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새벽의 감성을 담은 새벽공방의 음악 Part 2

글 입력 2021.02.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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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그녀는 힙합 꿈나무?!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지난 Part 1에 이어 새벽공방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새벽공방의 [달빛천사]  LiveClip

 
 
Q. 오래 기다리셨어요. 지금까지의 삶을 살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됐는지 궁금해요. 그동안의 일생을 짧게 들려주세요.
 
A. 희연 : 중학교 전까지는 뮤지션에 꿈이 있다거나 하진 않았고 지금보다 활발하고 외향적이었어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끼가 많았어요. 학예회 나가는 걸 좋아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곤 했어요. 저랑 언니가 둘 다 SS501의 팬이었는데 중 2 때 콘서트를 갔다가 멤버가 일렉 기타를 치는 모습에 반해서 언니가 일렉 기타를 샀는데 제가 그걸 가지고 놀다가 혼자 7080 같은 노래를 통기타처럼 치게 됐어요. 독학을 하다가 돈을 모아서 통기타 샀어요. 혼자서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취미가 생겼죠. 그러다 보니 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큐베이스를 시작했어요. 혼자서 해보고 희열을 느끼고 그랬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그런 생활을 유지했어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야자를 10시까지 하는데 혼자 만든 것을 듣고 있었어요. 음악을 하고 싶은 욕구와 현실 사이에 얽매여 있던 시기였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음악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학창 시절에 늘 있었어요. 음악으로 돈을 버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리고 진짜 대학을 서울로 갔어요. 서울이 기회의 땅이니까, 무조건 서울로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인 서울을 했어요. 혼자 레슨을 알아보고 작곡 레슨을 받고 통기타 동아리를 했어요. 학교에 실용음악과가 유명해서 실음과 수업을 과사무실에 전화해서 들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수업을 들었어요. 그때 만난 언니가 복수 전공이 가능하다고 해서 복전을 준비하고 시험을 3학년 때 봐서 작곡 부전공으로 공부 겸하게 됐어요. 대학생활 도중 ‘디플’이라는 프로듀서를 미디매니아라는 카페를 통해 만나서 같이 음악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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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가수와 작곡가의 꿈을 둘 다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축제에서 노래를 했는데 너무 떨려서 못하겠어서 숨기고 있다가 디플이 목소리가 좋은데 왜 안 하냐고 해서 얼떨결에 내게 됐고 그게 첫 시작이었어요. [너는 잘 지내니]라는 곡이었고 생각보가 반응이 있었어요. 나 좀 재능이 있나 보다 싶어서 몇 개를 더 냈어요. 둘이 음악을 많이 했고 음악으로 할 수 있는 건 일단 다 했어요. 그리고 여운이를 디플을 통해서 소개로 만나게 됐어요.
 
여운 : 근데 그때도 가이드 메일을 너무 안 보내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 거절당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왔어요.(웃음)
 
희연 : 그게 속도가 다른 거예요. 전 전혀 아니었어요. 보통 메일 텀이 있을 수도 있고 그때 시험기간이어서 금방 보낼 수가 없었어요.(웃음)
 
 

희연의 첫 음원 [너는 잘 지내니]
 
 
Q. [달빛천사]의 리메이크도 새벽공방의 커리어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지만 같이 수록된 [어른이]도 좋았어요. 희연 님이 쓴 곡이었고요. 지금은 흔한 단어가 됐지만 그 시기만 해도 새로운 신조어로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단어였어요. 이 곡은 어떤 생각에서 쓴 곡인가요?
 
A. 희연 : 그 곡은 그때 나이가 딱 어른이 같은 나이였어요. 항상 메모장에 어른이 아닌데 왜 자꾸 어른이 된 거지, 라는 고민이 많을 때 메모를 해놓고 이런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해놨었어요. 그러던 중 유럽여행을 가서 베를린 영화제를 갔어요. 외국어를 못하니까 한국영화를 골라서 봤는데 [우리들]이라는 영화였어요.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제일 감명 깊은 영화였고 당시의 상황도 ‘영화제에서 내가 이런 영화를 보다니’라는 감정도 있어서 인생영화라고 생각하고 한국에 와서 [어른이]를 만들 수 있게 됐어요. 하던 고민과 영화 내용이 맞아서 가사를 영화에 나오는 단어들, ‘봉숭아 물’이나 ‘공놀이’라는 부분의 표현을 가사에 적용해서 썼어요. 가사를 쓰고 나니까 어울리는 기타 반주와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전에 했던 어른이에 대한 고민과 몇 년 동안의 생각이 합쳐져서 나온 것 같아요.
 
 
Q. 은근히 다른 아티스트의 피처링을 한 이력도 꽤 있어요. 굿모닝달리의 [바빠요], Silverclub의 [나의 우주], 비글로시의 [서툰 별] 등에 참여했어요.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피처링 곡은 어떤 곡이었나요?


A. 희연 :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굿모닝달리의 [바빠요]에요. 하게 된 계기가 저희의 드럼을 도와주는 분이 굿모닝달리의 드러머시거든요. 피처링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당연히 해줘야죠,라고 했어요. 저희를 도와주시기도 하니까.(웃음) 1절을 굿모닝달리의 보컬 분이 곡을 쓰셨고 2절에 제가 나올 부분이 비어있는데 ‘희연 씨가 2절 빈 부분에 멜로디를 써주세요’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작곡까지 했어요. 이런 의뢰를 받았다는 게 처음이어서 재밌게 작업을 했고 너무 좋다고 칭찬을 해줘서 좋은 결과물도 나왔어요. 녹음도 화기애애하게 끝나서 좋은 기억이 있어요.


 
새벽공방의 [별들도 눈감은 밤] MV


 
Q. 새벽공방의 곡들 중에서 흥미로운 넘버가 있어요. 키겐 님과 함께한 [별들도 눈감은 밤]과 [별들도 눈감은 밤에]는 연결되는 곡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코리안 룰렛에서의 초기와 마무리 시기에 발표됐고요. 앨범 커버도 클림트의 ‘키스’와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로 유명한 명화를 사용했고요. 어떤 방식을 연결이 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 곡들에 숨어있는 떡밥(?)이 있나요?


A. 여운 : 큰 의미가 있으면 좋겠는데 딱히 없어요.(웃음) 팬 분들에게 반응이 좋은 노래예요. 팬클럽 이름이 새벽별인데 공연 때마다 팬 중에서 한 분을 모셔서 듀엣을 해요. 그중에서도 이 곡이 핫했던 게 랩이 있어서 그걸 재밌게 해 주신 분이 있어요. 그리고 희연이가 랩에 대한 흥미가 있어요.(웃음) 초반에 [별들도 눈감은 밤]에 있는 랩을 직접 많이 했었는데 어설프니까 재미 삼아했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잘하는 거예요. (희연 : 하하하-) ‘야, 이거 잘하면 애매하다!’라고 해서 빼버렸어요.(웃음)


 
Q. 최근엔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도 발표했어요. [첫 페이지]의 라이브 클립이 특히 엄청 예뻐서 기억에 확 남았어요. [Dear My Fantasy]의 클립도 연출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해요. 포근한 느낌이 눈으로도 느껴지고요. 캐럴 앨범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A. 여운 : 여름에 희연이가 올렸던 [Dolphin] 커버 영상이 있어요. 각자 커버도 올리고 같이도 올리는데 희연이가 갑자기 혼자 크로마키를 사용해서 춤을 춰서 만든 영상이었어요. 그게 웃기고 재밌어서 나중에 또 해보자고 하다가 이번에 라이브 클립을 해야 하는데 캐럴 앨범이 준비기간이 짧았어요. 클립을 촬영하기엔 장소 대관도 그렇고 힘들어서 자체 제작을 해서 크로마키를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두 곡다 합성해서 만들었어요.


희연 : 저희와 공연을 할 때 드럼을 하시는 분이 영상에 관심 많아서 도와주시는데 저도 영상에 관심 많아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어요. 그래서 크로마키를 하게 됐고 편집이랑 촬영도 도와주셨어요.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여운 : 그날 바로 전 날 저녁에 약간 요술봉이나 왕관이 있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바로 쿠팡으로 로켓 배송을 시켰는데 다음 날 영상 촬영 직전에 도착했어요. 그 요술봉이 오늘 봤는데 이사배 님이 요술봉을 가지고 나오는데 제 꺼랑 똑같아요.(웃음)


 
새벽공방의 [첫 페이지] LiveClip


 
Q. OST도 많이 했었고 다른 가수들의 곡 작업도 했었잖아요. 기억에 남는 새벽공방 외의 다른 작업이 있을까요? 재밌는 일이 있었다면 방출해주세요!


A. 희연 : 저는 기억에 남는 게 [Believe]에요. 진짜 힘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이사를 해야 되는데 문제가 생겨서 한 달 동안 다른 집에 가야 하는 힘든 상황이었어요. 너무 좋은 기회고 좋은 드라마에 노래도 너무 좋은데 들어보니 노래가 어려운 거예요. 저는 담백하게 부르는 스타일인데 대중적인 발라드 스타일이라 소화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있었고 상황도 어려웠어요. 곡도 하루 전에 받아서 연습할 시간도 없어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녹음실에 갔는데 떨리고 긴장되고 어렵고 그랬어요. 막상 하니까 작곡가 분들과 엔지니어 분이 만들어보자고 의욕을 내주셔서 열심히 했어요. 진짜 새벽공방 스타일로 부르던 노래가 엄청 디렉을 받아서 기성 가수처럼 디렉을 해주셨어요. 6시간 정도 녹음을 하고 갔던 기억이 나는데 저에게는 의미가 있는 게 도전적인 것이었고 보컬에 대한 발전의 계기다 돼서 힘들었지만 성장한 것 같은 노래라 기억에 남아요.


 
Q. 유튜브도 열심히 하시는 편이잖아요. 브이로그도 올리셨고요. 특히 커버 영상이 채널에 많아서 처음 새벽 공방을 알게 돼서 접속한 사람들도 볼 게 많을 것 같아요. SNS 상에서도 그렇지만 공연 활동도 엄청나게 많이 해서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있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았어요.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그리고 곧 있을 '널 위한 MUSIC‘ 공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해주세요.(웃음)


A. 여운 : 저스트 리슨에서 공연을 했는데 처음 오프라인으로 팬들이 왔어요. 우릴 보러 오다니, 했어요. 첫 단독 공연이었고 그때 게스트가 멜튼이었고.(웃음) 그때 티켓이 50분 만에 매진돼서 객석이 가득 차있는 상태였어요. 팬분들이 해준 이벤트가 있었는데 희연이가 울어서 노래를 안 하는 거예요. 저희의 단공을 처음 한 거였고 팬 분들도 팬클럽이 만들어져서 오신 공연이라 기억에 남고 당시에 그런 이벤트를 해주고 그걸 처음 겪으니까 감동적이었어요.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Q.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A. 희연 : 자주 말하는 건데 안녕하신가영 님이에요. 디플 님이랑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맘속 한편에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안녕하신가영 님의 공연을 처음 보고 혼자서 피아노 한 대로 노래를 하시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이미지도 그렇고 키도 저랑 비슷했어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안녕하신가영 님은 가사에 좀 무게를 싣는 편인데 깊이 있는 자신의 얘기를 하는 부분이 좋아요.


 
Q. 아티스트로서 희연이라는 사람이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있었으면 하나요?


A. 희연 : 그런 먼 미래까지 생각을 안 해서 어렵네요.(웃음) 가까운 미래만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두루뭉술하게 꾸는 꿈이라면 안정적인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이상적인 모습은 여유롭게 먹고사는 걱정 없이 음악만 생각하면서 지내고 싶어요. 여행을 가서도 곡을 쓰고 시골에 별장이 있는 게 그게 작업실이고. 이런 것을 꿈꾸고는 있는데 실현될 진 모르겠어요. 10년 뒤에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현실에 쫓기지 않고 음악만 생각할 수 있는 아티스트.(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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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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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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