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페스티벌의 뉴노멀 [공연]

글 입력 2021.05.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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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이 돌아온다


 

화면 캡처 2021-05-23 151513.jpg
출처: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홈페이지

 

 

코로나 19로 시끄러웠던 한 해, 음악 페스티벌들에는 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오프라인 개최는 사실상 불가해지면서, 국내 유명 페스티벌들의 취소가 이어졌다. 대안적인 수단으로서 온라인 스트리밍이 등장하기도 했다. 코로나 19의 위세가 대단했지만, 페스티벌을 지속하기 위한 실험은 지속하였다.

 

그러나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오랜 시간 머물고, 무대 간 관객 이동도 잦으며, 음식물 및 주류 섭취가 동반되는 페스티벌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결국, 다시 페스티벌이 개최되기 위해서는 코로나 19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페스티벌이 다시 돌아온다. 몇몇 페스티벌에서 소식을 알려왔다. 그 선두주자 중 하나로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오프라인 페스티벌 개최를 앞두고 있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도 올해 오프라인 개최 의지를 밝혔다. 관객들의 기대도 모이고 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이다.

 

물론 코로나 19의 완전한 종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 19와 공존하면서 이 예측할 수 없는 질병에 대해 더 조금 더 많은 이해가 이루어지고, 효과적인 통제 방법들이 고민된 것뿐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개최되는 페스티벌이니, 그 모습 역시 예전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페스티벌은 지금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오프라인의 대안, 혹은 연장: 페스티벌 온라인 스트리밍 권


 


 

 

영국의 세계적인 락 페스티벌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The Glastonbury Festival of Contemporary Performing Arts)은 올해 영국시각으로 2021년 5월 22일 개최를 알렸다.

 

이번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티켓 판매 역시 온라인 스트리밍 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티켓 판매가 이루어졌고, 한국에서도 5월 23일 일요일 6시부터 관람할 수 있다.

 

비슷한 시도는 국내에서도 있었다. 올해 5월 14일에서 15일 양일간 진행된 파크 뮤직 페스티벌(HIKE on PARK MUSIC FESTIVAL)이 바로 그것이다. 네이버 NOW.를 통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면 온라인 실시간 스트리밍이 아니라 사전 녹화된 공연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화면 캡처 2021-05-23 150835.jpg
출처: HIKE on PARK MUSIC FESTIVAL 홈페이지

 

 

재미있는 점은 온라인 공간에 오프라인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어떻게 최대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는 점이다. 홈페이지를 마치 페스티벌 맵처럼 꾸며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티켓 구매와 공연 관람으로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간단한 게임을 즐기거나 쇼핑을 할 수도 있었다. 나의 공간에서 함께 떠나는 페스티벌 라이프를 컨셉으로 한 만큼 스테이지가 아니라 방에서 열리는 공연을 찾아다닌다는 구성도 새로웠다.

 

곧 개최를 앞둔 뷰티풀 민트 라이프 역시 오프라인 개최를 기반으로 하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권 판매를 병행한다. 오프라인 개최를 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19 이전만큼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는 것은 힘들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 송출을 병행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티켓 가격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파크 뮤직 페스티벌의 경우 1일권이 25,000원에 판매되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경우에는 온라인 생중계 1일권이 33,000원으로, 지정 좌석 존 가격인 77,000원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인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경우 온라인 스트리밍 권의 한국 판매 가격이 약 3만원대 정도였다. 실제 이동과 티켓 구매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옵션이었던 셈이다.

 

일회적으로 송출된다는 점, 채팅을 통해 다른 관람객과 동시에 관람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구매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 다만 유튜브와 같은 무료 동영상 플랫폼이 잘 활용되고 있는 현재, 이러한 영상들을 통한 경험과 충분히 차별화가 되고 있는지는 고민해볼 문제이다. 원활한 스트리밍 환경과 안전한 방역을 위해 사전 제작된 영상을 송출하는 때도 있는데, 이 경우 소비자 관점에서 TV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경험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페스티벌, 어떻게 운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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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intpaper 홈페이지

 

 

본격적인 변화와 문제는 페스티벌의 오프라인 개최에서 시작된다. 달라진 환경에서 페스티벌이 개최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가? 이 점은 개최를 목전에 앞둔 뷰티풀 민트 페스티벌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페스티벌의 주최사인 민트페이퍼는 작년에도 오프라인 페스티벌 개최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끝내 개최되지 못한 작년의 사례를 발판 삼아 보다 정교하고 많은 준비를 통해 페스티벌이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첫 번째, 스테이지의 개수가 하나로 줄어들었다. 기존의 페스티벌에서는 복수의 스테이지에 짜인 타임테이블에 따라 관객이 기호에 맞는 공연을 찾아다니며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계속해서 관객이 움직이게 될 경우 통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방역에서도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에는 스테이지의 개수를 유지하되, 스테이지 입장 시마다 QR 체크인을 하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공연과 공연 사이, 상당히 한정된 시간에 관객들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QR 체크인을 하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또한, 하나의 스테이지로 운영되는 페스티벌은 코로나 19 이전에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경된 대안은 현재 상황에서 가져갈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티켓의 판매 방식이다. 기존에는 1일권과 2일권으로 나뉘었던 티켓을 이번에는 좌석별로 판매한다. 지정 좌석존과 지정 피크닉 존으로 나뉘고, 피크닉 존의 경우 2인석과 3인석으로 구분하여 판매함으로써 일정 공간 안에 기준 이상의 인원이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모든 좌석은 거리 두기를 준수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세 번째는 F&B의 운영이다. 페스티벌이 대중화되면서 편의 시설은 점차 중요해졌고, 실제 페스티벌들이 갖추는 시설의 수준도 점차 높아졌다. 특히 장시간 공연이 이어지는 페스티벌 특성상,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은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돗자리 존에서도 음식물 섭취가 불가하게 된다. 따라서 F&B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숙제로 남았다. 별도의 F&B 구역을 둔다면, 이곳을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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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페스티벌의 문을 열기 위한 시도는 시작되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더 나은 대안들이 나올 것이다. 이런 시도가 이어지다 보면 머지않은 시일 내에 페스티벌을 다시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페스티벌 업계는 말도 안 되게도 거의 1년간 멈춰 있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19에 대한 대책들이 점차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이 정확하게 언제 일지는 알 수 없다.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공연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시도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미래의 페스티벌을 보다 풍성하게 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의 페스티벌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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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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