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휘트니 휴스턴 - 그냥 나로 살고자 (2016) [영화]

'내가 나일 수 있을까?' 휘트니 휴스턴의 끝없는 물음.
글 입력 2019.12.2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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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를 구경하다가, ‘휘트니 휴스턴’ 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발견했다. 그 떄, 내 이어폰에서는 그녀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그 6글자에 넋이 나간 채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나는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 들으면 마음 속 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 좋다. 그녀의 노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미국의 알앤비 가수 조지 벤슨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The Greatest Of All ',그리고‘Saving all my love for you." 겨울이 오면 거의 매일 듣는 곡이다.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그녀의 음색이 돋보이는 멋진 곡이다.

 

 

 


The greatest love of all

is easy to achieve

Learning to love yourself

It is the greatest love of all.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을

얻는 건 어렵지 않아요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은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노래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많은 용기와 행복을 얻지만, 그만큼 힘들고 지친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기도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하지만, 남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이 가사는 나에게 많은 용기와 사랑을 주었고, 그 이후 휘트니 휴스턴은 내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휘트니 휴스턴 (Whitney Houston)


 

휘트니 휴스턴, 본명은 휘트니 엘리자베스 휴스턴. 1963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막내딸로 태어났다. 소울, 가스펠 가수인 어머니 시시 휴스턴과 알앤비 가수인 숙모 디온 워윅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많은 경력을 쌓은 그녀는 1985년 데뷔앨범 <휘트니 휴스턴>으로 데뷔를 하며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위를 하고 단숨에 자리를 잡는다. 그 뒤로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한 그녀는, 많은 히트곡을 내며 상을 휩쓴다. 1992년 미국 알앤비 가수 악동 바비 브라운과 결혼하며, 귀여운 딸을 출산한다.

 

하지만, 그녀는 2012년 2월 11일 46세의 나이로 미국 베벌리 힐즈의 한 호텔 방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녀. 알려진 사인은 익사로 결론 났지만, 익사 사고를 부른 것은 마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검 결과 심장 마비의 일종인 심장 동맥 경화로 인해 욕조에서 넘어져 익사했는데, 심장 마비는 코카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그리고 사망 전, 그녀는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안고 있었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겐 사랑과 희망을 주었던 그녀가 이러한 고통을 갖고 있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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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휘트니가 약물 과다 복용과 마약 중독으로 죽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상심해서 죽었다며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그녀가 살아생전 함께했던 사람들, 가족들이 이야기하는 휘트니. 과연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그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먼저, 그녀의 가족 관계에서부터 출발한다. 가스펠 가수인 어머니 씨씨 휴스턴 덕분에 휘트니는 음악성을 키울 수 있었고, 결국 데뷔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는 심리적으로 아버지와 더 가까웠다고 한다. 또한, 어머니와 숙모의 명성으로 인해, ‘휘트니 휴스턴’ 자체로 불리지 못하고 씨씨 휴스턴의 딸, 디온 워웍의 조카로 불렸다.


이런 상황이 그녀에게 더 빠른 관심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겠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를 가려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그저 나로 그 자체로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 타이틀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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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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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가 처음 들어간 회사는 팝 레코드였다. 당시 미국은 인종차별이 매우 심했기에, 백인 사회에서 흑인, 그것도 여성은 살아남기 어려웠다. 미국 백인 사회의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회사는 휘트니를 팝 아이콘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고, 계획은 성공했다. 그녀의 노래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대중은 우호적이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요구한 역할을 충실히 다했다. 그녀는 흑인 감성의 R&B 장르의 곡은 거부해야 했고, 팝 음악을 해야 했다. 이런 점 때문에, 그녀는 흑인들로부터 많은 비판과 경시를 받았다. 심지어 ‘소울 트레인’ 무대에서 흑인들이 휘트니에게 단체로 야유를 보낸 사건이 있었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그녀지만, 이 사건은 그녀에게 깊은 충격과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이 사건 이후로, 회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흑인 음악을 한다. 흑인들의 시선이 의식되었기 떄문일 것이다. ‘내가 나일 수 있을까?'. 그녀가 살아생전 가장 많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 가사로 짧은 곡도 만들었었다고 한다. 장르에 상관없이 그저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회사에 들어왔다는 휘트니. 팝 음악을 하던, 알앤비 음악을 하든 간에 그게 무슨 상관일까? 장르에 상관없이 그녀는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행복을 주었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여러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고, 차트에 연속으로 1위를 하는 등, 그녀의 커리어는 눈부시다. 하지만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 넘치는 부와 명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녀는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없었다. 내가 나로 존재하지 못하는 것,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만큼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

 

 

 

휘트니 휴스턴과 사람들


 

그런 그녀에게 어릴 적부터 친했고 가장 많이 의지했던 든든한 친구 로빈. 유일하게 휘트니를 있는 그대로 봐주었던 로빈 과의 관계는 휘트니에게 많은 힘이 되었을 것이다. 한떄 스캔들이 나기도 했지만,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둘은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그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악동 바비 브라운과의 교제로, 휘트니는 로빈과 멀어졌다. 로빈과 바비 브라운은 자주 다투었고, 결국 로빈은 그녀를 떠난다. 그렇게 의지하고 든든했던 친구와 이별하고, 휘트니는 점점 병들어갔다. 이제 의지 할 수 있는 남은 사람은 남편인 바비 브라운. 하지만, 그도 점점 휘트니를 외롭게 했고, 그의 외도 이후 그녀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롭고 힘들었을것이다.

 

결국, 그녀에게 남은 건 마약과 술뿐이었다. 평생을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남들의 입맛에 맞춰 살아갔던 휘트니. 자신의 출생, 인종, 주변 환경에 묻혀 진정한 자신을 보지 못함에 항상 아파하고 슬퍼했을 그녀는, 철저히 혼자였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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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는 너무나 착하고 수줍음이 많은 천사 같은 아이였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그런 그녀에게 타인의 시선은 너무나도 무겁고 버거웠을 것이다.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했던 그녀. 우리는 그녀의 진짜 모습을 원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녀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존재하기를 원했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무대 위에서 웃으며 노래한 휘트니. 그녀가 남긴 음악과 목소리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사랑을 주었다.

 

많은 부와 명성,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흔히 우리는 이런 것들이 삶에서 가장 필요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만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나를 정의하고 그들의 시선에 나를 맞춘다면 우리는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행복은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니까.

 

미소가 아름다웠던 휘트니. 하늘에서는 부디 그녀 모습 그대로,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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