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아지경(無我之境) - (1) 기타, 힙합 [음악]

글 입력 2017.08.2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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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친구를 불러 가끔 나의 집에서 같이 음악을 듣고는 했다. 또래에 비해서는 음악 앨범을 상당히 많이 모았고, 몇몇 친구들에게 있어 나는 음악의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스승'이라 해서 별 것은 아니고, 그저 남들보다 음악을 조금 더 많이 알았기에 좋은 음악을 알려주는 존재였다. 그렇기에 친구들은 내가 알려주는 음악이라면 그저 좋은 음악일 것이라고 믿고, 우리 집에 음악을 들으러 오는 것을 즐겼다. 절친한 친구들을 우리 집에 불러서, CD 플레이어에 CD를 넣고 음악을 같이 감상하던 기억은 애틋한 추억이 되었다.

우리 집에 부른 만큼,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친구들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음악들을 많이 알려주려고 했다. 새로운 음악에 압도당한 친구들을 볼 때면 뿌듯한 감정이 들었고,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을 전율이 들게 하는 음악을 소개해주려고 했다. 한마디로, 저 세계로 보내버리는, 무아지경의 음악을 경험하게 해주려 한 것이다. 그 결과, 나와 친구들은 음악이 주는 감동과 전율에 들어가, 몇 시간 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음악으로 교감하며 '무아지경'의 세계로 빠졌던 기억은, 무엇보다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추억을 살려서, 그 시절에 다 같이 무아지경의 세계로 들어가게 했던 음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 경험을 그대로 따라가, 4명의 친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1번 친구는 기타 음악 광팬으로, 자기가 아는 음악이 최고의 음악인 줄 알았다. 메탈과 같은 '센' 음악에 중독된 친구이기도 했다.(기타 친구)

2번 친구는 힙합 팬으로, 에미넴이 최고의 랩퍼라고 생각한 친구이다.(힙합 친구)

3번 친구는 일렉에 빠져서 다른 장르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던 친구이다. 이미 일렉트로닉 속 어지러움에 중독되어 다른 장르는 시시하다고 했던 친구였다.(일렉 친구)

4번 친구는 나와 음악적 취향이 제일 비슷했던 친구인데, 감성적이며 재즈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또한 피아노를 매우 좋아하는 친구였다.(감성 친구)



1. 기타 친구



'무아지경' 이라는 타이틀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Al Di Meola, John Mclaughlin, Paco de Lucia의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이다. 사실 이 앨범의 어떤 트랙을 추천하든 문제가 없다. 자기가 알고 있는 기타 아티스트들만이 최고인 줄 알았던 친구는, 나에게 이 세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낯선 이름들을 보고 그리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첫 번쨰 트랙을 들으며, 나와 그 친구는 함께 전율을 느끼게 되었고, 마침내는 이 무아지경에 넋을 놓고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이 곡을 끝까지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이 곡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11분이라는 시간은 지나가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곡은, 친구에게 새로 소개해준 음악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친구가 내 집에 이 앨범이 있는 것을 보고 열광하여 같이 듣게 된 음악이였다. 솔직히 말해서, 메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메탈리카가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어찌보면 새로움의 의미는 없지만, 들을 때마다 같이 전율하며 기타 연주로 무아지경에 빠지게 한 이 음악을 빼놓을 수 없어서 넣게 되었다.




사실 이 음악은, 앨범보다 라이브 영상을 봤을 때 충격을 먹었던 음악이다. 기존에 잉베이 맘스틴의 속주는 알고 있었지만, 우연히 trilogy 앨범을 얻고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던 때에, 기타 솔로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라이브를 앨범으로 갖고 있지는 않았기에 (사실 이 라이브가 앨범으로 나왔는지도 잘 모르겠다) 작은 방에서 노트북을 키고 친구와 같이 배를 엎드리고 이 라이브를 봤던 기억이 난다. 쭈구려서 엎드린, 불편한 자세였지만, 이 라이브를 볼 때는 그 불편함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참고로, 그 친구는 '3대 기타리스트'를 신봉하던 친구였다. 나도 그랬지만. 사실 누가 세운 기준인지도 명확하지 않지만,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제프 벡의 이름이 보이면 나도 그 친구도 일단 열광을 하고 보았다. 한편 제프 벡은 우리에게, 에릭 클랩튼과 지미 페이지(레드 제플린)에 비해서는 익숙한 음악이 적었다. 그러던 중, 내가 벡보커트어피스 앨범을 구하게 되었고, 당연히 이 친구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그렇게 이 앨범을 그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듣게 되었는데, 마침 superstition이라는 익숙한 이름이 보이길래 첫 번째 트랙 대신 이 트랙을 먼저 들었다(지금 보니 네 번째 트랙이 superstition이다.) 이 트랙을 들을 때, 나와 내 친구는 악기 연주에 녹아버렸다. 사실 나도 말로만 듣던 카마인 어피스의 드럼 연주를 처음 들어보던 것이었고, 무엇보다 제프 벡의 연주는 '쫄깃'했다. 지금 보면 참 웃긴 표현이지만, 우리는 제프 벡의 연주를 쫄깃하다고 표현했다.




흔히 말하는 '락 계보'에서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이 밴드가 나에게 주었던 충격은 엄청났다. 내 생각에 이 밴드의 음악은 CD나 LP로 들어야 하는 음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귀에 꽂는 mp3보다, 음량을 최대로 높이고 방문을 닫고 틀을 때, 이 음악의 폭발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들을 때마다 압도당하는 사운드였다. 그리고 나는 그 폭발력을, 친구에게 그대로 전해주고자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는 친구가 앨범을 사고 싶게 만들었고, 외우기 힘든 이 밴드의 이름을 메모장에 적어갔다.




이 음악을 소개해줄 때쯤에는, 그 친구는 완전히 나를 신뢰하고 있었다. '슈퍼 세션'이라는 유치한 이름이지만, 일단 내가 추천해주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나는 친구의 신뢰를 잃지 않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무아지경에 빠졌다.




한때 내가 베이스에 꽂힌 적이 있었다. 메인 기타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는 세션이지만, 곡 전체의 분위기를 이끄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 때 제일 꽂혔던 음악은 대표적으로 Rush의 [fly by night], 그리고 이 곡이었다. Rush의 앨범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이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이 곡이 담겨있는 앨범인 [Blood Sugar Sex Magik]은 정말 유명한 앨범이어서 그 친구도 이 앨범을 보자마자 알아보기는 했다. 들어본 적은 없다고 했지만. 이 곡을 CD로 들은 후에 친구의 감상은, 베이스 연주가 베이스인지 모르고 기타 연주인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참 티나는 거짓말이지만, 전혀 과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2. 힙합 친구



에미넴이 잘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인정할 수 밖에 없고, 나 또한 에미넴의 팬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친구에게, 에미넴 외의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에미넴과 마찬가지로 경외감이 드는 랩퍼가 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에게는 그 중 하나가 Big Pun이었는데, 한마디로 '라임 범벅'이라 할 수 있다. 이 곡을 들을 때면, 어떤 구간은 몇 번을 다시 듣게 된다. 모든 발음이 라임인 구간을 지나갈 때면, 순식간에 엄청난 게 지나간 그 느낌에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 친구와 함께 이 앨범을 들을 때, 4분 정도 되는 이 곡을 6~7분 정도로 늘여서 들은 기억이 난다.




닥터 드레 덕분에, 힙합을 좀 들어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G-Funk'라는 단어를 알 것이다. 또한 닥터 드레의 이복 동생인 워렌 지의 이름을 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친구도 그랬지만, 워렌 지의 음악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었다. 워렌 지도 G-Funk를 하지만, 나는 닥터 드레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워렌 지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 동안 들었던 힙합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여유를 느꼈다. 그 특유의 그루브와 멜로디는 부담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친구에게도 이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또 다른 의미로 힙합에 흠뻑 빠졌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동영상을 등록할 수 없기에, (1)과 (2)로 나누어 올리도록 하겠다.


[이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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