외국에서는 북튜버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외국에서는 유튜브 채널 '어북유토피아(abookutopia)'는 (2021년 7월 13일 기준) 34.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폴란드바바나즈북스(PolandbananasBOOKS)'는 (2021년 7월 13일 기준) 41.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또한 팟캐스트를 벗어나 SNS를 중심으로 '책 읽어주는 남자', '책 속의 한 줄' 등 큐레이션 콘텐츠가 인기를 끌다가 몇 년 사이 유튜브 플랫폼 등으로도 그 인기가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북튜버 채널로는, 'MKTV 김미경TV'(이하 김미경TV), '겨울서점 Winter Bookstore'(이하 겨울서점), '책읽기좋은날', '책한민국' 등이 있다.

 

북튜버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북튜버가 추천하는 도서들이 베스트셀러 차트 역주행을 하는 등의 기록을 세워 국내 출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판 업계에서는 '유튜버셀러'(유튜브 + 베스트셀러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렇다면 이들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북튜브 '겨울서점'과 '김미경TV'의 사례를 살펴 보자.

 

 

 

'따뜻한 다락방'과 '친근한 서재'의 콘셉트 : 유튜브 '겨울서점'


 

국내 대표적인 북튜버 중 하나인 '겨울서점'은 '김겨울'이 운영하는 채널로서, 2017년 1월 채널을 개설하여 (2021년 7월 13일 기준) 현재는 유튜브 구독자 19.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이다. 자칭 15년차 '책 덕후'인 김겨울씨는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지역 라디오 방송국 DJ와 싱어송라이터 경력이 있다. 또한 현재에도 MBC에서 진행하는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라디오 방송 진행을 하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며 2018년엔 독서의 매력을 소개한 책 <독서의 기쁨>(김겨울 저)를 펴냈고, 2019년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김겨울 저)를 펴내 북튜버로서의 일상과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그녀는 주로 오랫동안 대중에게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나 신간 도서들을 소개한다. 책 소개와 분석, 한줄 평과 같은 영상과 더불어 '읽지 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나 '알라딘(온라인 도서 판매 플랫폼) 굿즈 리뷰'와 같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진행한다. 분류하자면 책 소개, 리뷰, 낭독 등과 같이 책에 대한 내용을 다룬 콘텐츠와 택배 언박싱(구매한 상품의 상자를 개봉하는 과정을 담은 콘텐츠), 하울(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 전자책 리뷰 등과 관련된 콘텐츠로 나뉜다. 그 외에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브이로그, 북 토크 등이 있으며,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중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겨울 라디오'를 진행한다.

 

'겨울서점'의 구독자가 유입되는 주요한 콘텐츠는 조회 수 1위와 2위인 '내 말을 상대방의 귀에 꽂는 발음 팁'과 '20년차 책 덕후의 독서 루틴? 겨울서점 주인장이 책 읽는 법'이다. '독서 루틴' 콘텐츠는 책을 읽을 때 사용되는 독서대를 쓰는 방법이나 차를 마실 때 사용되는 소품, 책의 원하는 부분에 표시를 하는 북다트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반면 조회 수가 주로 낮은 영상은 대체로 도서 낭독 영상들이다.

 

'따뜻한 다락방'과 친근한 서재'가 주요 콘셉트라고 밝힌 이 채널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하게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콘텐츠를 진행하며 김겨울 본인의 다독 경험에 비추어 독서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어려운 책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팁 등을 전달한다. 그녀는 책과 관련된 어떤 것이든 콘텐츠로 다룬다. 예를 들어 '40분 동안 책장 정리하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독서대 리뷰', '남의 집 책장 탐방' 등이다.

 

더불어 특유의 또렷한 발성과 신뢰감을 주는 음색, 직관적인 영상 편집과 잔잔한 음향 등으로 인한 차분하고 고상한 분위기가 시청자로 하여금 자극적인 피로감이 아니라 편안함을 준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도 '겨울서점' 채널의 인기 요인 중 하나인데, 세계적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유키 쿠라모토와의 인터뷰', '국립중앙도서관의 일반인 통제구역 견학', '출판사 편집자들과의 만남', '독자들이 보낸 사연 소개'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분야를 다룬다.

 

'겨울서점'은 출판사의 요청으로 책 광고 또한 진행하기도 한다. 김겨울은 모 인터뷰에서 구독자들과의 신뢰 쌓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광고 영상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올리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책의 내용을 절대 스포일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책 리뷰가 돋보이는 유튜브 'MKTV 김미경 TV'


 

다음으로 스타강사 김미경이 운영하는 (2021년 7월 13일 기준) 구독자 138만 명의 '김미경 TV' 채널의 '북드라마 & 북토크' 콘텐츠 또한 화제성과 인기가 높다. 소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한꺼번에 진입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채널이 출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오프라 윈프리 저)를 들 수 있다. 이 책은 '김미경TV'에 소개된 직후에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하며 큰 주목을 끌었다.

 

'김미경TV'의 '북드라마 & 북토크'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인 스타강사 김미경의 인지도가 큰 몫을 한다. 또한 시청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책 내용에 대해 드라마틱하게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돋보인다. 저자를 직접 초청해 해당 도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추첨을 통해 구독자에게 도서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책에 대한 다채로운 콘텐츠와 소통의 창구 역할, '북튜버'의 인기요인


 

이렇듯 북튜버에게는 말 그대로 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콘텐츠의 소재가 된다. 책 리뷰와 낭독 등의 콘텐츠는 물론이고, 독서 팁 등에 대해서도 전달하며, 북튜버 개인의 책장을 공개하거나 책에 딸려오는 굿즈(goods) 상품을 소개하는 오락성 콘텐츠까지 다양하다.

 

즉, 이제껏 팟캐스트 플랫폼에서의 책 관련 콘텐츠가 책 리뷰와 낭독에 그쳤다면 북튜버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또한 책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오락적인 흥미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책의 핵심 내용만을 간추려 읽어주는 덕분에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기 부담스러워하는 현대인들이 접근하기에 간편하다.

 

더불어 유튜브 플랫폼의 댓글창이 책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독서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북튜브는 단순히 일방향적 콘텐츠에 머문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들과 활발한 토론이 가능한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북튜버'의 양날의 검 :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


 

북튜브가 정체된 도서 시장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북튜버가 마케팅 효과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자 국내 여러 출판사들과 서점들은 북튜버 섭외에 적극적이다. 또한 출판사 자체 내에서도 책의 리뷰를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문제점 또한 다수 존재한다.

 

첫째, 북튜버들 중 상당수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작권법 136조에 따르면, 저작재산권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 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 등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 할 수 있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책 속 짧은 문장을 읽거나, 책의 전체 내용을 스포일러 형식으로 요약하여 영상물을 제작할 경우, 저작권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작권자가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작권법 140조에 따른 영리적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권법을 침해하는 경우는 비친고죄에 해당하여 고소 없이도 죄가 될 수 있다.

 

둘째,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전락에서 오는 문제점이다. 기업에서는 다른 매체와 비교하여 비교적 저렴한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좋은 유튜브를 선호한다. 그러나 유튜버들의 책 소개를 순수한 추천의 수준을 넘어서 홍보성 광고로 활용하여 드는 것은 커다란 부작용을 초례할 수 있다. 이는 북튜버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튜버셀러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점이다. 과거에 특정 그룹들이 댓글부대로 활동하며 단기간 내에 상품에 대한 주목도를 상승시키거나 일시적으로 상품을 대량 구매하여 순위를 끌어올리는 행위가 있었다. 이러한 행위는 출판 시장의 교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작년에는 어느 북튜버가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도 휘말린 경우가 있었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광고비를 받았음에도 영상에 명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협찬 사실을 알리기를 꺼려하고, 북튜버 또한 이를 인지하여 시청자들에게 명확한 고지를 하지 않으니, 순진한 시청자들만이 이러한 책 소개 영상들을 협찬이 아니라 단순한 독서 후기로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연예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많은 대중매체가 연예인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연예인 개인의 사생활을 담은 이야기는 가장 잘 '팔린다'. 즉, '스타성'에 몰두하는 한국 사회인 것이다. 1인 미디어가 떠오르는 요즘, 대중의 스타성에 대한 관심이 연예인에서 1인 방송인에게로 그대로 옮겨져 투영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세태가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스타와 닮아가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대두된다. 스타들이 드러내는 외양적인 이미지가 기준이 되어 과한 소비를 부추기고, 그 유행에 뒤처지는 이들은 소외되는 것이다.

 

 

 

주체적이고 건강한 독서 문화를 향한 숙제들


 

운동과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 독서의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모든 일은 유튜브로부터 시작된다'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만큼,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의 일상 속에서 유튜브가 점점 크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건강하고 주체적인 독서 생활을 즐기기 위해 북튜버들의 추천에 지나치게 휘말려 맹목적인 소비를 한 건 아닌지 매번 의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북튜버들의 콘텐츠보다도, '나만의 도서 취향', '나만의 독서 습관' 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북튜버와 도서 출판-유통 기업, 그리고 구독자이자 소비자인 대중들이 건강한 독서 문화라는 지향점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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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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