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은법이다. - 스위밍 레슨

드라마 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 더, 막장이다.
글 입력 2019.03.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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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몬드 엘리엇 상, 왕립문학회 앙코르 상 수상 작가 클레어 풀러의 서정 미스터리

 

2017년 NPR 올해 최고의 책

오프라닷컴(Oprah.com) 편집자 추천 도서

이 달의 책 선정 도서

2017년 엘르(ELLE) 최고의 여성 작가 책

2017년 2월 미국 아마존 최고의 책

2017년 굿리즈 최고의 기대되는 책




I would say



위는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았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해서, 전문가들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해서, 내 평이 틀렸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니까. 나는 책을 보고 좀 실망했다. 현실과 닮아서.


잘 모르는 이들은 드라마를 보고 '현실성 없다', '막장이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우물에서 조금만 벗어나 다른 세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텐데.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 거고, 현실이 더 막장이라는 것을.


책은, 특히 소설은 영상화되지 않은 글 자체이기에 독자에게 상상할 기회를 준다. 그래서 난 현실에선 보기 힘든 혹은 현실과는 다른 상상을 책에서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현실과 너무 닮아서 진짜 한 사람의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이 맞나? 에세이는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의 줄거리가 뭐길래 이렇게 현실과 닮았다는 걸까.



잉그리드라는 어린 여자가 있다. 21살의 나이에 애가 있고 유산 경험까지 있는. 남편은 잉그리드가 다니던 대학의 교수이다. 둘의 결혼을 안 학교는, 잉그리드를 쫓아내고 남편인 길도 해고했다. 신여성으로, 가족에 갇히지 않고 멋진 삶을 살리라 다짐했던 잉그리드는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져서 결국 그녀가 살고 싶지 않았던 인생을 살게 된다.


결혼 생활이 행복하기라도 했으면 위안이 됐건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길에겐 혼외자식이 있었고, 결혼 생활 내내 외도도 끊임없이 했다. 불행한 잉그리드는 딸 둘을 오랫동안 홀로 키우다 언젠가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 모든 계획과 생각들을 편지로 써서 길의 책들 사이에 꽂아 넣고, 잉그리드는 정말 사라졌다.



내 진실이에요.jpg


그녀는 이게 진실이라고, 자신이 본 사실이라고 말한다.



Swimming

바다는 그녀에게 유일한 휴식처였고, 수영은 휴식이었다. 그녀는 알몸으로 수영을 즐겼다. 난 책에서 '알몸'으로 설정한 데에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모든 걸 벗어던지고 싶지 않았을까? 답답하고, 목이 조여오는 것 같지 않았을까?

바다에서 알몸으로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하는 잉그리드란 캐릭터를 떠올리자니 딱하지 그지없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더 이상의 상상을 할 수는 없었다. 이미 주변에 이런 인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흔히 듣고, 봐 온 스토리기 때문이다.

국내나 외국이나 어디든 이런 삶을 사는 '엄마'와 '아내'들이 너무 많다. 현실의 그들은 휴식인 '수영' 조차 없는 삶을 살고있는 경우가 태반이고.

대신 책을 읽는 재미는 있다. 처음엔 '왜 실종됐지? 길은 잉그리드를 많이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와 잉그리드가 편지를 쓰는 과거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 구성 덕에 읽으면서 밝혀지는 길과의 결혼 생활에 대한 진실은 좀 흥미진진했다.

점점 진실이 밝혀진다는 점이 특히 호기심을 자극해 계속 읽게 했다. 이런 구성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것 같다.

대신, 이건 알았으면 한다. 현실이 더 소설 같다는 걸. 그래서 더 씁쓸하다는 것을.


난 지금 해변에 앉아 있어요. 마지막 편지를 계속 미루면서 이미 당신의 책들 사이에 끼워 놓은 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죠. 잼병과 수선화를 가지고 들어온 첫 수업을 기억하나요? 당신은 학생들에게 가장 어둡고 비밀스러운 진실에 대해 물었죠. 지금까지 편지를 빌려 내 비밀을 이야기했네요.


이 편지와 나머지 편지들을 발견하면 꼭 찢어서 태워 버려요. 절대로 아이들이 읽게 하면 안 돼요.


- 354p





도서정보



스위밍레슨 표지.jpg
 


제목: 스위밍 레슨(원제: SWIMMING LESSONS)

분류: 소설 / 외국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클레어 풀러(Claire Fuller)

옮긴이: 정지현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9년 3월 18일

판형: 130×195(mm) / 페이퍼백

페이지: 372쪽

정가: 13,800원

ISBN: 979-11-965176-3-2 03840 / CIP제어번호: CIP2019006881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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