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영화인 이유 [영화]

영화 <위대한 쇼맨>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글 입력 2024.04.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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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쇼맨>을 인생 영화로 꼽는 사람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가난했던 주인공의 성공 스토리, 중간에 굴곡이 있지만 이내 성장하고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구조. 뻔하디 뻔하고, 다른 영화에서 몇 번이고 본 적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어떤 이유에서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으며, 왜 오랜 시간 동안 잊지 못하는 것일까?


<위대한 쇼맨>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OST다. 흔한 주인공의 서사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마치 밍밍했던 김치찌개에 뿌리는 조미료 같은 존재가 바로 영화 속 노래에 있다.

 

 

 

A Milli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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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의 OST 'Million Dreams'는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이 어린 남자아이의 모습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함께한 곡이다.

 

곡의 시작에서는 어린 주인공이 그의 큰 꿈을 노랫말로 읊어 나가는데, 중간에 휴 잭맨의 목소리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듣고 있자면, 관객은 결코 순탄치 않았을 남주인공의 생략된 성장 과정을 곡 하나로 묵직하게 느끼며 감동을 받게 된다. 어릴 적 모습에서 장성한 성인, 그리고 그의 아이들까지 이 노래에 함께 어우러진다.

 

희망적인 가사와 그림 같은 영상이 그 감동에 한 몫하기도 한다. 그 세월 동안 꺾이지 않고 목표를 향해 시간을 지내온, 시간 관계상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서사에 관객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OST와 연출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Rewrite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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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악동뮤지션 이수현과 디오가 듀엣으로 불러 다시금 화제가 된 곡인 'Rewrite the stars'도 <위대한 쇼맨>의 대표 OST로 꼽힌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잭 에프론과 젠데이아 콜먼의 사랑 이야기가 이 노래로 하여금 배로 애절하게 다가온다.

 

여기서 관람객이 그들의 로맨스에 열광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승전결이 확실한 노래 위에 얹어지는, 두 남녀 주인공이 밧줄을 두고 춤을 추는 장면에 있다. 위험하고 위태로워 보이지만 아름다운 두 인물의 몸짓은 아름다운 사랑을 둘러싼 외부적인 방해 요소를 더 안타깝고 치명적으로 만들어 준다.

 

 

 

This i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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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This is me'를 빼놓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영화가 메인으로 제시하는 메시지가 이 곡 하나에 담겨 있다.


 

When the sharpest words wanna cut me down

I'm gonna send a flood, gonna drown them out

I am brave, I am bruised

I am who I'm meant to be, this is me

 

 

'이게 나야'.

 

평범치 못하고, 항상 중앙이 아닌 주변부에 위치했던 이들이 무대에 선다. 수많은 관중이 그들을 바라보고, 환호하고, 박수 친다.

 

이제껏 그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했던, 그들의 '특이함'이 있어야지만 주목받을 수 있음에, 다시 무대에서 내려오면 원래 있던 구석으로 내몰린다는 현실에 이 기적의 무의미함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 역시 공감한다. 화려한 서커스에 설 수 있는 이유가 곧 현실 세계에서 도태되는 이유라는 아이러니, 동전의 양면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는 말한다. 그 또한 나임을. 나에게 기쁨을 주기도, 비참함을 주기도 하는 이 모습조차도 나임을. 그러니 무대에 선 나를 곧이곧대로 바라볼 것을 호소한다. 열정적인 춤과 노래로 말이다.


<위대한 쇼맨>의 이야기는 진부하다. 영화의 메시지 또한 단순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 영화를 사랑해 마지않는 이유는 그 진부한 서사에 숨을 불어넣는 음악 때문이다. 누가 봐도 납작했던 그림 속 사과가,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을 맛볼 수 있는 '진짜' 사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마음을 울린 선율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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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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