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예르미타시박물관展 [전시]

글 입력 2018.01.1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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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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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전시 명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러시아 박물관에서 온 프랑스 미술품을 한국에서 전시한다고? 내가 뭘 읽은 거지? 저 전시는 대체 뭘까. 그럼 정체성이 프랑스일까 러시아일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정체를 지금도 잘 모르겠다. 프랑스 미술의 역사를 고전파, 로코코, 낭만파, 인상파 이후 등으로 전시한다고 한다. 의도와 취지는 정말 좋다. 러시아 박물관에서 전시한다는 게 의아할 뿐이지.

이 기묘한 조합은 뭘까. 알고보니 예르미타시 박물관이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러시아의 예르미타시 박물관이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엄청 큰 거구나.

보통 다른나라 박물관에서 우리 물품을 약탈해가서 전시를 하던데,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은가 싶었다. 다행히 이 전시는 그저 프랑스 미술을 좋아해서 수집해온 사람의 역사일 뿐이었다. 문화의 동경일까 예술을 사랑한 부자의 마음일까. 아이러니하게도 프랑스를 제외하고 프랑스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유한 박물관이 되었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그 시대에 유행하고 좋아했던 작품들이 어느새 서양 미술사 속의 기본 베이스가 되었는걸. 다양한 사조에 걸쳐 오랜 시간동안 수집해온 걸 보면 정말 어지간히도 사랑했나 보다. 이렇게 대규모로 전시할 수 있는 양을 보면.

정말 재미있는 조합이다. 러시아인이 모은 프랑스 미술품.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타이틀도 정말 적절하다. 우린 얼마나 애정을 갖고 모았는지 수집품을 한 번 구경하는 마음으로 가면 될 것 같다. 덕후인 친구가 자기 소장품을 나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는 느낌처럼. 그리고 그 소장품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귀한 작품이라는 걸. 잘 놀러왔는지 함께 보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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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궁전 전경


예르미타시박물관 겨울 궁전 내부(대사의 계단).jpg
겨울 궁전 내부



기획노트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17-18세기 프랑스 회화부터 20세기 초 러시아 기업가들이 구입한 인상주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모두 89건의 프랑스 회화, 조각, 소묘 작품들이 선보인다.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품 전시는 지난 1991년 이후 26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지난 1991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황금”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바 있으며, 이에 대한 교환전시로 2010년에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솔숲에 부는 바람, 한국미술 오천년” 특별전이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예르미타시박물관과의 두 번째 협력의 결과로, 2016년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열린 “불꽃에서 피어나다-한국도자명품전”에 대한 교환전시로 추진되었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은 소장품 300만 점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으로, 특히 유럽미술 컬렉션이 가장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의 프랑스 미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의 기초를 세운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해 로마노프 왕조 시대의 황제들과 귀족, 기업가들이 프랑스 미술을 열정적으로 수집한 덕분에 오늘날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을 보유한 박물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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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0년 동안 겨울 궁전에 간직되었던 프랑스 미술을 기반으로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미술을 일목요연하게 펼쳐보이는 이번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된다.


1부.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Classicism: Art of the Great Century

17세기의 프랑스는 ‘태양왕’ 루이 14세의 통치 아래 강력한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위대한 세기’로 불리는 이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던 젊은 프랑스 화가들이 돌아와 왕실 주도의 화단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보편적인 원리와 질서, 안정과 통일성을 중시하는 ‘고전주의’ 양식이 17세기 프랑스 화단을 주도했습니다. 평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이상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렸던 르 냉 형제의 작품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2부.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Rococo and the Age of Enlightenment

18세기 초, 루이 14세의 사망 이후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침체 속에서 야외에서의 화려하고 우아한 연회 장면을 담은 그림들이 인기를 얻었습니다. 아카데미의 화가들도 풍부한 색채를 사용하면서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등 점차 새로운 경향으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한편 계몽주의 사상이 확산되면서 부르주아 계급의 가치를 담은 풍속화나 정물화, 초상화가 유행했고, 새롭게 풍경화에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3부.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Art in the Age of the Revolution and Romanticism

19세기로 접어들어 프랑스 미술은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변화의 세기를 맞이합니다. ‘신고전주의’를 계승한 화가들은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발전시켜나갔고, ‘낭만주의’ 화가들은 현실에서 벗어나 문학이나 신화, 동방의 신비로운 이야기에서 새로운 주제를 찾기도 했습니다.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나 외젠 부댕과 같이 야외로 나간 화가들은 변화하는 빛과 대기에 관심을 두면서 이후 인상주의의 출현을 예고했습니다.


4부. 인상주의와 그 이후
Impressionism and Beyond

19세기 말 이후 고전적 예술 양식과 완전히 결별한 혁신적인 화가들이 등장했습니다. 1880년 이후 모네는 대상의 형태보다 빛에 따라 순간적으로 변하는 색채의 표현에 더욱 집중했고, 폴 세잔은 자연을 본질적인 기하학적 형태로 환원하는 방식을 탐구했습니다. 상징주의 화가 모리스 드니,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원시주의 화가 앙리 루소, 야수주의 화가 앙리 마티스는 인상주의 이후의 혁신을 이어나갔고, 이들은 20세기 미술을 향한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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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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