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내뷰공업의 '다큐 김혜진'으로 보는 청춘

사내뷰공업의 페이크 다큐 '다큐 김혜진'으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해본다.
글 입력 2024.02.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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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뷰공업은 하이퍼리얼리즘 숏폼을 주로 제작하며, 주변에 있을법한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유튜버이다. 귀척 빌런 김민지, 전교 1등 김혜진, 2010년대 얼짱 황은정, 여고생 홍유경, 15학번 새내기 박세은 등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연기에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숏폼뿐만 아니라 페이크 다큐, 부캐 브이로그 등의 영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꾸미기][크기변환]다큐 김혜진-1.jpg

 

 

사내뷰공업의 본캐는 콘텐츠 회사에 재직 중인 김소정 PD이다. 수많은 숏폼과 릴스, 유사한 주제의 영상들이 넘쳐나는 시점에서 사내뷰공업이 구독자 100만 명을 당당하게 지켜낼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진다. 특히 다양한 주제의 영상 중 평균적으로 매우 높은 조회수를 달성한 '다큐 OOO'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다큐 OOO은 사내뷰공업의 부캐 중 한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페이크 다큐 콘텐츠로, 지금까지 ‘다큐 황은정’, ‘다큐 김혜진’ 등의 영상을 시리즈물로 제작한 바 있다. KBS의 대표 다큐멘터리인 <인간극장>을 떠오르게 하는 연출과 편집도 눈에 띈다. 특히 '다큐 김혜진'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스무살 청춘의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며,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응원을 얻은 콘텐츠이다. 김혜진은 홀로 상경하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스무살 새내기로,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모범생 중 모범생이다. 그렇다면 혜진이의 어떤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혜진이의 치열한 24시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 하지만 혜진이의 하루는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하고 늦게 끝난다. 혜진이는 주말에도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가고, 숨 돌릴 틈도 없이 과외를 하러 걸음을 재촉한다. 과외가 끝난 후 혼자 코인노래방에 들렀다가, 밤 9시에 집에 도착해서는 편의점 음식과 함께 과제를 시작한다. ‘김혜진’은 스무살뿐만 아니라 20대, 30대 등 우리의 모든 청춘을 표방하는 인물 같다. '다큐 김혜진'을 본 시청자들은 혜진이처럼 혼자 상경하여 지냈던 나날들이 떠올라 혜진이를 응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이 세상의 많은 혜진이들은 우리가 가는 길이 옳은지 모른 채 5년 후, 또는 10년 후 자신을 위해 채찍질하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불안한 나이, 스무 살


 

어른이 되고 난 뒤 내가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접근 등 새로운 일들이 스무 살에게 찾아온다. '다큐 김혜진'은 특히 20대 초반의 많은 청춘들이 겪을법한 복합적인 감정과 순간들을 세심하게 포착하여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혜진이의 자취방에 놀러 왔던 친구들이 떠난 후 혜진이가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표현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혜진이는 혼자 밥을 먹을 때 왁자지껄한 짱구 영상을 보며 적막함을 덜어내곤 한다. 혜진이는 짱구 영상을 보면 위안되며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고, 어렸을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섞여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밥을 먹는 일상적인 행위에도 혜진이의 생각과 감정 등의 디테일을 표현해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공부가 그나마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야. 세상에 나가면 훨씬 불공평한 일들 투성이거든.”

 

 

혜진이가 과외해주는 학생에게 해줬던 조언 중 일부이다. 이 문장에서 혜진이가 대학교 입학까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달려왔던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어쩌면 혜진이는 사회에 나가서 불공평한 일들을 최대한 당하지 않기 위해, 동등한 위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때 성실하게 공부를 한 것이 아닐까.

 

 

[꾸미기][크기변환]다큐 김혜진-2.jpg

'[다큐 김혜진] 부는 바람에도. 굳세어라, 청춘아!' 영상 일부

 

 

 

이 세상의 모든 혜진이에게


 

혜진이만큼은 아니겠지만, 스무 살의 나 또한 무언가에 쫓기듯 여유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벗어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었을까, 잠깐의 공강 시간에도 과제를 하며 꽉 채운 하루를 보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러한 나날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스무살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꿈도, 목표도 정말 많았기에 무작정 도전부터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치열한 삶을 보내고 있을 이 세상의 모든 혜진이에게, 자신을 믿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라는 말을 가장 해주고 싶다. 대학생활을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와 가까워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힘든 순간이 와도 그 힘듦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매몰되지 말고. 어차피 지나가는 순간이니까.” '다큐 김혜진'에서 10년 후의 혜진이가 지금의 스무살 혜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한다. 스무살의 나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스무살의 나는 힘든 그 순간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힘듦이 끝날 때까지 무작정 버텼던 것 같다. 이 세상의 다른 혜진이들은 순간의 슬픔과 힘듦에 오랫동안 매몰되어 있지 말고, 금방 훌훌 털어서 앞을 향해 나아갈 추진력으로 바꾸길 바란다.

 

  
"불안한 나이의 스무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주변의 말은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으로 몰아넣곤 합니다. 하지만 불안한 만큼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혜진씨. 당장은 쉽지 않은 일들 투성이지만 지나고 보면 혜진씨의 인생을 이루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혜진씨가 오늘 보낸 우연 같은 시간들은, 어느 날 혜진씨에게 반드시 필연처럼 다가올 겁니다. 그때 혜진씨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다큐 김혜진 1편

 


[정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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