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오늘 내 모습은 여기까지. 뷰티 인사이드 [영화]

글 입력 2015.08.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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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약 지금 이 얼굴이 아니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상상이다. 아마 대부분은 ‘좀 더 예뻤더라면’, ‘좀 더 키가 컸었다면’과 같은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상상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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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주인공 ‘우진’은 그 상상이 실제 상황이 된 인물이다. 남들에겐 잠시나마 행복해지는 달콤한 상상이지만, 정작 우진은 그렇지 않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내 모습이 바뀐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우진은 어느 날은 잘생긴 남자였다가, 또 다른 날은 노인으로, 심지어 여자와 아이로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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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정체성조차 혼란스러운 사람이 누군가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혼자서 짝사랑할 순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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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김없이 어제와 다른 모습으로 바뀐 우진은 우연히 가구를 보러갔다가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는 ‘이수’에게 반한다. 우진이 그녀를 매일 볼 수 있는 방법은 매일 다른 얼굴의 손님으로 나타나는 것뿐이다. 그날부터 우진은 이수 앞에 떳떳하게 나타날 수 있는 날만 기다린다. 이왕이면 잘생긴 모습으로 변한 날 이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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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훈훈한 남성으로 변한 날, 우진은 꿈처럼 이수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자신이 디자인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 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가구 회사에 이수를 데려간다. 우진은 그날 이수가 자신이 디자인 하고 있던 가구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시키기 어려웠기 때문에 회사 운영도 신비주의적일 수밖에 없었던 회사였다. 우진은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서 아이처럼 좋아하는 이수를 눈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꿈만 같음을 느낀다.

 서로에게 공통점을 찾아낸 듯이 둘은 그날 좋은 시간을 보낸다. 우진은 이수와 다음 약속을 기약하고, 모습이 변하지 않기 위해 몇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다. 그러나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머리가 다 빠진 중년 남자로 변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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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에 관객들은 잠시 웃음 포인트를 느끼지만, 이유도 모른 채 우진과의 약속을 기다리는 이수와 나타나지 못하는 우진을 보면 다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진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 때 이수 앞에 다시 나타날지, 또 그 후에는 어떤 말로 이수를 이해시킬 수 있을지 관객들은 집중한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고 싶은 모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우진이 잘생긴 모습으로 이수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싶어 했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 제목 ‘뷰티 인사이드’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면, 약간의 모순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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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진은 이수 앞에선 자신의 모습을 다 오픈했지만, 정작 이수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자신 있게 나타나지 못했다. 주인공의 마음은 이해가 되면서도, 꼭 잘생긴 모습으로 나타나야만 사람들 앞에서 이수와 우진이 떳떳한 것으로 표현해야 했을지는 좀 아쉬운 부분이다. 오히려 그와 반대인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여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으로 인해 갈등으로 겪고, 서로 극복하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그려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진이 엄마 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던 유일한 친구인 ‘상백’이 그 중간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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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점이 아쉬운 이유는 ‘뷰티 인사이드’가 우진과 이수, 오직 이 두 사람 관계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인 것 같다. 여주인공이 우진을 만나면서 스스로 느끼는 정체성 혼란이 두 사람의 주된 갈등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뷰티 인사이드’라는 제목이 영화의 흐름과 완전하게 어울리는지는 의문이 들지만,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의 사랑’이라는 줄거리는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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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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