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첫벚꽃이라는 말은 없지만 [문화 전반]

첫벚꽃의 기분 좋은 낯섦.
글 입력 2024.04.0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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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1년의 시작은 1월부터라고 하지만 우리가 으레 세는 계절은 봄부터 시작한다. 추운 날씨가 언제쯤이면 따뜻해지려나 싶다가도 그 모든 계절을 뒤로 하고 봄은 묵묵히 다가온다. 움츠려 있던 많은 것들이 피어나고 길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봄 플레이리스트는 한없이 산뜻하다.

 

옷은 한 꺼풀 얇아지고 겨우내 주머니에 푹 찔러두었던 손을 슬그머니 빼서 막 피기 시작하려는 벚꽃의 꽃봉오리를 찍어본다.

 

언제나 처음은 짙게 기억된다. 첫눈, 첫사랑 등 언제나 처음에 방점이 찍히는 것은 아마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첫벚꽃이라는 말은 없지만 벚꽃 개화기를 정리해 두고 꽃이 피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누군가는 그까짓 언젠가는 또 필 꽃이 무엇이 대수냐고 묻겠지만 계절의 흐름만큼 사소하지만 확실한 낯섦이 없다. 매일 같이 걷던 길이 흩날리는 벚꽃 하나로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도록 바라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첫벚꽃은 이러한 기분 좋은 낯섦을 만들어낸다.

 

처음에 마음을 담아두는 것은 반복되더라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기에 새해 첫날, 첫 출근, 첫 인연을 기록하며 올해의 첫벚꽃을 기다린다.

 

그렇게 올해도 첫 계절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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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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