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 언어, 그래피티

예술의 전당 '위대한 낙서전'에 대해
글 입력 2016.12.2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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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언어, 그래피티



“70년대 미국의 뉴욕, 갖은 비극 사이에서 젊은이들은 음악과 춤, 예술에서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고 그들의 새로운 언어가 되어 준 것이 그래피티다. 그래피티는 90년대 이후 갤러리로 그 반경을 넓히기 시작했고 반달리즘이자 치기어린 서브컬처로서 바라보던 시점에서 순수예술의 한 장르, 팝아트의 차기 대를 잇는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 전시소개 참조


  과연 지금은 살기 좋은 세상인가? 비극적이라면 비극적이지 나아지지는 않았다. 현재 시국은 가늠이 안 갈 정도로 엉망이다. 경제는 그렇다고 또 좋을까? 기술 발전에 비해 의식 진화 역시 퇴보 길을 걷고 있다. “현재를 기록하는 동시대 예술로서의 그래피티.”라는 멋들어진 문구와 포스터에 홀려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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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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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pard Fairey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 JR의 이 가장 눈에 들었다. 발레단과 협업한 대규모 영상작업은 사전지식 없이 봐도 관객이 나름 잘 소화시킬 수 있을 작품이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또 너무 직접적이지도 않고 딱 좋았다. 쉐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는 눈에 익은 사람이라 반가울 정도였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많은 관객들 역시 오래 머물러 있었다. 그는 Populist(파퓰리스트)라는 말처럼 쉽고 반복적인 접근을 통해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노출시키고자 했고, 보란 듯이 오바마 대선 이후 떠오른 최고의 스트리트 아티스트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스트리트 아티스트로만 정의하고 싶지 않아했다. 예술이 세상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관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힘이라고 생각해 작품이 아니었다면 관심이 없었을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주제를 경험시키고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 거르지 않고 많은 재료를 수용할 뿐이라고 한다. 그의 도전을 통해 관객은 제안을 받아들여 고심하거나 도망갈 수도 있는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그는 유일하게 눈 여겨 보고 있던 작가였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작품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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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화제의 한강작가 <소년이 온다.>에 대한 이야기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 5.18에 대한 이야기로 민주화운동을 언급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문화예술부문의 블랙리스트에 선정되었다. 한강이 칭송받을 수 있는 이유는 필력, 이야기성에 더해 인지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검열하던 보이지 않는 손을 잡아 뭉갰다는 것에 있다. 눈앞에서 말하는 강아지를 목격하게 된다면 그 강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픈 욕구를 갖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슷한 선상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빙 돌려 다른 이야기를 하는 작가는 매력이 없다.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위험부담을 따져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섹시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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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예술 안에서 검열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그래피티란 예술인들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장르가 생각한다. 그리고 <위대한 낙서>전을 통해 새롭고 영리한 그들의 언어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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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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