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웃음과 삶과 죽음, 유에민쥔 : 한 시대를 웃다!

글 입력 2021.02.1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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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가가 감히 ‘한 시대’를 웃을 수 있을까?

 

차이나 아방가르드,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유에민쥔(岳敏君·Yue Minjun)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등장했다.

 

중국 역사 중 가장 암울한 시대를 견뎌야 했던 유에민쥔, 그는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태를 겪으며 자신의 웃음을 견고히 했다. 당시 예술계에서 사회에 대한 저항과 언급을 보인 예술가들은 정부의 탄압을 피해 변두리로 이동한다.

 

그 속에서 차이나 아방가르드가 탄생하는데, 당시 이데올로기가 해체된 역사적 상황과 억압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표현에 대한 자유, 중국 현대미술은 그런 것들을 표현한다.

 

 

Memory 2, Oil on Canvas 140x108cm 2000 ⓒYue Minjun 2020.jpg

Memory 2, Oil on Canvas 140x108cm 2000 ⓒYue Minjun 2020

 

 

그의 작품 속에서는 대중들을 지탱하던 것들을 무너뜨린 부패와 혼란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과 내막을 알지만 웃을 수밖에 없었던, 눈을 질끈 감고 이를 다 드러내며 웃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당시의 무기력함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을 감는 행위이다. 눈을 감는 것은 끔찍한 당대의 여러 정황들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애쓰는’ 감정을 충실히 담았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대개 아무것도 모르고 웃는 나태하고도 방관적인 태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 ‘웃음’ 안에 들어서면, 저마다 가지고 있던 무기력과 그러한 감정의 폭발인 해탈이 느껴진다.

 

유에민쥔의 작품은 복을 가져온다는 속설이 있다.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웃고 있는 작품 속 모습은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몇몇 식당, 잡화를 파는 가게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복을 가져오는 웃음’이라기엔 슬픈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 웃음 속에는 죽음과 삶이 담겨 있고, 희극과 비극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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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 바로 어제 만들어진 작품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그림이라 생각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은 되려 다양한 감정적 소비로 대중 앞에 내세워지고, 그러한 대중은 그들의 모습을 즐기며 평가한다. 해당 작품에서 우리의 시선은 바다에도, 선상에도 있지 않다. 우리는 제3의 방관자로 작품에 기록된다.

 

유에민쥔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장황히 펼치기를 지양한다. 관객이 느끼는 바가 곧 자신이 느끼는 바이며, 그들이 가진 감정을 해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게 만든 국가권력의 압박일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기쁨과 슬픔, 두려움과 불안을 더욱 깊이 스며들게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Gaze, Oil on Canvas 200x240cm 2012 ⓒYue Minjun 2020.jpg

Gaze, Oil on Canvas 200x240cm 2012 ⓒYue Minjun 2020

 

 

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해골’이라는 물체다. 해골은 이미 영혼을 상실한 대상이므로 물체라 지정했다. 이는 이른바 ‘눈 가리고 아웅’하며 웃고 있는 이들은 모두 영혼을 상실한 대상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데올로기와 본질은 함께 사라졌고, 매캐한 웃음만 남은 새빨간 그들의 모습은 때때로 거북스럽기도 하다. 스스로에 대한 경멸과 해탈, 그럼에도 눈을 가려 웃어버리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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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여러분에게 행복한 순간을

가져다주길 바랍니다

 

전시 출구에 있는 문구다.

 

비록 본인은 ‘웃을 수밖에 없어서’ 웃었지만, 그는 우리에게 ‘웃음이 행복한 순간을 가져다주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상당히 이타적이고, 희망적이다. 해당 글을 읽기 전에는 먹먹한 마음이었다.

 

이 사람의 작품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단어가 존재하긴 할까, 그렇다면 약 200글자이지 않을까. 해당 문구와 함께 들어서 있는 조형물을 보면, 그들의 웃음만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묘한 얼굴 근육의 차이, 그리고 그들이 맞잡고 있는 손. 모든 혼란과 감정들을 웃음으로 담아온 그의 작품은, 두 눈으로 직접 봤을 때 뼛속 깊이 와닿는다.


 

[이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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