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는 K-Musical 시대! 성장하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 [공연예술]
왜 한국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앞에는 항상 '창.작.' 뮤지컬이라고 붙는지 모르겠다
글 입력 2015.08.2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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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올해로 4회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창작뮤지컬 페스티벌인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이 막을 내렸습니다. ‘FACP 서울총회’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프리페스티벌’ 과의 공동개최로 진행된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은 그 어느 때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2만 서울시민들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고 그 결과 호평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올 4월 발표한 ‘2015 뮤지컬 실태 조사(2014년 기준)’에 따르면 2014년 뮤지컬 공연 전체 매출액은 32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1000석 이상의 대형 공연장도 속속 등장했다. 2014년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은 전체 뮤지컬 공연의 39.4%를 차지했다. 2007~2014년 국내 창작 뮤지컬 작품에 투자된 금액도 371억 원...위의 발표 내용처럼 공연예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뮤지컬 시장 또한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실례로 지나다니는 버스는 물론 버스정류장, TV, 라디오에서도 심심찮게 뮤지컬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뮤지컬 학과’ ‘뮤지컬 아카데미’ 등이 생겨나며 전문인력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기관도 많이 생겨났죠. 이렇듯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그 흐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데 그 중 정말 반가운 소식은 바로 ‘창작뮤지컬의 성장’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대형 라이선스, 오리지널 뮤지컬 안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 창작뮤지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1960년대, 대한민국 최초의 창작뮤지컬 <살짜기옵서예>의 등장▲ 출처 : 네이버, 뮤지컬 <살짜기옵서예>의 1966년 당시 공연장면한국에서는 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컬 양식이 수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뮤지컬 영화의 수입이 바로 그 시작이었습니다. 무대를 직접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중들은 영상매체로 뮤지컬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966년, 한국의 창작뮤지컬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요. 바로 뮤지컬 <살짜기옵서예> 가 그 첫 작품입니다.1961년 창단한 예그린 악단이 만든 음악극 <살짜기 옵서예> 는 고전소설 ‘배비장전’ 을 원작으로 오케스트라와 무용단, 합창단, 배우 통틀어 100여명의 출연진, 양악기의 사용과 재즈 리듬에 담은 한국적인 가락 그리고 발레기법을 도입한 초호화 무대였습니다. 당시 인기가수 ‘패티김’ 이 여주인공 ‘애랑’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1966년 초연당시, 단 7회 공연만으로 총 1만 6천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그 이후 많은 극단들이 《꽃님이 꽃님이 꽃님이》(1967), 《바다여 말하라》(1971) ,《시집가는 날》(1974) 등을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창작 뮤지컬 시장에 시동을 걸다.1977년 11월 세종문화회관은 개관을 계기로 국립가무단 (전 예그린 악단)을 인수하여 서울시립가무단 (현 서울시뮤지컬단) 을 창단 했고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를 양성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늦었지만 1980년대 들어서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었죠.이렇게 뮤지컬이 점점 무대에 오르면서 전용 극장들이 개관하기 시작했고 이는 대중들이 뮤지컬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데 데 기여했습니다.▶ 1995년, 대형 창작뮤지컬의 등장. 뮤지컬 <명성황후>▲ 출처 : 네이버, 뮤지컬 <명성황후> 20주년 기념공연 포스터와 공연장면1995년 이문열 작가의 희곡 ‘여우사냥’을 바탕으로 한 대형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등장합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이문열’감독은 당시 영국 유학 도중 뮤지컬 <캣츠>를 본 후 충격을 받고 귀국해 세계적인 한국 창작뮤지컬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친구인 ‘이문열’작가와 함께 작업 한 지 5년. 명성황후가 시해 된지 딱 100년 후인 1995년에 그 막을 올렸습니다. 서울에서만 21시즌 연속 공연을 기록, 지방 공연 428회를 더해 국내 뮤지컬 최초로 1000회 공연 기록을 돌파했으며(2009), 이어 국내 최초 130만 관객 돌파(2010),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흥행은 당시 미미했던 한국 창작뮤지컬 시장에 힘을 보탰고 창작뮤지컬의 성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습니다. (현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주년 기념공연 또한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 불붙은 뮤지컬 시장 그리고 소규모 창작뮤지컬의 등장.▲ 출처 : 네이버, 뮤지컬 <빨래>의 공연장면대형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성공하면서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즈음 한국 뮤지컬시장을 뒤흔들 뮤지컬이 혜성처럼 등장합니다. 2001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첫 공연을 선보인 <오페라의 유령> 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 시기에 <오페라의 유령>의 엄청난 흥행에 영향 받아 해외의 대형 라이선스 공연이 한국으로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도 굳건히 자리잡아가고 있던 우리의 창작뮤지컬은 빠른 입소문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성장하고 있었습니다.소극장에서 주로 공연되었던 ‘사랑은 비를 타고’(1995), ‘빨래’(2005), ‘오 당신이 잠든 사이’(2005), ‘김종욱 찾기’(2006) 등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그 시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입니다.▶ 자랑스러운 한국뮤지컬의 해외진출.뮤지컬 <명성황후>가 미국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진출, 미국 LA 공연(2회), 캐나다 토론토 공연을 통해 세계에 우리 뮤지컬을 알리기 시작했다면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2007년 창작뮤지컬 최초로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하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뒤를 이어 2012년 뮤지컬 <빨래>도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하고 현지의 뮤지컬 티켓 판매 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저력을 보여 주었죠. 뮤지컬 <영웅> 또한 브로드웨이에서 극찬 받으며 해외진출을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또한 <난타>, <비밥>, <총각네 야채가게>, <여신님이 보고 계셔>, <풍월주> 등 한국의 다양한 창작뮤지컬들이 지금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되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2015년 '예그린앙코르' 선정작.뮤지컬 <아랑가>이 최종 선정작이 되었다.이렇게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곳곳에서는 가능성 있는 창작뮤지컬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창작뮤지컬 지원 사업’을 통해 가능성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 상금과 시범공연 및 제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에서는 각각 창작뮤지컬을 공모하고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품에 상금, 제작지원 및 극장대관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창작뮤지컬 기대작.☞ 압도적 1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출처 : 충무아트홀지난해, 충무아트홀에서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2015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과 ‘올해의 창작뮤지컬’ 동시수상을 비롯해 9개 부문에서 최다 수상을 기록, ‘2015 이데일리 문화대상’ 그리고 ‘제14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등에서도 다수의 상을 수상했는데요. 무대에 올린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오는 11월 27일, 작년에 이어 충무아트홀에서 다시 공연된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대형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출처 : 네이버뮤지컬 <마타하리>는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 대형 라이선스 작품들을 연달아 흥행시킨 EMK뮤지컬컴퍼니가 2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한 첫 창작 뮤지컬입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된 <마타하리>는 <하이스쿨 뮤지컬>, <올리버> 등의 작품을 연출한 ‘제프 칼훈’을 필두로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작사가 ‘잭 머피’ 외에도 초호화 스태프들과 함께 했으며 이미 토니상의 ‘최우수 연출부문’ 후보에도 올랐다고 하네요. 또한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마타하리>의 배우선발 오디션은 총 2,5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하니 더욱 기대됩니다. 제 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되어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마타하리>. 내년 3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네요.☞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 3년 만에 돌아온 <형제는 용감했다>▲ 출처 : 네이버올 초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한 ‘난타’ 제작사 ㈜PMC프러덕션이 2008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가 최근 2012년 이후 3년 만에 무대에 올랐습니다. ‘희극과 정극 요소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했다’고 답한 장유정 연출의 말처럼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감동과 웃음을 전하고 있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특히 최근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진행한 ‘예그린 어워드'에서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감독이 최고상인 '예그린상'을 수상한 것과 개그맨 ‘정준하’를 남자배우로 캐스팅 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오는 11월 8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관람 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몇 달 전, 공연예술관련 칼럼리스트인 ‘이동섭’ 작가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왜 한국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앞에는 항상 ’창.작.‘ 뮤지컬이라고 붙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모든 뮤지컬은 창작되어지는 것이 당연한데 왜 우리는 앞에 ‘창.작.’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이는지 모르겠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셨는데요. 이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어찌 보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말이겠지만..여러분은 ‘창작품’, ‘창작 동요’, ‘창작 동화’ 이런 단어를 처음 듣게 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이게 막 새로 나온건가..’ , ‘충분히 검증이 끝난 것인가..’ , ‘믿고 구매해도 되는 것인가..’ 등등의 의문과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이 하신 말씀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새롭지만 아직은 좀 엉성한 것 같은 단어가 주는 분위기 때문에 우리의 뮤지컬이 성장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막이 오른 지 20년이 된 뮤지컬 <명성황후>와 이젠 단단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에 아직도 ‘창작뮤지컬’ 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먼저 따라 붙고 있으니까요.음악, 연극, 춤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복합공연예술인 뮤지컬은 오늘날 어떤 문화콘텐츠와도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공연계에서 한국의 ‘뮤지컬 창작자’에게 가장 주목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작품인 뮤지컬은 앞으로 더없이 중요한 장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한국의 정서와 문화가 잘 담겨진 뮤지컬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정화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