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국악으로 듣는 게임음악 - '국악외전' 음악회 [게임]

바람의 나라 x 천애명월도
글 입력 2019.12.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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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새로운 게임 음악회가 개최되었다. 게임 음악과 국악이라는 낯선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국악 음악회’는 실험적이고, 과감한 시도이기도 하며, 게임 음악회의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악은 내게 생소하기도 했고,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국악’ 음악회를 잘 감상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막상 음악회에서 연주를 들으니 그런 생각은 사라졌고, 연주회에 매료되었다. 오히려 게임 음악을 색다른 느낌, 분위기로 감상할 수 있었다. 국악에 대한 고정관념, 국악은 재미없을 거라는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퓨전 국악’이라서 국악에 대한 완전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음악회를 감상하기 이전보다 국악에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국악외전>은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잘 이용한 음악회라고 생각한다. <바람의 나라>, <천애명월도>의 음악을 얼마든지 오케스트라로 편곡할 수 있었지만, 동양풍의 게임 특성에 맞게 국악으로 편곡했다. 음악회에 배우들의 연기, 무용과 영상을 통해 음악회를 다채롭게 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두 가지 게임을 합쳐서 연 음악회라는 점이었다. 좋아하는 게임 음악을 조금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잘 모르는 게임 음악 파트에서는 감상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한 가지 게임을 주제로 음악회를 열었으면 집중해서 한 가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을지도 있지 않았을까.

      

 

<바람의 나라>

PRELUDE

부여성

비밀세작의 집

만리장성

수룡, 화룡의 방

선비족

용궁

청의 태자의 굴

한성

백제전방요새

전통혼례식

(구) 로그인 음악

 

<천애명월도>

천인천명

이화지몽

천인천명(팔황지풍)

구중춘색

무림제일인

중귀구화, 취과초구 초지연파

예사월

시광창해

 

 

첫 번째 파트에선 <바람의 나라> 음악을 국악으로 연주했다. <바람의 나라>를 하지 않지만, 음악은 익숙해서 전부터 기대했었다. 가장 기대가 된 곡은 <부여성>과 <(구) 로그인 테마>였다. 두 음악 모두 예전부터 익숙하게 들었던 음악이다. 게임을 하지 않았더라고 해도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곡이다. 아련한 멜로디를 공유해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곡이다. 국악으로 편곡된 곡은 동양의 내음을 풍겨왔고, 더욱 부드러워졌고, 감정이 풍부하게 변했다.

 

특히 <만리장성>에서 캐릭터가 직접 만리장성을 걷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성을 걸으면서 듣는 음악으로, 아련함과 동시에 쓸쓸함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곡이었다.

 

 

 


연출이 돋보였던 무대는 <전통혼례식>이었다. 실제 전통혼례를 치르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 혼례에 맞게 경쾌한 음악이 울려 펴졌다. 인게임에서는 기본적인 악기로 연주되었다면, 이번 음악회에서는 국악으로 연주된 <전통혼례식>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가야금의 경쾌한 리듬과 관악기의 멜로디가 우아함을 나타냈다. 배우들의 연기에 맞춰 실제 전통혼례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들어 순식간에 공연장을 게임 안으로 바꾸어놓았다.

 

두 번째 파트에선 <천애명월도>의 음악을 국악으로 연주했다. <천애명월도> 공연에선 음악 이외에도 다양한 무용, 연기가 음악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모든 곡이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도, 단번에 좋이 게임에도 숨겨진 명곡들이 많았다. 특히 보컬과 함께 연주된 곡 <이화지몽>, <예사월>과 마지막을 장식한 곡 <시광창해>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보컬 ‘천인턴’의 투명하고, 몽환적인 음색이 국악과 어우러졌다. 또한, 아름다운 가사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몇몇 곡에서는 무용과 함께 연주되었다.

  


 


마지막 <시광창해>는 첼로 솔로연주와 함께 연주되었다. (이 음악은 꼭 들어보길!) 국악과 첼로라니, 듣기 전에는 첼로와 어울릴까 의심이 들었다. 연주를 들으니 국악, 특히 해금과 잘 어울렸는데, 구슬픈 음색과 고조되는 분위기가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웅장함에 압도되어 집 가는 내내 여운에 빠졌다.

 

*

 

바람의 나라에서부터 천애명월도까지, 국악으로 만나는 게임 음악회 <국악외전>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나는 처음으로 국악 연주회에서 국악을 감상했는데, 어려울 거라 생각한 국악이 쉽게 다가왔다. 아니면, 내가 처음부터 국악에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오케스트라 공연과 국악 음악회가 다를 게 무엇일까 싶다. 그저 국악이라는 것이 어렵고 낯선 것으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음악회가 끝난 후, 공연의 여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국악 음악회도 계속개최되어 자주 들었으면 한다. 특별한 무언가로 여기지 않고, 그저 음악을 들으러 간다는 편안한 마음이 생겼으면 한다.  또한, 국악과 게임음악에 대한 거리감, 어렵다는 편견을 조금이나마 줄여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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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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