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 시트콤의 부활을 꿈꾼다 [문화전반]

시트콤의 침체 혹은 변화
글 입력 2019.02.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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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뉴트로의 해였다. ‘뉴트로’란 뉴(New)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복고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트렌드를 의미한다. ‘경성시대’, ‘응답하라’ 등을 주제로 한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고, 자개로 꾸민 각종 가구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뉴트로의 영향인지,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시트콤에 대한 인기도 늘어났다. <순풍산부인과>속 장면들은 인터넷 ‘짤’로 만들어지고, 이를 의식한 듯 방송국 유튜브 채널들은 옛날 시트콤을 짧게 편집해서 업로드하고 있다. 2019년 이후에도 시트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지속될 수 있을까.



시트콤의 시작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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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뉴스 인사이드)


한국의 시트콤은 90년대를 기점으로 우리가 기억하는 시트콤의 모습으로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순풍산부인과>, <LA아리랑>,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본 적은 없지만 그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시트콤들이 2000년대 초까지 등장한다. 그리고 <논스톱>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시트콤의 최전성기에 도달한다. <안녕, 프란체스카>, <하이킥>시리즈 등이 명맥을 이어가던 시트콤은 2010년대 이후로 침체기에 진입하면서 그 인기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제 시트콤의 존재감은 찾기 힘든 현 시점에, 필자가 다시 그 향수에 대해 논하게 된 계기는 바로 넷플릭스다. 여기서 넷플릭스는 두 가지를 대표한다. 플랫폼과 콘텐츠.



다양성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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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에서 출발하는 콘텐츠가 단연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자연히 미국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게 된다. 그 중에는 드라마나 영화 외에도 시트콤과 스탠딩코미디가 있다.

<프렌즈>같이 이제는 시트콤의 고전 격으로 불릴 수 있는 작품들부터 <브루클린 나인나인>, <빅뱅이론>처럼 지금까지 방영되고 있는 작품들까지 넷플릭스는 다양한 시트콤을 가지고 있는데, 필자는 이러한 넷플릭스의 침투가 앞서 말한 <순풍산부인과>와 같은 옛 시트콤의 역주행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탠딩코미디를 언급한 이유는 콩트와 설정개그에 익숙한 한국의 코미디 시장에 입으로만 사람을 웃기는 새로운 포맷의 등장이 코미디 콘텐츠에 변화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병재의 콘텐츠가 그러하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시트콤이라는 장르에 새롭게 도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넷플릭스가 위와 같은 콘텐츠들로 대표되는 플랫폼이라면, 그 반대방향에는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는 이용자들이 자생적으로 공급과 소비를 하는 플랫폼이다. 넷플릭스와는 다르게 스토리를 담고 있는 영상을 벗어나 정말 다양하고 수많은 영상들이 생산되고 사라진다. 그 중에는 시트콤형식의 영상도 있는데 72초TV의 ‘까마귀상가’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플랫폼은 시트콤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생산도 촉진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


시트콤의 부활이 준비돼 있는 진실인 마냥 필자의 기대를 나열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2010년대 이후 시트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것을 두고 시트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응답하라>시리즈가 적절한 예시가 될 것 같다. 휴머니즘적인 드라마를 구성하는 개성 있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들. 그 속에서 웃음을 창조하는 연출과 효과, 음악들. 시트콤(시츄에이션 코미디)의 시츄에이션은 줄어들고 예능과 드라마의 결합으로 그 형태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도 좋지만,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풍경을 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크다. 마치 흑백영화라는 장르가 현재에도 유용하게 사용되듯이, 시츄에이션 코미디도 현재와 미래에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장르가 되기를. 매년마다 그 해를 대표했던 시트콤을 뽑을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고승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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