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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최근에 생일을 맞이해서 가족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상을 보면서, 평일이지만 주말같이 느긋함과 여유를 즐겼다.

 

온전한 하루를 즐기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축하 인사말을 받으며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행복과 행운, 즐거운 감정같이 기분 좋은 말과 느낄 수 있는 과분한 감정을 느끼게 된 날이었다.

 

무엇보다 ‘생일’이라는 날은 오랜만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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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는 정말 간만에 책을 선물 받았는데, ‘여름에 보는 텍스트는 생명력이 강하다’는 축하 인사 속 담긴 문구가 유독 마음에 남았다.

 

사실 최근에 자격증 공부하기 위해서 수험서만 많이 사고, 보게 되어서 소설책 같은 서사가 담긴 책을 읽었던 적이 너무나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버렸다. 한 권에 담겨 있는 내가 모르고 있었던 미지의 세계를 한 페이지씩 읽어가는 즐거움을 잊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선물 받은 책은 완전히 여름이 가기 전에 시간을 내서 조금씩 읽으며 남은 여름을 보내보고자 한다. 그렇게 여름에 보는 텍스트의 생명력이 한여름을 지나, 겨울에도 남아있을지, 혹은 내년 여름의 뜨거운 열 아래에서도 남아있을 생명력이 궁금해져서 텍스트와 함께 올해의 남은 열의 시간을 보내보고자 한다.

 

그리고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이 있기에 연락하기 좋은 핑계이자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정말 깊게 공감했다.

 

이전에는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던 친구와 서로 연락이 뜸해지고 연락하지 않는 친구가 아무리 적어도 한 명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긴, 그렇지만 서로가 완전히 멀어진 것은 또 아닌 그런, 말로 형용하긴 어려운 그런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예를 들면 가장 가깝게 지내던 친구와 서로 다른 학교를 가면서 점점 멀어진 친구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유독 이 친구에게 연락이 왔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로부터 받은 축하 인사라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서로의 근황은 SNS로 알 수는 있었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근황은 짧더라도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좋았다. 인스타그램 같은 앱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나는 상대방에게 먼저 안부를 묻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번 생일을 지내면서 한 발짝 더 상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전하고, 근황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생일을 보내게 되었다.

 

연락을 망설이고 있는 상대에게 먼저 연락해서 끊어진 인연의 실을 다시 묶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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