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발상의 중요성, 헤더윅 스튜디오 [다원예술]

헤더윅의 디자인,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
글 입력 2017.10.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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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여태까지 봐왔던 전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2016년 ‘헤더윅 스튜디오’전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필자가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헤더윅 스튜디오의 전시는 단순히 작품만을 늘어놓은 전시가 아닌 창의적인 발견의 흐름을 알려주는 전시였기 때문이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토마스 헤더윅(Tomas Heatherwick)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진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토마스 헤더윅은 1994년부터 현재까지 180명의 건축가 및 디자이너로 구성된 헤더윅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발명을 공부하고 싶었고 어릴 적부터 런던의 많은 전시회를 다니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이유는 그가 실험적인 작품, 실험정신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은 제품 디자인을 뛰어넘어 도시 설계에 이르는 분야까지 폭넓게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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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열렸던 헤더윅 스튜디오 전시


헤더윅 스튜디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소재 실험


  헤더윅 스튜디오를 잘 이해하려면,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헤더윅 전시를 높게 평가하는 부분도 헤더윅의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잘 담았기 때문이었다. 헤더윅의 작품들은 그의 드로잉, 프로토타입, 테스트 모형 등을 다 꼼꼼히 보고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흐름을 읽어야 완성된다. 어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발견으로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꼭 제품 디자인이나 산업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어도 그 흐름에 아이디어를 얻고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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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뮤지엄 전시에서 선보인 '스펀-훌라'




  우선 소개할 작품은 DDP에 방문해봤다면 다들 한 번쯤 앉아보았을 스펀 체어(Spun Chair)이다. 이 작품은 헤더윅 스튜디오가 한국에서 선보인 작품 중 거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에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이 많지 않은데, 앞에 언급한 대로 이 작품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의자는 평평한 금속판을 회전시켜 입체적인 형태의 의자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의자는 원 형태의 물체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스피닝 공법을 응용해 무게가 실리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회전한다. 그 때문에 사람이 앉아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회전할 수 있다. 위의 영상 속 여러 가지의 실물 모형을 보면, 헤더윅이 이 의자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험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있다. 디 뮤지엄 전시에서 보여줬던 스펀 체어의 한 종류는 ‘스펀-훌라’라고 불리었는데, 빛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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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난양공과대학 건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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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난양공과대학 건물 외부




  헤더윅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만들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공장을 찾아서라도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것에 있다.  학창시절 헤더윅은 항상 큰 스케일의 작품을 만들어냈는데 그 특성이 그의 스튜디오의 작품들에도 동일하게 보여진다. 실제로 다른 작품 중 하나는 금속을 치약 짜내듯 만들어 내는 공법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전 세계를 뒤져 중국의 한 공장을 찾아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소개할 작품인 이 난양 공과대학의 건물도 그 특징에 부합한다. 각각 형태가 다른 독특한 형상의 콘크리트 외벽을 위해, 헤더윅 스튜디오는 변형이 가능한 콘크리트 틀을 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12층의 건물은 56새의 타원형 교실을 층층이 쌓은 구조로 학생과 선생님이 한데 모여 학습하기에 적절하다.


“토마스 헤더윅은 소재의 실제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 실험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합니다.”

케이트 구드윈, 전시 큐레이터


  그의 세계적인 작품들은 아이디어 발전 과정이 없이는 만들어지지 못한다. 그것이 어떠한 작동 원리에서 시작하든, 아니면 세상에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 혹은 공정 과정에서 드는 의문이나 작은 형태 하나에서 발전된 것이든 말이다. 헤더윅은 학창 시절에서부터 학생이 다룰 수 없을 거라 생각한 큰 규모의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러한 그의 실험정신, 도전정신의 그의 많은 작품 사이에 숨어있다. 굳이 전공과 관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들을 접하고 그 작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된다면 사소한 것에서라도 아이디어를 얻고 발전시켜 끊임없이 실험하는 정신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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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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