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는 방법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낮에는 뜨거운 햇빛이 남아 있지만, 밤이 되면 조금씩 선선해지는 바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무척 더웠던 여름도 어느새 좋은 계절으로 미화되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여름이 길게 느껴졌던 건 단순히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으며, 처음 해보는 일도 많았습니다. 익숙했던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면서 하루하루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너무 좋은 경험들과 배움이 있어서 올해 여름은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변화가 많았던 만큼 이번 여름에는 책과 영화, 음악을 이전보다 더 자주 찾았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때 무엇을 보고, 듣고, 읽었는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한 계절을 다시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계절을 음악으로 기억하는걸 정말 좋아하는데요.
이번 여름을 떠올렸을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세가지를 골라보았습니다.
책, 『모순』
이번 여름에는 여러 권의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남은 책은 양귀자의 『모순』이었습니다.
『모순』은 서로 다른 삶과 선택을 바라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행복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소설입니다. 특히 완벽하게 갖춰진 삶보다, 부족하더라도 내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와 삶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순』은 단순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기보다, 이번 여름의 저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준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나서도 이 책을 통해 고민했던 것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책을 읽은 뒤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생각 그리고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눈동자』
이번 여름에는 무더운 날씨를 잊기 위해 공포영화도 찾아봤는데, 그중에서도 『눈동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긴장감 때문에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공포영화는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반전을 예상하며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더운 여름밤에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놓고 공포영화를 보는 것만큼 여름과 잘 어울리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눈동자』는 이번 여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함께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노래, pH-1 「Different Summer」
이번 여름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pH-1의 「Different Summer」는 제목처럼 이번 여름과도 잘 어울리는 곡이었습니다. 특히 가사를 듣고 있으면 여름이라는 계절이 가진 특유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무엇보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해 여름과 올해 여름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익숙했던 일상 속에서 여름을 보냈다면, 올해는 새로운 공부와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 해보는 일들 속에서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런 변화 때문인지 「Different Summer」의 가사가 더욱 와닿았고, 올해 여름을 보내며 자주 들었던 노래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가을!
저는 가을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주는 가을만의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계절을 통틀어 돌아보아도 유독 가을에 좋은 일과 즐거운 기억이 많았던 것 같아,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찾아오는 순간을 늘 기다리게 됩니다.
올해도 변화가 많았던 여름을 지나 드디어 가을을 맞이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새로운 기억이 쌓이게 될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가을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