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gmang's]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17회 정기연주회

말러 탄생 155주년 기념
글 입력 2015.09.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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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교향악단 제417회 정기연주회
- 말러 탄생 155주년 기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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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에서 열린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17회 정기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대구˙경산지역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저에게 매년 꾸준히 열리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는 저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데 있어서 참 소중한,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 티켓의 가격도 착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데요, 저는 학생 할인을 받아 무려 5000~8000원대로 관람한답니다! 영화 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렇게 알찬 클래식 공연을 꾸준히 즐길 수 있다니...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연주회를 즐깁니다.

대구시민이 애호하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이번 417회 정기연주회는 다른 때 보다 조금 더 특별하게 여겨졌는데요, 바로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복귀 때문입니다. 지난 5월 29일 대구시립교향악단 415회 정기연주회에서 앵콜 곡을 연주하던 중 지휘자가 쓰러지는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관객으로 있었고, 그 때의 아비규환의 상황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다행히 객석에 있던 의사와 소방관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6월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다시 한 번 쓰러지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몇 개월 만에 다시 대구시향 지휘자로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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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체프는 “교향곡의 ‘거인’으로 우뚝 선 말러의 시작을 알린 이 곡을, 다시 찾은 대구에서 연주하게 되어 운명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말러의 초기 교향곡에 깃든 음악가로서의 자유와 번민, 고뇌 등의 감정을 잘 녹여내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무대를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대구 시민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연주회가 시작되고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자 어마어마한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고, 곡이 시작되기도 전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도 건강하게 되돌아오신 지휘자님이 진정으로 반가웠고 뭉클해졌답니다. 코바체프는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에게 밝은 미소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PROGRAM

쇤베르크 "정화된 밤", Op.4
말러 교향곡 제1번 D장조, "거인"





쇤베르크 - “정화된 밤”

이 곡은 리하르트 데멜의 연작시 ‘정화된 밤’에 곡을 붙인 현악 6중주 곡으로, 실제로는 교향시입니다. 시의 내용에 따라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를 그대로 음악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의 내용을 살짝 들여다보자면, 한 남자와 여자가 차가운 달빛을 받으며 나무 사이를 거닐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한때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뱃속의 아이가 행복이 아니라도 의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그들의 사랑이 둘을 하나로 묶어 줄 것이며, 그 아이도 자신들의 아이로 키우자고 약속합니다
.
저는 이 곡을 이번 연주회에서 처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 ‘생각보다 곡의 분위기가 어둡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이 곡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시의 내용과 곡이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현악기의 화려한 주법들은 저를 끌어당기는 듯 했고, 애절하면서도 극적인 음색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로지 현악기들로 만들어지는 중후하면서 풍부한 화음이 때로는 저를 편안하게 만들기도, 때로는 감정을 격하게 끌어올려주기도 했답니다.







말러 – 교항곡 제 1번 “거인”

2년 만에 다시 듣는 말러 교향곡 1번. 2년 전 임헌정 지휘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처음 접했었습니다. 그 때 느꼈던 이 곡의 첫인상은 정말이지 엄청났어요! 일단 무대를 가득 메우는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에 놀랐고, 곡을 들으며 그저 말러의 대작에 입을 다물지 못했었습니다. 이번 공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터질듯한 음향과 거대한 말러의 작품에 단숨에 압도되고 멍해지고 말았지요.


"말러의 특징적인 모습은 이미 그의 첫 번째 교향곡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후에 만개하게 될 그의 삶의 멜로디, 즉 자연과 죽음에 대한 집착이 이미 이 곡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것이다."
- 쇤베르크


말러의 교향곡 제 1번에는 특별히 ‘거인’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당시 말러는 독일 낭만파 작가인 장 파울에게 심취되어 있었고, 그의 ‘거인’이라는 시의 제목을 본떠서 자신의 교향곡 제1번도 ‘거인’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여기서 말러가 표현하고자 했던 거인상은 ‘삶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운명에 맞서는 인간적인 영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춘의 기쁨, 고뇌, 낭만을 비롯해 삶의 허무 등이 표현되고 있는 교향곡 제1번은 그의 음악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골고루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 말러의 ‘거인’. 이번엔 이 곡을 귀에 익히고 들은 만큼 더 집중하고 귀 기울여 들었고, 그래서 더욱 이 곡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정신 차리면 조용하게 멍해져있고, 연주를 듣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화려한 4악장까지! 연주시간은 약 1시간가량 이었지만 제게는 10분보다 더 짧게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끝나자마자 정말 황홀했고, 끝남에 아쉬웠던 곡. 
말러는 말했습니다. 그의 교향곡에 삶과 죽음, 존재의 본질과 같은 철학적 우주론적인 질문을 담았다고. 어렵고 방대하며 복잡하지만 분명 이 곡에서 그의 질문이 느껴집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가만 듣고 있다 보면 정말 모든 대자연과 삶이 담겨 있는듯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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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알차게 연주회를 관람했던 나! 여운을 가득 안고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아요. 삶에 큰 감동과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다채로운 클래식 공연들. 다들 저마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시간 내어 가까운 공연장으로 찾아가 마음 따뜻해지는 클래식 공연과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일상 속 무언가 허전했던 빈 공간을 따뜻하게 메워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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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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