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것저것 찔러보다 결국엔 제자리인 하루 [문화 전반]

나의 하루에도 '방황 총량의 법칙'이 적용되었으면.
글 입력 2019.05.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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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바쁘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바쁘기만 하다.

 

학교 수업, 팀플, 레포트, 자격증 시험, 대외 활동, 동아리, 취업 준비, 그리고 그밖에 개인적인 일들로 하루가 무척이나 바쁘게 흘러간다. 누군가에겐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일 수 있지만, 멀티가 전혀 안되는 내게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갑갑한 하루하루다.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해보는 게 백만 배는 더 낫다며 무작정 뛰어든 것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방황 발자국.jpg
 

할 수 있는 일보다 해아 하는 일이 많을 때, 거기서 오는 갑갑함은 꽤 거대하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이 셋 사이의 괴리가 나를 방황하게 만든다.  이것저것 찔러보다 결국엔 제자리인 나를 발견했을 때, 방황하는 나를 그만 멈추고만 싶다.


내가 가장 원하는 그 한 길을 찾기 위해 마음이 끌리는, 눈이 가는 것들을 무작정 시작하는 것이 꽤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길이 나와 맞지 않음을 깨달을 때의 허탈함과 불안감, 그리고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만 하는 상황이 주는 갑갑함 때문에 조급해져서인지 더 이것저것 찔러보게 된다.


방황은 또 다른 방황을 낳는다. 한 주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다.



행복총량의 법칙.jpg
 


'총량의 법칙'에 대해 들어 보셨는가?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그중 우리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총량의 법칙은 '행복 총량의 법칙', '고통 총량의 법칙'이다. 지금의 행복과 지금의 고통은 미래의 행복과 미래의 고통으로부터 빌려온 것이니, 내일도 행복할 것이라고, 혹은 내일도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장담하지 말라는 의미다.



지랄 총량의 법칙.jpg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총량의 법칙도 있다. 바로 '지랄 총량의 법칙'이다.


'지랄'은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지랄 총량의 법칙'은 사람이 살면서 평생 해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인생에서 떨 '지랄'의 양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아이가 울고 보챌수록, 혹은 삐뚤어지면 질수록, 커서는 의젓해진다는 논리를 제공함으로써 학부모들을 위로한다. 한동대 법대 교수 김두식의 책 『불편해도 괜찮아』에 나오는 말로, 워낙 빈번하게 사용되기도 할뿐더러 그 단어의 트렌디함을 인정받아 현재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에도 등재되어있다.


이 '총량의 법칙'은 우리의 불확실한 미래에 확실함을 한 방울 섞는다. 만약 오늘 행복이던, 고통이던, 혹은 지랄이던 무언가가 많았다면, 내일은 그 무언가가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는 그 확실함 말이다.


나의 방황에도 '방황 총량의 법칙'이 적용되면 좋겠다. 지금의 방황은 미래의 방황을 빌려오는 것이니, 미래에 더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 지금 넘치게 방황해도 된다고 말이다.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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