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Epic Closer ② : 대중음악사 라이벌들의 클로징 트랙 [음악]

글 입력 2024.01.09 12: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음악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주목적으로 삼는 장르로 ‘힙합’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장르의 탄생 배경부터 주요 아티스트들까지, 힙합은 주제 의식이 가장 뚜렷한 장르 중 하나이다.


힙합 역사상 위대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인 ‘The Notorious B.I.G.’. 우리에겐 ‘비기’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한 아티스트이다. 그의 두 번째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인 ‘Life After Death’의 마지막 트랙 ‘You're Nobody (Til Somebody Kills You)’ 역시 대중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에픽 클로저이다. 해외의 많은 평론가들이 이 곡에서 사용된 라임을 ‘비기가 남긴 최고의 유산’이라 평가하며, 비기의 죽음과 맞물려 수많은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최고의 에픽 클로저 중 한 곡이 되었다.

 

 

The Notorious B.I.G. ‘You're Nobody (Til Somebody Kills You)’

 

 

비기가 가사와 라임 등 랩 스킬을 중요시했던 이스트코스트 힙합을 이끌었다면, 비기와 함께 미국 힙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원한 라이벌 ‘2Pac’은 멜로디와 그루브를 통한 분위기를 중요시했던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이끌었다.


투팍의 음반은 비기의 음반과는 달리, 에픽 클로저로 꼽히는 곡이 없었다. 메시지 전달이 우선이었던 이스트코스트 힙합에 비해 음악적 그루브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가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투팍의 두 번째 앨범 ‘Strictly 4 My N.I.G.G.A.Z…’의 마지막 트랙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곡은 그와 그가 이끌었던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2Pac '5 Deadly Venomz'

 

 

빌보드를 비롯한 각종 차트의 상위권을 오랜 기간 기록한 ‘I Get Around’를 필두로, 투팍의 살아온 환경을 담담한 그루브에 담아낸 ‘Papa’z Song’, 마지막 트랙이자 수많은 래퍼들이 피처링에 참여하여 라임과 그루브를 주고받은 ‘5 Deadly Venomz’까지, 음반의 트랙 리스트가 끝이 날 때까지 힙합 음악사에 가치 있는 트랙 리스트를 담아내었다.


90년대 미국 힙합을 대표하는 두 라이벌 비기와 투팍이 있었다면, 영국에는 브릿팝을 대표하는 두 라이벌인 블러와 오아시스가 있었다. 두 밴드의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두 앨범, ‘Parklife’와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에도 음악 팬들이 뽑은 최고의 에픽 클로저 곡들이 존재한다.

 

 

Blur 'This Is A Low'

 

 

블러의 3집 ‘Parklife’의 마지막 트랙 ‘This Is A Low’는 곡의 제목 및 가사와 걸맞게 우울한 톤의 기타 리프로 시작되는 차분한 곡이다. 영국의 우울한 날씨에 영감을 얻어 쓰여진 이 곡은, 타이틀 곡을 포함한 경쾌한 분위기의 다른 수록곡들과 못지않게 상당한 인기를 얻었고, 심지어는 블러의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유일한 논 싱글 수록곡이 되었다.


오아시스의 2집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의 마지막 트랙 ‘Champagne Supernova’는 그들의 대표적인 에픽 클로저를 넘어 그들의 음악, 나아가 영국의 브릿팝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하였다.

 

 

Oasis 'Champagne Supernova'

 

 

두 밴드가 이끌었던 브릿팝의 황금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블러의 프론트맨 데이먼 알반은 4집 발매 이후 ‘브릿팝은 죽었다’라는 발언과 함께 장르의 변화를 추구하였다. 이후 포스트 브릿팝이라는 대안으로 수많은 밴드가 등장했지만, 얼터너티브, 클래식, 모던 록 등의 다양한 스타일과 결합된 팝 음악이 되며 점점 더 음악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대가 변화하며 상업적 성공의 중요성이 커지며 불러일으킨 것은 장르의 변화뿐만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발전으로 음반이 대중음악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는 지속되지 않았고,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도 발매와 홍보, 활동 등 다양한 면에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디지털 싱글’ 형태의 음원 발매가 대다수를 이루게 되었다.


아티스트의 가장 완벽한 작품인 ‘음반’의 개념이 이전과는 많이 변화되었고, ‘에픽 클로저’라는 명칭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오래된 음악 팬들이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 발매만으로도 음악적, 예술적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호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