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의 치트키, 인트로(Intro) [음악]

음악의 첫 시작, 인트로의 나비효과
글 입력 2020.07.1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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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빰 빰빰빠암~ 빰!' 클래식 음악 중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도입부 아닌가. 작곡가와 곡 제목은 몰라도 이 도입부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이 곡을 분석해야 할 일이 있어서 듣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도입부가, 노래가 끝날 때까지 다시는 연주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도입부 뒤의 멜로디는 상당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다. 열정적이고 웅장한 도입부와는 대조적이었다.
 
20여 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도입부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곡의 뚜렷한 주제도 찾기 힘들고 각 주제의 통일성이 약하기 때문에 형식 면에서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많은 대중들은 이 매력적인 도입부에 사로잡혔고, 지금까지도 클래식 명곡으로 뽑히는 곡 중 하나가 되었다. 도입부가 곡 진행에 있어 하나의 '치트키'가 된 셈이다.
 
인트로(Intro)는 곡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로, 한 음악을 감상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부분이다. 하루에도 방대한 양의 음악이 발매되는 현대 대중음악 시장에서는 곡이 시작할 때부터 대중들의 귀를 매혹시켜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인트로의 완성도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인트로의 색깔이 곡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인트로가 하이라이트(Chorus)만큼 곡을 대표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인트로가 곡의 흐름 속 하나의 '치트키'가 된 것이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대중음악 속 인트로가 '치트키'가 된 사례 3곡을 선정해보았다.
 
 
 
슈가맨 출연 당시 인트로만으로 100불! 솔리드의 '천생연분'

 

 
 
1993년 데뷔한 솔리드는 김조한, 이준, 정재윤으로 구성된 3인조 그룹으로, R&B와 발라드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이었다. 천생연분이 수록되어있는 3집 역시 타이틀곡은 R&B 풍의 '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였고, 댄스곡인 '천생연분'은 후속곡으로 활동했다. 그룹이 추구하던 음악 스타일과 맞지 않아 ‘천생연분’을 앨범에서 제외하려 했지만, 발매 이후에는 타이틀곡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으며 솔리드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곡은 댄스 본능을 깨워주는 인트로와 댄스 음악과는 대조되는 충격적인 가사 내용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노래방에서 분위기를 띄울 때 많이 불리는 노래 중 하나로, JTBC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2' 출연 당시 인트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관객들로부터 100불이 나왔다는 점은 인트로가 곡의 치트키로 작용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인트로만 듣고 대상!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당시 경연대회엔 '그룹사운드는 수상하기 힘들다'라는 편견이 존재했고, 참가한 대부분의 팀 역시 발라드풍의 곡으로 출전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서였던 무한궤도는 록 음악 풍의 곡을 선보였고, 당당히 대상을 받게 되었다.
 
신해철은 대학가요제 출전 당시 강력한 인트로를 통해 관객과 심사위원으로부터 시선을 끄는 전략을 생각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동반한 '그대에게'의 인트로이다. 신해철의 전략은 정확하게 적중했고, 가왕 조용필을 포함한 심사위원단은 ‘그대에게’의 인트로만 듣고 무한궤도를 대상 수상자로 정했다고 한다.
 
청량하고 파워풀한 인트로 덕분인지, '그대에게'는 지금까지도 각종 응원단에서 응원곡으로 사용하고, 많은 밴드가 커버하고 있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이 나의 캠퍼스 생활을 대표하는 주제가 중 하나로 이 곡을 뽑았는데, 순수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멜로디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바로 '청춘' 아닐까.
 
 
 

기록이 명곡임을 증명한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 등 무수히 많은 명곡이 등장한 1995년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황금기 중 하나이다. 그 당시 발매된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곡은 김건모의 3집에 수록된 ‘잘못된 만남’이다. 각종 음악방송 1위와 더불어 KBS 가요대상 대상, 골든디스크 시상식 음반 대상 등 이 곡이 얼마다 대단했는지는 기록이 설명해주고 있다.
 
이 곡에 대해 얘기할 때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역시 인트로이다. 이 곡의 인트로 역시 많은 사람들을 춤추게 했을 것이다. 디스코 풍의 빠른 리듬과 마이너 음계의 신시사이저 멜로디, 긴 시간의 인트로 뒤에 나오는 빠른 래핑은 신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곡의 흐름을 형성한다. 이처럼 신나는 분위기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비참한 가사 역시 이 곡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다.
 
당시 이 곡의 히트 덕분에, 김건모 3집은 24년 뒤 방탄소년단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단일앨범 국내 최단기간 최다 음반 판매량 1위'라는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곡으로,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불후의 명곡 중 하나로 뽑히는 곡이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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