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시간을 되돌리려는 시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공연]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특성을 지닌 연극에서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려는 전개
글 입력 2018.08.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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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렐 월드(parallel world)'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나라말로 말하면, 평행 세계라는 뜻이다. 우리가 어떤 기점에서 선택의 순간을 늘 마주한다. 그 선택의 순간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요소가 A, B 두가지가 있다고 치자. A라는 요소가 기회비용이 덜 들거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A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결과가 주어진다. 이때 B가 기회비용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후회하는 순간이 생긴다면 그때 A를 선택하지 말고, B를 선택할 걸, 이라는 말을 중얼거린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선택을 한다면 그 선택의 결과는 당장의 기회비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앞으로 놓인 평생의 삶을 좌우하기도 한다. 지금은 당장 A를 선택했지만, A를 선택함으로써 다음선택의 순간에서는 C와 D중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하며, 그 선택을 지나면 또다른 선택을 하며 삶은 조금씩 진행된다. B라는 선택지를 골랐다면, 그 다음 선택으로는 아예 C와 D가 주어지지 않고 E와 F 또는 G, H, I 등등의 전혀 다른 선택지가 주어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맨 처음의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뒤에 삶이 완전히 달라져버리는 것이다.

이때, A를 선택해 그 뒤에 연속적으로 사건들이 일어나서 지금 내 삶의 과거가 되어버린 이 시간들이 있다면, 만약 A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벌어졌을 내 삶의 순간들 그것들을 총칭하여 평행우주라고 하는 것이다. 비록 내가 선택을 하지 않아 그 세계가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는 모르나,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시간들을 의미한다. 내가 사는 우주에서는 그 선택이 일어나지 않아서 A라는 선택 이후의 삶만을 나의 우주라고 칭하지만, 평행 우주에서는 A를 선택하지 않고 B를 선택하고, 그 뒤에 무수히 많은 다른 선택을 했을 그런 무수한 시간들이 나의 시간의 흐름과 동일하게 진행이 된다고 가정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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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컴퓨터라 그림판밖에 툴이 없어서 퀄리티가 낮은 점 양해바랍니다)


G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 나의 현재의 삶이라고 가정한다면, L을 선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나 역시 이 우주 상에 어디선가는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평행우주설이다.

이 개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무렵이었나, 한창 일본에서 평행우주를 다룬 만화책들이 많이 나와서였다. 일본 만화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에서 주인공들이 자신들이 살아있었을지도 모르는 단 하나의 세계 속으로 가서 과거의 죽어버린 자신들을 살리는 그런 소재에서 평행우주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오렌지'라는 만화책에서도 평행우주의 개념이 나온다. 과거에 죽어버린 친구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때문에 어떤 세계로 편지를 보내게 되고, 그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과거의 자신들이 최선을 다해서 친구를 살리는 미래로 나아간다. 언뜻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개념이지만 어쩌면 내가 그 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미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 사실은 어떤 우주에서는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여러 소설이나 만화의 주제로 종종 등장하는 듯하다.

우주는 각종 차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우리가 아는 1차원은 점이며, 2차원은 선이고, 3차원은 면이다. 거기에 더해서 4차원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해진다. 그 말은 우리는 시간을 매개로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의미다. 만약에 시간이 없고, 점선면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가 상관없이 모든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 미래를 알게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어쩌면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아예 멈춘채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몇 년 전, 아주 유명했던 영화 인터스텔라도 시간을 다룬 영화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들어가서 시간의 구분이 없는 공간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함께있는 자신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아주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는 영화다. 만약 내가 선택한 것의 결과와 미래를 지금 바로 볼 수 있다면 그 삶에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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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한 살인자 남성이 자기가 저지른 살인이 어떤 미래를 가져왔는지를 깨닫고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려고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고 그것을 연극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정말로 궁금하다. 만화나 영화같은 것은 시간의 개념과 상관없이 연출가의 편집이 들어갈 수 있기때문에 평행우주를 무엇보다도 쉽게 표현할 수 있다. 과거를 나타내려면 주인공을 좀 어리게 표현하거나 과거라고 명확하게 표현해두면 된다. 그러나 연극은 장르의 특성상 관람객의 앞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저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눈 앞에서 편집을 사용할 수도 없이 즉홍적으로 모든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제약이 명확한 상황에서 과연 시간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표현을 할 것인지. 그게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프로그램 -


일자 : 2018.09.04(화) ~ 09.16(일)

시간
평일 7시 반
주말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재)서울문화재단, 극단 동

제작
남산예술센터, 극단 동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20분




문의
남산예술센터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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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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